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공식 SNS)

창단 9년 만에 첫 우승(V1)을 달성한 NC 다이노스가 우승 트로피 대신 집행검을 뽑아들었다.

NC다이노스는 24일 서울 고척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0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을 4대2로 제압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이후 2, 3차전을 내준 NC 다이노스는 4차전부터 내리 3연승을 따내며 시리즈를 6차전에서 마무리 지었다. 이날 승리로 정규 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승리로 통합 우승을 일궈낸 NC 다이노스는 KBO 역사에 2020년을 당당히 자신들의 한해로 새겼다.

우승 세리머니에 등장한 집행검도 화제가 됐다.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선수단을 향해 검은 장막으로 가린 거대한 물체를 내밀었다. 장막을 치워내자 등장한 건 리니지 집행검 모습을 한 트로피였다. NC 다이노스의 주장 양의지는 집행검을 뽑아 포효하며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팀과 함께했다.

집행검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의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특히 앞선 '리니지2M' 1주년 특별 광고와 오늘 트로피의 이야기가 연결되며 프로야구팬들은 물론 게이머들의 관심까지 함께 받았다.


17일 공개된 특별 영상은 '따이'라고 외치며 무언가를 단조하고 담금질하는 대장장이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김택진 대표를 포함해 이성구 총괄, 백승욱 개발실장, 김남준 PD 등 '리니지2M' 핵심 개발진이 직접 수염을 붙이고 드워프 연기를 하는 등의 남다른 스케일을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쾌한 영상으로만 기억될 뿐 실제 광고의 의미는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NC 다이노스 우승과 등장한 집행검 트로피로 게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영상의 비밀도 풀렸다. 더불어 김택진 대표의 깜짝 선물은 V1을 이룬 NC 다이노스 선수단과 관계자, 팬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으로 남게 됐다.

▲ 직접 드워프로 분장해 집행검 제작 내용을 살짝 흘린 김택진 대표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NC 다이노스의 우승과 세리머니 트로피의 SNS 반응을 기사에 실은 게임 매체 폴리곤은 "Execution Sword(집행검) 트로피가 평범한 KBO 리그 트로피를 부끄럽게(shame) 만들었다"고 전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포더윈은 집행검 트로피를 "가장 유니크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트로피"라고 소개했다. SNS를 통해 NC 다이노스의 우승 사진을 공유한 ESPN UK는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트로피"라고 집행검 트로피를 극찬했다.

2011년 KBO 9번째 구단으로 창단식을 가진 NC 다이노스는 2012년 2군 리그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공을 뿌렸다. 특히 어릴적 유명 야구 만화 '거인의 꿈'을 보며 야구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담벼락에서 혼자 커브볼 피칭 연습을 할 정도로 야구광으로 알려진 김택진 대표는 팀에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 지원했다. 김택진 대표는 매출 1조 회사가 2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프로야구 운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라는 주위 시선에 "내 재산만으로 프로야구단을 100년은 운영할 수 있다"며 팀 창단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 매 시즌 경기장을 찾아 팀과 선수, 팬들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NC 다이노스는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7위를 기록한 후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막내 구단답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부침도 있었다. 2018년 NC 다이노스 선수단은 선발진과 불펜진이 무너졌고 최악의 타격폼을 보인 타자들 탓에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 이듬해 대대적인 팀 개편이 이루어졌고 시즌 5위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동욱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은 2020년 NC 다이노스는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를 125억 원에 FA로 데려오며 더욱 탄탄한 야수진을 갖췄다. 특히 양의지는 개인 활약은 물론 투수 리드와 타자 동반 상승을 이끌며 '김택진 대표 최후의 아이템', '린의지' 등의 별명을 얻으며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한편, 김택진 대표는 우승에 앞서 '리니지M' TJ 쿠폰을 배포하는 등 NC 다이노스와 게임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또한, 모든 시리즈 현장에 참석해 팀과 응원단에 감사를 전하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NC 다이노스는 우승 이후 'NEVER ENDING CHALLENGE'라는 영상을 공개하며 우승의 기쁨에만 취하지 않고 2021년, 그리고 그 이후를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