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과 구글의 자체등급분류사업 책임자, 한국에 없다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책임자가 한국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제도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사업자에게 게임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시장의 유연성을 돕는 자율심의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게임산업법에 근거해 '등급분류책임자'와 '전담인력'을 둬야 한다. 책임자는 해당 법인의 임원 또는 등급분류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부서의 장이 맡는다.
이동섭 의원실을 통해 자체등급분류사업 책임자를 조사한 결과, 애플과 구글의 책임자는 한국에 없었다. 더구나 둘은 미국에서 일하는 미국인으로서, 국내 사업장을 통해 자체등급분류 업무를 보고 있었다.
애플의 경우 책임자는 미국법인 apple inc.에 소속된 미국인이다. 지난 2011년 9월부터 애플 앱스토어팀 소속에 근무해 현재 한국 앱스토어 운영을 담당한다. 그는 애플코리아가 등급분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앱 리뷰 팀(App Review Team)의 연결을 지원한다. 앱 리뷰 팀은 아일랜드 법인인 Apple Distribution International(ADI) 소속이다.
물론, 애플이나 구글과 같이 글로벌 사업자는 나라마다 최적화된 업무를 배정할 수 있다. 국내 게임사가 등급 분류 심사를 신청했을 때, 아일랜드에서 검수팀을 거치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책임자는 우리나라 게임업계 상황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게임사와의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한국에 있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모바일 인덱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약 4조 470억 원 규모다. 이 시장의 자체등급분류 심사 권한이 있는 책임자가 국내에 없을 경우 다양한 문제가 예상된다.
일례로 최근 게임위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라스트 오리진'이 구글플레이에서 내려갔다. 이에 개발사 스마트조이는 구글플레이에 항의를 제기하며 접촉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플레이의 등급분류 책임자가 미국에 있어 제대로 문제를 제기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임위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게임위 관계자는 "책임자가 미국 현지 인력이더라도, 수탁사업을 통해 국내 사업자가 있으면 등급분류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책임자와 전담인력이 해외에 있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는 물음에는 "애플과 구글은 한국만 서비스하지 않고 전 세계 동일하게 미국에서 총괄한다"라고 답했다.
함께 조사한 이동섭 의원실은 "파면 팔수록 허점투성이인 자체등급분류시스템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라며 "상식적으로 전담인력과 책임자가 한국에 없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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