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4일), '블리즈컨 2018' 행사에서 진행된 '잠시 내 말 좀 들어보게나' 세션에서는 블리자드로 인해 인생이 바뀐 이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와우'로 영화를 찍은 '테런 그레고리', 라인하르트의 짧은 대사들로 1인극을 만들어낸 '다린 드 폴', 그리고 법조계를 나와 게임 디렉터로 변신한 '이언 해지코스타스', 그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 프로젝트 디렉터 테런 그레고리

밝은 웃음과 함께 등장한 테런 그레고리는 '블리즈컨'은 자신에게 굉장히 특별한 이벤트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 연유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주섬주섬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과거 워싱턴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이후, 에즈라 퍼거슨이라는 친구와 함께 시애틀로 자리를 옮겨 비디오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 그렇게 생활하던 중 어느날, 친구 에즈라가 그에게 블리즈컨 머시니마 필름 콘테스트에 나가자고 제안을 던졌다.

당시 그는 블리즈컨은 어떤 행사인지, 머시니마는 어떤 영화 장르인지 조차 몰랐다고 고백했다. 게임을 이용해 영화를 찍는다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고생했다. 더군다나 제출일까지 남은 기간은 17일, 첩첩산중이었다.

그는 자신이 알던 영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인게임 요소를 최대한 활용했다. '렌즈' 아이템을 활용해 카메라의 줌인을 구현했고, '하이'&'로' 앵글 구현을 위해 드루이드를 선택했다. 드루이드의 변신 기능을 활용하면 로 앵글과 하이앵글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회전은 게임패드로 해결했다. 스틱을 최대한 천천히 돌리며 부드러운 시야의 전환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그는 친구와 같이 첫 머시니마 작품 '리턴'을 완성해 블리자드에 보냈다. 당선될 일이 없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블리자드로부터 당선자 5팀 중 한팀이라는 메일을 덜컥 받았다. 그렇게 그와 그의 친구 에즈라는 첫 '블리즈컨'을 가게 됐다.

이후 블리자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블리즈컨이 자신의 집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처음 만든 머시니마 무비 '리턴'의 의미처럼, 자신 역시 이 곳으로 돌아와 많은 이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번 강연에 대한 뜻을 밝혔다.

▲ 라인하르트 성우, 다린 드 폴

다린 드 폴은 블리자드와 참 연이 깊은 배우다. 험상 궂은 손님부터 라인하르트까지 알게 모르게 엄청난 수의 블리자드 게임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 배우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에 대해 토로했다. 마치 편지를 넣은 유리병을 바다에 던져 무사히 해안가에 닿아 누군가가 그 메세지를 읽는 것, 이게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과거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한 명의 배우로서 인생을 살아오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어봤다. 그런 그에게도 블리자드 게임 캐릭터의 성우 자리는 특별하게 와닿았다. 그는 당시 너무나 라인하르트 성우 오디션에 붙고 싶어서 생전 해보지 않은 시도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라인하르트 오디션을 볼 당시, 그에게 주어진 건 6개의 각기 다른 대사들이었다. 각 문장을 다른 톤과 해석으로 소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는 고심 끝에 하나의 짧은 1인극을 만들었다. 6개의 문장을 모두 넣어 상황을 만들고, 하나의 완성된 연극을 면접관 앞에 선보인 것이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강연 말미에 그는 배우 및 성우를 꿈꾸는 이들에게 "판단하지 마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끌어올려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조언했다.

▲ 게임 디렉터 이언 해지코스타스

이언 해지코스타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블리자드에 입사하기 전 로스쿨을 졸업한 뒤 워싱턴에 소재한 로펌에서 일한 바 있다.

그는 어릴적부터 변호사라는 명확한 꿈을 갖고 있었다. 다양한 퍼즐을 해결하는 걸 좋아했던 만큼, 변호사가 되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게 그의 목표였다. 그 꿈은 흔들리지 않고 이어져갔다.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뉴욕에 소재한 로스쿨로 진학했다. 이후 2004년도에 로스쿨을 졸업하고, 워싱턴에 소재한 로펌에 당당히 입사했다. 그는 그 당시 참 자신의 인생이 멋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연유로 블리자드에 입사하게 된 걸까? 의외로 그는 과거부터 블리자드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비디오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였다. 하지만, 게임은 그가 추구하던 '퍼즐'이 아니었다. 그는 게임을 오롯이 취미로만 남겨두었다.

어느날, 친구가 그에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는 빈 시간에 휴식을 취할 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탱커 클래스로 게임에 입문했다. 그리고 그는 이후 점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이해하고 탐구할 것이 가득한 매력적인 세계였다. 새로운 퍼즐을 찾은 것이다.

그는 이후 블리자드에 입사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자신만의 매력적인 퍼즐을 게임 속에서 만들어나가고 있다.



11월 3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블리즈컨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 및 한국에서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