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2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영웅을 육성하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콘텐츠인 레이드에서 특정 패시브 스킬이나 제압기를 지닌 영웅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다음으로 계정 전투력을 올려 전설 등급 장비나 영웅을 보상으로 얻기 위해서다.

특히 PvP 콘텐츠에서는 시나리오와 달리 CC기 위주의 영웅들이 선호되고, 무한의 탑이나 성장 던전 역시 레이드와는 완전히 다른 영웅을 기용해야 깰 수 있기에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키울 생각조차 안했던 영웅들을 자연스럽게 육성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영웅들이 쓰임새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방치형 필드나 주요 던전은 물론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다고 평가받는 8인 레이드에서까지 얼굴 초상화조차 보기 힘든 영웅들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자신보다 상위 호환인 영웅이 존재하거나, 혹은 스킬 구조상의 결함으로 외면받는데, 유저들이 입을 모아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영웅들은 누구인지 정리해봤다.


▲ 우리애 좀 데려가 주세요! 쓰일곳이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영웅은 누구?



이름만 1티어 딜러? - 스킬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델론즈

전설 등급에서 현재 위치가 애매한 영웅으로 델론즈가 있다. 사실 오픈 초기만 하더라도 당당히 1티어 딜러로 명성을 떨쳤지만, 전설 등급 미스 벨벳을 포함하여 상위 호환이라 불릴만한 걸출한 딜러들이 두각을 드러내자 평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뽑기는 물론 육성도 쉬운 희귀 등급 딜러인 세인이나 코제트보다도 딜량이 밀리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레이드는 물론 PvP까지 전설값 못하는 대표적인 영웅으로 불리며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가장 원인은 델론즈가 조건부 딜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1번 스킬인 사신의 심판인데, 대상의 체력이 50%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발동조차 못하는 페널티를 안고 있다.

즉, 다른 퓨어 딜러들은 별다른 제약 없이 3종류의 스킬을 사용하여 대미지를 누적하는데, 델론즈는 조건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쓸 수 있는 스킬이 2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1번 스킬에 붙어 있는 스킬 쿨타임 초기화 때문인지 나머지 스킬의 계수 역시 어정쩡하게 낮아 기본 상태의 딜포텐셜이 낮은 편이다.

추가로 궁극기인 사신 강림 역시 대상의 잃은 생명력 대비 추가피해를 입히는 매커니즘으로 인해 다른 딜러에 비해 초라한 계수를 지니고 있다.

물론 기본이 전설 등급 영웅이고, 판만 제대로 깔린다면 다른 딜러에 뒤처지지 않을 포텐셜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투자 대비 밥값을 하지 못한다는 것과 이로 인해 날이 갈수록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현실이기에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 조건부 발동 스킬 덕분에 뭔가 키보드 하나 빼고 싸우는 기분이랄까?



말뚝딜을 할 수만 있다면! - 파티 시너지가 아쉬운 캐스퍼

캐스퍼는 초반 기간테우스 시나리오를 밀면서 동료로 강제 편입 이벤트가 있기에 다들 한 번쯤을 써 본 기억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이후로는 그 어떤 콘텐츠에서도 그녀의 자취를 찾기란 힘들다.

이는 캐스퍼가 지닌 스킬 콘셉트가 현재 세븐나이츠2와는 방향성이 다소 맞지 않은 '말뚝딜에 특화된 딜러'라는 구조적 결함 때문이다.

캐스퍼의 주력은 깔끔한 마무리라는 스킬로 대미지 계수와 쿨타임이 매우 사기적이지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패시브 효과로 '표식'스택을 6개 쌓아야 한다.

자체 공격 속도 버프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스택을 쌓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으나, 정작 문제는 세븐나이츠2의 대부분 콘텐츠가 캐스퍼가 스택을 쌓고 '말뚝딜'을 할 여유를 좀처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장판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패시브를 쌓는 시간은 물론 스킬 쿨타임을 바로바로 돌릴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이다.

이 밖에도 캐스퍼는 파티원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킬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 경쟁자 포지션인 주주나 챙첸처럼 유틸 성능을 보고 채택될 확률도 낮다. 단순 버프기에 불과한 궁극기에 성능을 추가하거나, 스킬 구조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 조건만 맞춰지면 강한데, 세나2에서는 캐스퍼가 조건을 갖출 환경이 없다!



