서울의 지형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인기 레이싱게임 '레이시티'에서 불법프로그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해 게임머니를 생산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던 33개의 캐릭터가 영구정지 당했으며, 이들을 통해 공급된 게임머니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유저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중이다.



[ 제이투엠소프트가 개발하고, 피망이 서비스하고 있는 레이시티 ]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던 유저들은 그 동안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생산한 비정상적인 게임머니를 아이템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하며 부당이득을 챙겨왔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불법프로그램 문제가 최근 며칠 사이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수개월 전부터 극소수 유저들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몇몇 레이시티 유저들은 '이들이 오랜기간 게임머니를 팔아서 수억원 이상의 현금을 벌어들였을 것'이라 말하기도 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 3월 17일 레이시티 공식홈페이지에서 '계정 영구 정지 및 레인 회수 관련 안내' 공지를 통해 공식화 되었다.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피망(네오위즈 게임즈)은 비정상적인 게임머니를 만들어오던 33개 캐릭터를 영구 정지 했으며, 이들이 만들어온 게임머니를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 3월 17일, 공식적으로 불법프로그램으로 게임머니가 만들어져 왔다는 것이 알려졌다. ]



레이시티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레인'으로 불리며, 유저들은 불법복제를 통해 생산된 비정상적인 게임머니를 '버그레인'으로 부르고 있다. 이 버그레인에 대한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루머로 떠돌았으며, 실제로 일부 유저들에 의해 게임사에 제보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레이시티를 서비스하고 있는 피망측(네오위즈 게임즈)은 이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 개월동안 이런 사태가 유지되었다는 것 자체도 경악할 만한 사건이지만, 공지에서 이야기된 버그레인의 회수 과정 또한 심각한 유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회수 과정은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한 33개 캐릭터에서 최근에 오고간 게임머니를 추적해 회수하고 있는데, 회수하는 금액이 거래된 만큼이 아니라 거래한 캐릭터의 모든 금액을 회수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는 중이다.


버그레인의 주된 유통 경로는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서였고, 실제로 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 게임머니를 구입한 유저들 중심으로 버그레인이 회수되고 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버그레인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거래를 통해서도 버그레인이 오고가게 됐고, 그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 갑작스레 사라져버린 게임머니, 수억 레인을 몰수 당했다는 유저들도 있다. ]





[ 왜 자신의 게임머니를 회수했냐는 불만글이 올라오고 있다. ]



이번 레이시티 불법프로그램에 따른 게임머니 파장은 쉽게 가라앉기 힘들어 보인다. 선의의 피해를 본 일부 유저들은 '이렇게 운영하고 있는 게임을 어떻게 더 할 수 있겠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매번 패치를 거듭하는 온라인게임에서 불법프로그램으로 게임머니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할리가 없다며, 운영자들이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마저 들려오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불법프로그램이 게임의 밸런스를 망가뜨리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불법프로그램이 등장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미 몇 달 동안이나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채 방치되고 있었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또한 버그레인을 회수하는 사후 처리 과정에서 선량한 유저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최근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홍콩에 이어 대만에서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이시티. 불법프로그램에 따른 이번 사건을 더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Inven Ntter - 공민환 기자
(Ntter@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