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버워치 '부산' 맵의 의미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블리자드가 지난 22일, ‘오버워치’ 팬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새로운 전장 ‘부산’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블리자드는 그동안 유별날 정도로 한국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블리자드는 지난 스타크래프트1의 큰 성공 이후 디아블로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3 등 게임 코드가 유독 한국 유저 취향에 잘 들어맞아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e스포츠와 같이 게임 그 이상의 의미가 한국에서 나타났기에 블리자드의 유별난 한국 사랑은 이상하지 않다.
오버워치가 공식 등장했을 때, 블리자드의 다양한 나라, 문화, 인종에 대한 이해가 돋보였다. 그중 한 축을 담당한 게 한국이다. 디바는 메카에 탑승한 채 싸우는 소녀로 등장하는데, 이 소녀는 한국에서 태어나 프로게이머 우승자 경력을 가진 군인 ‘송하나’이다. 송하나는 단순히 우리나라 현지화로 변경된 이름이 아니어서 외국에서도 똑같이 불린다. 게임 내 디바는 단순히 캐릭터로 등장한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식 꽃가마, 경찰 스킨으로 우리나라 문화를 자연스레 녹여냈다.
그런 블리자드가 이번에는 오버워치 전장으로 '부산'을 추가했다. 오버워치는 전 세계 4천만 장 이상이 팔린 글로벌 게임이다. '오버워치 월드컵'이라 불리는 세계대회 역시 꾸준하게 열리며, 지난 1월에 진행된 '오버워치 리그'는 전 세계 동시 시청자 수 1천만 명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오버워치에 '부산' 맵이 추가됐다는 것은 단순히 전장 하나가 늘어났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회사가 자신들의 사명이나 제품을 알리기 위해 엄청난 마케팅비를 투자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구단인 첼시와 연간 1,800만 파운드(한화 약 300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어 유니폼 전면에 자사의 로고를 부착했다. 결과는 톡톡히 효과를 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유럽인이 한국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삼성인 것에 일조했다.
이런 효과는 게임에서도 볼 수 있다. '부산'과 가장 비슷한 사례가 '하나무라'이다. 부산과 하나무라는 실제 지역명과 '꽃의 길' 정도의 단어라는 차이가 있다. 오버워치 맵 '하나무라'에는 일본의 상징 격인 후지산과 천수각이 배경에 있고, B거점은 교토 청수사를 모델로 했다. 기자 개인적으로도 오버워치를 하면서 태어나 처음 '하나무라'라는 단어를 접했고, 검색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 경험이 있다. 단순히 게임의 전장 하나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났다.
부산 역시 하나무라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거돈 부산 시장이 직접 오버워치 '부산' 맵을 소개한 것도 단순히 깜작 이벤트, 재미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시와 오거돈 시장으로서도 충분히 나설만한 일이기 때문에 등장했을 것이다. 갑자기 온 기회를 시와 시장은 잘 받아들였다.
아직 국내에서는 게임 중독 논란, 다양한 규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외국 게임사의 맵 하나가 추가된 덕에 예상 외의 홍보 효과를 받게 됐다. 앞으로 해외 오버워치 게이머들은 '부산' 맵을 통해 대한민국의 도시를 알게 될 것이며, 맵 요소마다 가득한 한국어와 용궁사, 부산역을 만나게 된다. '오버워치 월드컵'에서의 명경기가 '부산' 맵에서 펼쳐진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게임사가 적극 나서야 할 부분을 오히려 외국 게임사가 해냈다는 점이다. 시시콜콜하게 '신토불이'를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가 외국의 정글, 사막, 도시를 배경으로 맵을 추가할 때 블리자드가 '부산'을 추가한 것은 다시 생각해볼 법하다. 블리자드 입장에서 한국 게이머를 위한 팬서비스 차원이더라도, 우리나라를 알림에서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 명의 외국 게이머가 오버워치의 '부산' 맵을 하다가 문득 부산이 궁금해져 검색을 하고, 부산에 흥미가 생겨 여행까지 올 수도 있다. 그때, 오버워치 '부산' 맵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인벤 주요 뉴스
▶ [뉴스] '즈큥도큥!' 마법 소녀, 여러분도 될 수 있어요 [2] | 김수진 (Eonn@inven.co.kr) | 05-14 |
▶ [뉴스] 마이크 모하임의 드림헤이븐 신작? '선더포크' 국내 상.. [5] | 김수진 (Eonn@inven.co.kr) | 05-14 |
▶ [뉴스] 몬헌 시리즈 누적 '1억 장' 팔렸다 [0] | 박광석 (Robiin@inven.co.kr) | 05-14 |
▶ [뉴스] 크리티카 IP, 중국에서 2차 개발 및 서비스된다 [4] | 김수진 (Eonn@inven.co.kr) | 05-14 |
▶ [뉴스] 유비의 닌자 암살단, 공식 명칭은 '어쌔신 크리드 섀도.. [3] | 강승진 (Looa@inven.co.kr) | 05-14 |
▶ [뉴스] 젤다 야숨 차세대 이식,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O'? [4] | 강승진 (Looa@inven.co.kr) | 05-13 |
▶ [뉴스] '코드 받으려면 우리겜 비방 금지' 마블 라이벌즈, 결.. [6] | 강승진 (Looa@inven.co.kr) | 05-13 |
▶ [뉴스] 공포 게임 '파피 플레이타임', 실사 영화로 제작 [4] | 김수진 (Eonn@inven.co.kr) | 05-13 |
▶ [순위] 귀여움이 2배! 파판14 폴가이즈 콜라보, 2계단 순위 상.. [14] | 김규만 (Frann@inven.co.kr) | 05-13 |
▶ [뉴스] 광주시, '5·18 왜곡게임' 삭제 이끈 초등생에 표창 [5] | 이두현 (Biit@inven.co.kr) | 05-13 |
▶ [뉴스] 나 혼자만 레벨업, 출시 5일만 양대마켓 매출 1위 [19] | 김수진 (Eonn@inven.co.kr) | 05-13 |
▶ [인터뷰] '넷마블그룹노조'가 바꾸고 싶은 노동자의 하루 [3] | 이두현 (Biit@inven.co.kr) | 05-13 |
▶ [경기뉴스] LPL 1위 BLG의 힘... T1 3:1로 제압 성공 [129] | 김홍제 (Koer@inven.co.kr) | 05-12 |
▶ [뉴스] 스팀 접속 막힌 베트남, 정부 승인 받아야? [1] | 강승진 (Looa@inven.co.kr) | 05-12 |
▶ [뉴스] 바하, 울티마, 심시티... 라인업 '미친' 명예의 전당 [0] | 강승진 (Looa@inven.co.kr) | 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