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리그오브레전드에 적용된 굵직한 패치들은 대체로 게임 템포를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챔피언 메타는 물론, '바위게', '협곡의 전령', '포탑 방패'의 추가나, 바론 버프 혹은 시간에 따라 더 강해지는 미니언 등이 이런 변화에 속하죠. 지나친 부분은 수정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변화의 핵심은 역시 '게임을 더 빠르게'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게임 속도가 빨라질수록 초반에 위력을 발휘하기 좋은 챔피언들이 활약하기 쉬워질 겁니다. 게임 후반에 힘이 떨어지더라도, 그 전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죠. 이번에는 각 라인별로 초반부터 빠른 템포를 보여주면서 좋은 성적도 함께 거두고 있는 대표 챔피언들을 살펴봅니다.

▲ 게임을 빠르게, 빠르게! 초반 강캐들은 누구?


■ 핫픽스가 살려낸 챔피언? 탑 라인 강캐 '아트록스'



아트록스가 또 다시 살아남았습니다. 지난 9.9 패치에서 궁극기 조건부 부활, E 스킬 공격력 증가 삭제 등 여러 변경을 받으며 추락했던 아트록스의 승률은 얼마후 적용된 9.9 추가 패치와 유저들의 적응으로 다시 급상승했습니다.

현재 픽률 24.3%, 승률 51.4%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아트록스는 특히 초반 구간에서 강한 모습입니다. 적중 난이도는 높지만 대미지 기대 값이 높은 '다르킨의 검(Q)'이나, 강화된 회복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궁극기도 부활에 적 처치 관여라는 조건이 추가됐지만 이를 이용한 다이브는 여전히 위협적입니다. 조건 추가 대신 이동이나 흡혈 능력 등 다른 부분 역시 전투에 유용하게 바뀌면서 초반 전투에 큰 도움을 줍니다.

다만 강력한 초반과 달리, 중후반 구간에서는 그보다 떨어지는 승률을 보여주는 만큼 게임 초반 단계부터 가능한 많은 이득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아트록스 게임 시간별 승률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 압도적인 초반 승률! 육식 거미 정글러 '엘리스'



엘리스는 1레벨부터 거미와 인간 형태를 오갈 수 있는 독특한 챔피언입니다. QWE 기본 스킬들은 거미와 인간 형태일 때 다르게 작용하며, 독자적인 쿨타임을 가지고 있죠. 덕분에 엘리스는 저레벨부터 다수의 스킬을 사용하여 격이 다른 화력을 자랑합니다.

이런 화력을 바탕으로 엘리스는 초반 정글과 소규모 교전에서 유리한 면모를 보입니다. 적에게 수동적인 플레이를 강요하고, 자유롭게 갱킹이나 카정을 시도 할 수 있습니다. 스턴이나 어그로 분산 스킬도 보유한 엘리스는 포탑 다이브도 어렵지 않게 성공시킬 수있습니다. 덕분에 엘리스는 압도적인 초반 승률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엘리스의 승률은 초반을 지나면 빠르게 하락세를 그립니다. 게임 초반부에는 더 많은 스킬로 앞서 나갈 수 있지만, 변신에 궁극기를 소비하는 점이 아쉬워 집니다. 중반 이후 정돈된 한타 구도에서 허우적 거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방과 차이를 최대한 벌려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엘리스 게임 시간별 승률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 초반은 물론 후반에도 강하다? 지역에 따라 룬 차이 보인 '아리'



오래전부터 솔랭에서 점수 올리기 쉬운 챔피언으로 널리 사랑 받아온 아리는 삼단 대쉬가 가능한 궁극기로 갱킹 호응과 방어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중요한 순간 적중한 '매혹(E)'은 높은 확률로 킬을 만들어내기도 하죠.

아리는 지역에 따라 룬과 아이템 등 사용법에 차이를 보이는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대체로 '감전'을 선호한 반면, 한국에서는 '빙결' 룬이 선호되죠. 전반적인 승률은 '빙결'을 선택하는 한국이 높게 나타났으며, 시간 별 승률로는 '감전'은 게임 초반에 더 강하고 '빙결'은 후반에도 강해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역이나 룬에 따라 강한 시기는 달랐지만 현재 아리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플레이하기에 부담 없는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현재 한국 서버에서는 '빙결' 룬을 기반으로 좋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연구에 따라서는 '감전'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 같습니다.

▲ 아리 게임 시간별 승률 (왼쪽 전체, 오른쪽 한국.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 초반을 지배하는 스킬 구성! 원거리 딜러 '시비르'



일반적으로 원거리 딜러는 게임 중반 이후, 아이템을 갖춰갈수록 급격히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도 차이는 있는 법. 시비르는 이른 시각부터 활약할 수 있는 스킬 구성으로 다른 원딜에 비해 높은 초반 승률을 보장하는 챔피언입니다.

'부메랑 검(Q)', '튕기는 부메랑(W)'으로 빠른 라인 클리어와 대미지를 기대할 수 있고, 궁극기 '사냥 개시' 역시 시비르의 아이템 보유 상황과 관계 없이 아군을 보조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시비르는 원딜의 암흑기로 불리는 16시즌에도 진, 애쉬와 함께 그나마 쓸만한 챔피언으로 대회에 자주 선택되기도 했습니다.

시비르는 단순히 초반에만 강할뿐만 아니라, 치명타 아이템들의 변화와도 맞물려 성장한 후반 역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승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비르는 최근 나쁘지 않은 픽률에도 승률 53.7%를 달성하며 승률 최상위권 챔피언 중 하나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 시비르 게임 시간별 승률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 강력한 CC로 무장한 서포터 '노틸러스'



그동안 몇차례 버프를 받은 노틸러스는 이제 대세 서포터로 자리잡았습니다. 패시브부터 궁극기까지 대부분의 스킬에 CC를 보유한 노틸러스는 상대하기 매우 껄끄러운 챔피언이죠.

속박, 끌어오기, 슬로우, 에어본과 같은 CC는 노틸러스의 아이템 상황과 관계 없이 적을 방해할 수 있고, 이니시에이팅과 갱킹 호응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여기에 초반에는 패시브와 '역조(E)'의 스킬 대미지를 기반으로 생각보다 높은 대미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라인전을 주도적으로 풀어갈 수 있습니다.

서포터 노틸러스는 대부분의 시간대에 높은 승률을 보이는 챔피언입니다. 다만 성능 자체는 궁극기를 배우는 6렙에 거의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성장성은 다른 챔피언에 비해 높게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이에 따라 승률 곡선도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승률 폭이 낮아진다 뿐이지 중반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승률을 유지하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습니다.

▲ 노틸러스 게임 시간별 승률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