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MMORPG는 예전부터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소위 '고인물' 유저들의 전유물이 된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온라인게임 순위만 봐도 굵직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순위에 변동이 없는 수준이죠.

'MMORPG는 만렙부터'라는 이야기는 이미 정설이 됐습니다. 이미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즐긴 유저들이 많은 게임일수록, 다시 말해 게임이 오래 서비스될수록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상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므로 만렙부터 게임을 한다는 말이 틀린 것이 아니죠. 이런 상황에서 많은 게임들은 신규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초반 성장 구간을 최소화하는 시도를 중점적으로 하게 됩니다.

최근 제 3의 세력인 '무법자' 업데이트를 진행한 아키에이지 또한 지난 7월부터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를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롭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보다 빠르게 만렙에 도달하고,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죠.

그렇다면 과연, 게임을 느긋하고 천천히 즐기는 유저들에게도 지금의 아키에이지가 어필할 수 있을까요? 직접 캐릭터를 처음부터 만들어서 '아키에이지'의 초반부를 체험해 봤습니다.


▶관련기사: [정보] 서버 선택에서 만레벨 파밍까지! 신규, 초보 아키 유저들을 위한 지침서

좀 더 안전한 레벨업을 위해,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는?
경험치-전리품 획득량 1.5배, 저레벨 보호 시스템, 무료 서버 이전 혜택까지

▲ 오는 10월 4일까지 운영되는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처음부터 키울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 이번에는 지난 7월 오픈한 기간제 서버인 '오키드나 성장 서버'를 이용해 아키에이지의 초반 플레이를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오키드나 성장 서버는 2018년 7월 5일부터 오는 10월 4일 점검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서버로, 기존 오키드나 서버와는 별개이면서 동시에 성장 지원 서버만의 혜택 또한 누릴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해당 서버에서는 매일 경험치와 전리품 획득량 1.5배 증가가 적용되며, 6레벨 이상 낮은 적대 세력은 자유 공격(Ctrl+F) 상태에서만 공격이 가능한 '저레벨 보호' 시스템 또한 도입돼 있어 보다 안정적으로 레벨업이 가능합니다. 또한, 해당 서버에서 55레벨을 달성할 경우 오키드나 서버로 무료 이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전 혜택을 통해 고대의 장비 각성&성장 재료 및 각종 주화 아이템을 얻는 것도 가능하고요.

물론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가 이러한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데, 본 서버에는 적용되어 있는 신규 히라마 산맥 서부 지역이나 찬란한 고대의 장비 각성, 각종 레이드 등의 콘텐츠를 성장 지원 서버에서는 즐길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둘만합니다. 성장 지원 서버에서는 55레벨까지 비교적 빠른 성장을 도모하고, 무료 서버 이전 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통해 본 서버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좋아 보이네요.

참, 성장 지원 서버의 운영 기간인 10월 4일까지 55레벨을 달성하지 않거나, 서버 이전을 신청하지 않은 캐릭터 정보의 경우 10월 4일 서버 통합 점검 이후 오키드나 서버로 이전될 예정입니다.


한층 더 수월해진 레벨업
아무리 게임이 만렙부터라지만, 그동안 재미는 있어야죠


개인적으로는 빠른 레벨업보다는 레벨업 도중 PVP의 공포에서 조금이나마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를 이용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캐릭터는 누이안 연합의 드워프 종족으로 만들었습니다. 2016년에 추가돼 비교적 최신(?) 캐릭터이기도 하고, 특히 기갑병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 퍽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캐릭터를 선택하고 나니, 메인 스토리를 소개하는 동영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아키에이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도 한 가지 사례인 것처럼, 아키에이지 또한 여느 MMORPG가 그러하듯 오래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들을 위해 성장 동선을 개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도 간단한 퀘스트 수행과 함께 간편한 레벨업이 가능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첫 시작부터 30레벨을 달성할 때까지는, 메인 스토리 퀘스트만으로도 다량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순식간이었습니다. 이때 했던 가장 큰 고민은 레벨업 보다는 아무래도 직업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키에이지는 처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선택한 뒤 특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두 개의 능력을 추가로 선택한 조합으로 직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는 격투와 야성, 마법, 사랑, 증오 다섯 가지 능력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근접 전투를 선호하는 만큼 격투를 선택했죠. 이후 사명과 죽음 능력을 추가로 선택했더니 광전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더라고요.

