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리부트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던 라라 크로프트가 클래식 시리즈의 기억을 되찾을까? 크리스탈 다이나믹스가 차기 툼레이더 작품을 통해 자사의 리부트 3부작과 코어 디자인의 클래식 시리즈의 타임라인을 통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툼레이더 타임라인 통합 계획은 10여 년간 크리스탈 다이나믹스에서 툼레이더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고 '라라 크로프트와 오시리스의 사원',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등의 리드 디자이너로 활약한 디렉터 윌 커스레이크(Will Kerslake)를 통해 공개됐다.

툼레이더 25주년 기념행사를 발표한 자리에서 윌 디렉터는 게임 툼레이더의 특징과 함께 시리즈 미래를 이야기했다.

2013년 시작된 리부트 3부작은 생존자에서 영웅, 그리고 툼 레이더가 되는 라라 크로프트의 초기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코어 디자인이 제작했던 클래식 게임은 이미 완성된 인물로 그려진 라라를 세계를 여행하고 비밀을 풀며 홀로 재앙에 맞서는 모험가로 그려냈다.

▲ 타임라인 통합을 예고한 윌 커스레이크 툼레이더 프렌차이즈 디렉터

윌 디렉터는 이런 툼레이더의 미래에 대한 야심 찬 계획을 이야기하며 타임라인 통합 계획을 꺼냈다. 그는 차기 작품을 클래식 시리즈와 리부트 시리즈 모두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동일한 타임라인 선상에서 이를 다루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오랜 역사를 가진 시리즈를 하나로 묶는 쉽지 않은 과정에 모든 개발진이 힘쓸 것이라 덧붙였다.

실제로 툼레이더 연표에 있는 게임들을 하나의 타임라인 위에 두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툼레이더의 첫 작품은 1996년 영국 더비에 스튜디오를 둔 코어 디자인에 의해 탄생됐다. 코어 디자인의 툼레이더와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는 비디오 게임의 대표적인 여성 주인공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하지만 코어 디자인의 모회사 에이도스 인터랙티브를 인수한 스퀘어 에닉스 유럽은 개발 스튜디오 크리스탈 다이나믹스를 통해 시들해진 시리즈의 리부트를 감행하며 전혀 다른 라라 크로프트를 내세웠다. 게임은 성공했지만, 이전 작품과는 다른 플레이와 내러티브를 강조해왔음은 틀림없다.

라라 크로프트의 모습도 타임라인 통합 과정의 어려움 중 하나다. 툼레이더 시리즈의 주요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토비 가드가 1997년 코어 디자인을 떠나며 창작 통제권을 뺏은 회사가 라라의 성적 요소를 주요 마케팅 요소로 사용했다고 한탄했을 정도로 라라 크로프트는 비디오 게임을 넘어 세계적 섹스 심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리부트 툼레이더는 오랫동안 변화 없는 캐릭터성으로 팬들에게 매력을 잃은 라라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재디자인하며 클래식 게임과 전혀 다른 외형을 구현했다.


외형을 뺀다면 타임라인 통합이 어렵지 않으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라라 크로프트는 게임계 대표 섹스 어필 캐릭터로 인식되던 클래식 시리즈 시기에도 이전 게임 업계에 없던 능동적인 여주인공으로서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강조한다면 클래식 시리즈도 리부트 시리즈 라라의 미래 모습으로 통합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만, 당장 주요 게임을 발표할 계획은 없는 만큼 게임이 하나로 통합된 타임라인에서 어느 시기의 라라를 다룰지는 좀 더 기다려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툼레이더의 25주년 기념행사는 2월 첫째 주부터 공식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스퀘어 에닉스는 25주년 행사에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되는 툼레이더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발표하며 IP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