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롤드컵은 시작부터 흥미로운 경기들이 쏟아졌다. C9은 전승을 거뒀음에도 불안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고, 데토네이션은 앞으로 기대할 만할 경기력을 선보였다. 유럽의 맹주 G2는 슈퍼 매시브에 발목을 잡히면서 첫날부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순위는 대부분 예상한 대로 흘러갔지만, 충분히 박진감 넘치는 경기들이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줬다.

전승 가능성이 커 보였던 EDG도 인피니티 e스포츠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이미 3시드라는 점에서 EDG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테지만, '스카웃' 이예찬은 꽤 담담했다. 인터뷰 중 불안한 기색도 없었다. 오히려 당찬 모습으로 누구와의 대결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스카웃'은 유니크한 미드 라이너 중 하나다. 굉장히 공격적이면서도 빡빡한 라인전으로 힘 싸움을 즐기는 유형이다. 미드 라인은 1:1보다 2:2(정글&미드 싸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지만, '스카웃'은 초반 1:1 라인전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전에 녹아웃 스테이지를 통과해야 한다. 경기에 앞서 '스카웃'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경기를 치렀다. 소감은 어떤지.

어떤 장소에서 경기하느냐에 따라 사전에 컨디션 관리는 다르겠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면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팬이 많은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


Q. 과거 리프트 라이벌즈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표현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는지.

외국어를 배울 때 실생활에 사용되는 말들은 사전을 통해 배우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한국 생활이 짧다 보니 한국어를 종종 깜빡한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거주했나) 전혀 아니다. 한국에서만 살다가 현재 중국에서 살고 있는 게 전부다(웃음).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자주 잊는지) 가족들이랑 대화를 잘 안 한다(웃음).


Q. 혹시 팀원들에게 한국에 대해 소개한 게 있다면?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 맛있는 걸 다 사주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피자가 간식으로 분류돼서 내용물이 간단하다. 그래서 한국 피자를 먹였는데, 반응이 없었다. 꽤 유명한 브랜드였는데...... 그래도 치킨은 다들 잘 먹었다.


Q.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개인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연습보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좋고, 기세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어제 일격을 맞았다. 생소한 팀들과의 대결은 어땠는지.

솔직히 경기를 해보기 전에는 상대 팀들이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 인피니티 e스포츠와 해보고 역시 격차가 있다 생각했다. 반대로 다이어울브즈는 확실히 더 잘한다고 생각해서 방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격차가 있었음에도 인피니티 e스포츠에 패하면서 다시 한번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전력을 숨기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었다. 본인 생각은 어떤가?

전력은 단 한 번도 숨겨본 적이 없다(웃음).



Q. 2018년에 중국팀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무엇이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하나.

1년 전부터 중국 팀들이 많이 발전했다. 당시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지만, 올해부터 이기기 시작하면서 한국 팀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게 됐다. 지금 기세라면 중국 팀들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아직 우리 팀은 더 보완해야 하지만(웃음).


Q. 본인이 느끼기에는 현재 EDG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그리고 롤드컵을 앞두고 어떻게 보완했는지 궁금하다.

우리가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했을 때는 팀원 모두 개인 기량이 부족했다. 그때부터 심각성을 느끼고, 열심히 준비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하지만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그때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팀은 심각해져야 더 잘해지는 느낌이다.


Q. 리프트 라이벌즈부터 친정팀과의 대결을 기대했지만, 만나고 싶다고 밝힌 '페이커' 이상혁-'비디디' 곽보성과 만나지 못하게 됐다. 이 외에 만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페이커' 이상혁은 팬이기도 하고, 모든 미드 라이너의 우상이라 만나보고 싶었다. '비디디' 곽보성은 개인적으로 잘하는 선수라 생각해서 한 번쯤 대결해보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 모두 없지만, 현재 꼭 한 명을 꼽으라면 '유칼' 손우현이다. 어리지만, 능숙한 플레이가 인상 깊었다. 만약 만난다면 승리할 자신은 있다.


Q. 공격적인 미드 라이너로 유명하다. 최근 공격적인 미드 라이너를 찾기가 어려운데, 이런 스타일을 고수한 이유는?

한국과 중국의 성향 차이 등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정글러들의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 나는 암살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가 좋다. 하지만 한국 정글러이 안정적이라 해서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Q. 과거보다 많이 성장한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 어떤 차이가 있나.

2016년에는 경험도 부족했고, 생각이 깊지 않았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고, 경험을 쌓으면서 플레이에 노련함이 생겼다.


Q. EDG에 대한 중국 팬들의 기대가 크다.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해 어느 정도 가능할 거라 생각하는지?

당연히 자신감은 있다. 그러나 우승을 확신할 수 없다. 아직 최정상급 팀들에 비해 밀리는 느낌이다. 현재 RNG와 kt 롤스터가 가장 강해 보이고, 우리가 짧은 시간 내에 더 열심히 준비한다면 해볼 만 하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Q. 한국 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했나.

이번 한국 팀들의 라인업이 이전보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떨어진다. 올해가 한국 입장에서 위기라고 생각한다. 팀별로 분석한다면 젠지 e스포츠는 경험이 많고, 굉장히 안정적인 팀이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기인' 김기인이 가장 눈에 띄며, kt 롤스터는 밸런스가 잘 잡힌 팀이다. 우리 팀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조금 더 공격적인 kt 롤스터가 좋지만, 너무 강한 상대다(웃음).


Q. 또 다른 경쟁자인 iG와 RNG의 현재 전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나.

현재로써는 RNG가 확실히 잘할 것 같다. 최근에 스크림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잘할 팀이다. iG과 RNG가 중국 내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최상위 팀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 팀은...... 강하다고 하기는 그렇고 겸손하게 준비하겠다(웃음).



Q. EDG가 유독 롤드컵에서 약세였다. 팬들과 팀 관계자들은 높은 성적을 내길 바랄 텐데.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말해도 의미가 없다.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Q. 만약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다면 어느 조에 들어가고 싶은지. 그리고 8강에 진출한 자신은 있나.

A조와 C조 전부 비슷하다. 어떤 조에 들어가더라도 조 1위로 진출할 자신은 있다.


Q. 현재 롤드컵에 참가한 미드 라이너 중 자신의 순위는 몇 번째라 생각하는지.

다 상대해보지 않았는데, 나를 제일 위에 두고 싶다. 그 밑으로는 알아서 줄 서시길 바란다(웃음).


Q. 마지막으로 팬들 혹은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팬들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하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연습 내용과 결과 다 좋은 상황인데,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으니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 루시안이나 제드 전부 할 수 있다면 언제든 선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