이런 형태로 아키에이지는 약 120종류의 직업을 갖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시 말하면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오랜 기간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인 만큼 공식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충분한 정보를 찾을 수 있고, 또 소량의 재화를 사용해 언제든지 능력 조합을 바꿀 수도 있으니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택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 "아 기갑병, 너무 맘에 들어"

'광전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이후 기분상 사냥이 한결 수월해짐을 느꼈습니다. 그 전까지는 몬스터 두 마리 이상에게 인식당하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했거든요. 광전사라 그런지 때릴수록 방어력이 약해지지만, 맞을수록 공격력이 높아져 빠르게 적을 해치우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사냥을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드워프 종족을 선택한 이유는 누가 뭐래도 기갑병 변신 스킬, 어느덧 30레벨에 도달하니, 아주 자연스럽게 기갑병 변신 스킬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스킬을 이용하면 기갑병이 되어 단 5분 동안 미사일과 기관총, 로켓 펀치 등으로 몬스터를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었지만, 쿨타임이 30분이라 많이 쓸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드워프 종족의 퀘스트를 지나 대도시 마리아노플에 입성하고 나니, 점차 지역별 퀘스트가 더욱 중점적으로 변하게 되고, 35레벨 즈음부터는 레벨업 속도가 조금씩 더뎌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새롭게 도착하는 지역마다 보이는 느낌표들을 수행하고 나면 소량의 경험치와 함께 뿌듯함도 느낄 수 있으니 조급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 중요했죠.



"의외로 으슥한 게 마음에 드는데"
눈여겨볼 만한 사이드 퀘스트 스토리

▲ 저 물음표가 다 경험치죠, 경험치

새로운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보다 빠른 레벨업을 위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퀘스트는 모조리 클리어하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이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보통 사이드 퀘스트들이 주변 몬스터를 몇 마리 잡기, 잡초를 몇 개 뽑아오기로 귀결되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세상을 구할 주인공은 우선 마을의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꾸준한 성장을 도모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할 때, 보통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기계처럼 몬스터를 잡아오고, 시키는 일을 해서 경험치를 얻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키에이지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었죠.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눈에 띄는 몬스터 디자인과 함께 의외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날 수는 있었습니다.

물론 아키에이지가 서비스 6년차인 게임이긴 하지만, 한 번 모종의 이유로 게임을 지금 처음 접한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제 기준으로 레벨업을 위해 방문한 지역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는 누이아 대륙의 '지옥 늪지대'였습니다.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지옥 늪지대' 지역

일단 지옥 늪지대의 지역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어둡고 습한 환경에 기괴한 몬스터가 들끓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때문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범죄자인 경우가 많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대 신앙 교도들이 마약을 이용해 마을 사람들을 세뇌시키거나,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제물로 바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설정부터 어두운 것이 취향을 적중한 것이 첫 번째고, 어두운 분위기에 걸맞게 기괴한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로 이 지역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의미를 알 수 없이 으스스 한 문구가 적혀 있는 게시판이라든지, 버려진 집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혈흔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퀘스트를 수행하기 바빠 주변은 살펴보지 않게 되는데, 이 지역만큼은 땅에 떨어져 있는 오브젝트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만렙을 달성하기 전, 그저 지나쳐가는 곳의 사이드 퀘스트에서도 흥미로운 느끼고 나니,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MMORPG를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만렙을 찍은 뒤 많은 사람들과 최상위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MMORPG의 최종적인 목표고, 어쩌면 가장 큰 재미일 수는 있지만, 이렇게 느긋하게 세계관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런 자유로운 플레이 방식은 아키에이지가 출시 초기에 가장 많이 강조했던 점이기도 합니다.

