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화'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은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과정"을 말했다. 지난 2010년 미국에서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게임에서 흔히 사용하는 목표와 보상을 적절히 사용해 사용자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방식이다. "하루에 팔굽혀펴기 20개"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사용자가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운동 어플리케이션도 게임화의 일례다.

이에 대해 독일 쾰른에서 열린 데브컴 2018 현장에서 Lutz Anderie 교수가 '게임화: 어떻게 비디오게임 밖에서 돈을 버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기존 게임화의 정의가 오래된 개념이라 단언했다. 이제 게임화는 단순히 '게임의 시스템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게임 산업에서의 경험을 다른 분야에서 활용'하는데에 이르렀다. 비디오게임 산업은 게임화를 통해 기존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기존 업계가 '게임화'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말했다.

▲ 강연을 진행한 Lutz Anderie 교수


게임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게임 디자인 활용, 두 번째는 기술 활용이다. 게임의 원칙, 점수 달성, 목표 달성, 경쟁 등 기존의 게임화 개념은 디자인 활용에 해당한다. 즉,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를 게임이 아닌 다른 곳에 적용하려 했다. 기존 게임화 요소도 충분히 작동한다. 왜냐하면 "왜 사람들이 게임을 하느냐"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들을 다른 분야에도 접목해 흥미를 느끼게 하는 전략이다.

강연자는 '밸런싱'에도 주목했다. 사용자가 게임에 계속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너무 쉽게도, 너무 어렵게도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비단 게임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잔존율(Retention)은 중요하다.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와 긴장감을 계속해서 제공함으로써 흥미를 유지하고 이탈을 방지한다. 이는 게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이고, 그만큼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다. 기존의 게임화는 이런 요소들을 활용했다.

기술 활용 게임화는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다. 단순히 게임의 요소 뿐 아니라 게임 개발 그 자체에 활용되는 기술을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 도입, 활용한다. 강연자는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로 크게 두 가지를 언급했다. VR/AR과 같은 가상 현실 기술, 그리고 게임 엔진에 사용되는 AI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둘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지만, 게임 산업은 이들을 오래 전부터 만들어왔다. 게임은 HMD를 착용하기 전부터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유저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알아서 활동하는 NPC들을 배치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는 넓어졌고 NPC의 행동 양상도 점점 정교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행동 패턴을 연구, 개선해 자율적으로 게임 캐릭터와 상호작용하고 난이도를 조절해나간다.

▲ 자율주행 자동차의 깊이별 게임화 결과


강연자는 이 두 가지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다섯 개의 예를 들었다. 무인주행 자동차, 모의 수술, 인공지능(AI), 군용 기술, 가상화폐다.

무인주행 자동차는 최근 각광받는 기술이자 상품이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게임 기술은 무인주행 자동차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개발 단계에서 AI를 구축할 때, 그 기본은 레이싱게임이 된다. 다른 자동차들을 주행시키는,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또한, 자동차를 실제로 도로에 내보내기 전에도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NPC를 활용, 실제 도로 상황을 가상 세계에 구축할 수 있다.

모의 수술은 VR, AR과 결합할 수 있다. 신체를 스캔해 혈관이나 장기 구축, 배치는 게임엔진 기술을 활용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MS 홀로렌즈 등의 장비를 사용, 어느 부분을 어떻게 자를 것인지 연습할 수 있다. 비슷한 류의 게임도 이미 출시됐고. 교육적인 면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군용 기술은 익숙하진 않다. 하지만 드론이나 모의 전장, 잠수함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 가능하다. 가상화폐는 반드시 비트코인 같은 블록체인일 필요는 없다. 자체적으로 서비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도도 충분하다. 많은 수의 게임은 이미 이를 해봤다. 모든 게임은 자체 재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바깥에서 게임 기술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타겟을 잘 잡아야 한다. 가장 좋은 분야는 이미 게임화가 어느정도 진행된 곳이다. 의료를 예로 들면, 간단한 수술 시뮬레이션은 물론 VR을 활용한 각종 공포증 극복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BCI를 응용한 기술도 미래가 있다. 기본은 조작이다. 어떻게 조작할 것이냐는 이미 게임에서도 충분히 활용된 내용이다. 요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게임 지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어떤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의 파악이다.

마지막으로, 강연자는 "게임화를 생각하고 있다면 게임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해보라"고 조언했다. 앞서 말한 무인주행 자동차, 헬스케어 영역과 군사 영역은 물론이고 적용 가능한 다른 분야에서 실무를 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게임스컴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