명백한 상위 호환 영웅의 존재 - 희귀 앙리는 카린이 밉다!

희귀 등급 앙리의 경우 실제 성능은 출중하지만, 누가 봐도 상위 호환인 영웅이 존재하여 묻힌 케이스다.

스킬 구성이 카린과 똑같이 힐링기 2개 디버프기 1개로 다른점을 찾기가 힘들고, 차이점이 있다면 궁극기와 패시브 스킬이다.

우선 궁극기는 앙리는 파티원 전체 공격력 증가라는 나쁘지 않은 유틸기지만 카린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부활'이 달려 있고, 패시브 역시 카린의 모든 상태이상 저항과 앙리의 감전 저항 패시브는 격차가 커보인다.

다른 힐러들도 카린과의 비교는 필수 불가결이지만, 멜리사나 세레나, 샤이, 이안의 경우 궁극기 게이지 증가 및 아군 공격력/피해량 증가, 혹은 적 방어력 감소 등 서포터로 입지를 다지며 차별화에 성공했기에 살아남았다.

오로지 앙리만이 순수 힐러로서 카린과 경쟁하는 상대인데, 분명 나쁘지 않은 성능임에도 불구하고 부활이라는 압도적인 벽에 막히며 설 곳을 잃었다.


▲ 물론 인권캐라 할 수 있는 카린이 없는 유저라면 앙리는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



20년 전 젊었을 때의 내가 밉다! - 상위호환 영웅이 무려 둘이나 있는 아일린

희귀 등급 아일린 역시 앙리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영웅이다. 어찌보면 앙리보다 더 심각한데, 게임에서 오픈 초기 출석 이벤트를 통해 상위 등급인 전설 아일린을 모든 유저에게 뿌렸기 때문에 대부분 유저가 희귀 아일린보다 전설 아일린을 먼저 손에 넣었다는 점이다.

스킬 구성이나 효과 모두 불멸의 아일린이나 포디나의 여제 아일린과 판박이인데 대미지 계수나 패시브 성능은 훨씬 열악하다. 즉, 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나마 차별화를 둔 부분이 번개의 칼날에 붙어 있는 이속/공속 감소 디버프인데, 사실상 없는 디버프 취급을 받으며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웅풀이 정말 좁은 무과금 유저라 할지라도 공격과 방어 모두 어정쩡한 만능형인 아일린은 쓸 곳이 마땅치 않다. 특단의 밸런스 조치가 있지 않은 한 시네마틱 영상에서 세인에게 찔리던 그 순간이 유저들이 기억할 아일린의 마지막 모습이 될 것 같다.


▲ 아일린은 시네마틱 영상 이후로 그 어떤 콘텐츠에서도 볼 수 없었다!



고급 등급에도 밀리는 안습함! - 멸종 위기종 희귀 등급 발데르

빌데르는 오픈 초기에는 몹몰이 효과가 있는 속박 스킬과 파티원과의 링크를 통한 생존으로 PvP나 레이드 등지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텐셜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결국 자취를 감춘 영웅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탱커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생존력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아직 몬스터의 대미지가 그리 높지 않은 구간에서는 몹몰이와 아군 보호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난이도가 올르면서 본업인 탱킹마저 되지 않는 안타까운 처지로 전락한다.

이는 링크와 더불어 발데르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패시브 스킬에 문제가 있는데, 성능 자체는 피격 시 방어력 대비 보호막 자동 발동으로 나쁘지 않지만, 쿨타임이 48초로 너무 길다.

비슷한 성능을 지닌 트리스탄의 패시브가 쿨타임이 고작 5분의 1도 안되는 9초에 지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상향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 외에 링크 스킬 역시 전설 루디급의 성능은 아니더라도 반사 효과 외에 좀 더 부가효과를 추가하여 본연의 임무인 탱킹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체안이 필요하다.


▲ 게임 초반에는 상당히 쓸만한 탱커였으나, 급격히 포텐셜이 꺾여나간 발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