▲ 등장하는 몬스터만큼 기괴한 배경 설정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렙은 언젠가 도달합니다
가끔은, 중간에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MMORPG는 만렙부터 시작" 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듯 많은 MMORPG들에서 주요 콘텐츠들은 만렙 이후부터 즐길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렙까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그 여정에 즐거움이 없다면, '만렙부터 시작'하는 게임은 초보자들에게 있어 시작하기조차 버거운 게임이 되는 것 역시 사실이죠.

일단 기본적으로 '아키에이지'는 만렙이 되지 않아도 어느 지역이든 돌아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정기적으로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대륙을 구경할 수도 있고, 날틀이나 애완용 탈것, 심지어 배를 만들어 다른 대륙을 건너는 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죠. 한 회사 동료는 크라켄 레이드조차 멀리서 구경만 하는 것이라면 만렙이 아니어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 만렙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갈 수는 있습니다. 어디든.

물론, 지금 '아키에이지'를 시작하는 데 있어 역시 게임이 5년 이상 서비스를 계속해 온 만큼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막상 시작해 보니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질 수 있도록 성장 동선에 많은 개편이 진행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죠.

아마도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같은 초보/복귀 유저를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MMORPG는 오래 서비스되는 것 만큼이나 신규 유저의 유입도 중요하니까요. 혹시 '어디 할 만한 게임 없나'하고 고민하는 게이머 여러분이 계신다면,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캐릭터를 처음 만드는 것부터 레벨업을 하기까지, 지금 '아키에이지'를 접한다면 만나볼 수 있는 성장 동선을 간단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옆 자리 기자들에게 아키에이지를 하자고 영업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고요. 그 기자들은 이후 아키에이지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과 '생계형 악당'의 삶을 차차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저도 성장 지원 서버가 닫히기 전에는 55레벨을 만들어야 본서버에서 존재하는 상위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겠죠?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느긋하게 소소한 재미를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만렙에 도달해 있을테니까요.

▲ 거의 아무데나 심을 수 있는 작물을 길러서

▲ 이렇게 귀여운 친구에게 밥을 주었더니

▲ 무섭도록(?) 크게 자라기도 하고

▲ 이건 또 뭐지

▲ 응...?

▲ 이런 소소한 재미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만렙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번외편: 만나긴 만났다, '아주 작은 크라켄'
다음엔 꼭 진짜 크라켄을 볼 수 있기를!

사실, 이번에 아키에이지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정해둔 목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만렙에 도달하게 되면 망망대해로 나가 크라켄을 사냥해보겠다는 원대한(?) 야망이었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광팬이거든요.

그런데 오키드나 성장 지원 서버에서 캐릭터를 키우다 보니, 크라켄을 비롯한 레이드는 지원하는 않는 서버인 만큼 이런 초반에는 크라켄의 오징어 다리 하나 구경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때는 위에 소개한 대로 만렙을 찍지 않고 대륙을 구경다니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긴 날이었습니다. 퀘스트를 통해 받은 작은 통통배를 타고 겁없이 바다에 나갔을 때였죠. 그런데 왠일, 오른편에 거대한 물체가 수상가옥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황급히 다가가 보니, 레이드 보스는 아니지만 아주 작은 크기의 '긴 모래톱 크라켄'이었습니다.

이 작은 크라켄이 다른 NPC들과 혈투를 벌이고 있길래 난입해 싸워봤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꼭 더 거대한 크라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그냥 좀 일찍 다른 대륙이 가보고 싶었습니다

▲ 노를 좀 젓다보니 오른쪽에 보이는 저건?!

▲ 레이드 보스는 아니지만, 필드 네임드인 너라도 잡아야겠다(?)

▲ ...는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