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집중하니 오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오래전 '카발'을 시작으로 게임 업계에 발을 담갔다. 그 당시 이색적인 그래픽과 독특한 게임성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나의 성공은 다음 작품을 야기하기 마련이지만 이스트소프트는 달랐다. 성공을 안착시키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력의 결과는 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7년 이란 시간 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사라지지 않는 '카발'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하며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서비스로 쌓인 콘텐츠의 장벽 앞에 굴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새로운 게임에서 과거의 재미를 찾으며 대리만족을 얻게 된다.

이처럼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있다. 새로운 게임을 갈구하는 유저에게는 더더욱 좋은 소식이다. '카발2'가 본격적으로 유저들을 만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이르렀다. 너무 오랜 기간 잠잠했던 '카발2'가 10월 2차 CBT로 다시 한번 유저들을 찾는다. 7년 동안 유저들의 기억 속에 잔재해 있었던 이름이기에 더욱 반갑다. 인벤은 오랜만의 만남을 위해 서초구에 위치한 이스트소프트 본사를 찾았다.

▲카발2 개발부문 민영환 부문장/부사장


Q. 전작에 이어 7년 만에 돌아왔다. 개발 기간이 5년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게 아닌지.

'카발'이 첫 작품이었고 두 번째 작품은 전보다 더 잘하려고 욕심을 부렸다. 때문에 그만큼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 좀 더 빠르게 만나뵐 수 있었지만, 개발 중간 시행착오를 겪었고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공개되길 원했다.

특히, 엔진의 경우 크라이엔진3로 최종 결정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울러 여러 가지 시스템 중 어떤 것을 추가할지 혹은 제외할지 고민이 많았다. 완성된 부분도 뭔가 부족함이 발견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을 반복했다. 여러 상황이 맞물려 공개가 늦어졌지만, 그만큼 더욱 완벽한 '카발2'를 만들 수 있었다.

Q. '카발'의 그래픽은 상당히 혁신적이었다. 3D를 벗어나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줬는데, '카발2'의 그래픽은 어떤지.

'카발'의 이미지가 많이 독특했기 때문에 '카발2'를 개발하면서 그래픽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카발2'도 전작과 같이 개성이 강하게 만들고 싶었으며, 최대한 '카발'의 이미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크라이엔진3를 사용해서 개발하다 보니, 엔진의 특성상 실사에 어울리고 그쪽 방면으로 사용되던 것이어서 '카발'의 색과 안 어울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상당 부분 수정을 해서 사용했다.

CBT를 통해 '카발2'를 플레이해보면, 전작과 비교했을 때 안 어울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아, 이건 카발2가 확실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Q. 크라이엔진3를 사용하면 최저사양도 자연스레 처음 생각했던 수준보다 높아졌을 텐데.

'카발'을 처음 개발할 당시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원활히 돌아가게 만들었다. '카발2'도 그렇게 생각을 하며 진행했지만, 게임 엔진이 바뀌고 고민이 많아졌다. 컴퓨터 사양은 최대한 낮추고, 최저사양에서도 무리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추가로 컴퓨터 사양에 대해 더 말하자면, '카발2'를 개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옵션이다. 최고 옵션과 최저 옵션의 그래픽 차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최고 옵션으로 '카발2'를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신의 컴퓨터 사양에 맞춰 옵션을 낮추고 게임에 임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개발했다.



▲ '카발2'만의 스타일로 재탄생한 크라이엔진3



Q. 전작과 비교했을 때 '카발2'만의 전투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전투시스템을 구성하면서 타격감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특히, 공격할 때의 느낌과 사운드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에 힘을 실었다. 이 부분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적잖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광역 스킬이다. 전작은 파티플레이, 솔로플레이 모두 광역 스킬을 이용해 플레이가 가능 했지만 '카발2'에서는 광역 스킬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전작과 같이 혼자 자리를 잡고 몰이 사냥 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신 여럿이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냥을 한다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작에서 흔히 사용하던 대시 스킬은 사라졌다. 대시가 있어서 게임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해가 되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대신에 새로운 탈것이 등장한다. 10랩 초반부터 유저가 탈것을 구할 수 있다. 또한, 타고 내리는 게 간단해서 전투 도중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카발'에 있는 콤보, 배틀모드와 같은 유용한 콘텐츠는 '카발2'에 그대로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전작에서 불편했던 부분인 퀵슬롯에 대한 부분도 배틀모드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변형된다. 기존 스킬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새로 바뀐 무기로 전용 스킬을 사용하며 배틀모드만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Q. '카발2'에서 블레이더가 사라지고 힐러가 생겼다. 블레이더는 상당히 인기가 많은 직업이었는데, 직업군에 변화를 준 이유가 있는지.

전작은 직업군의 특성이 뚜렷하지가 않았다. 모든 사냥이 광역 스킬을 이용한 전투로 이어졌다. '카발2'는 이 부분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파티플레이의 재미를 위해 앞서 말했듯 광역 스킬을 거의 배제했으며, 직업군에 맞는 스킬로 재구성해 역할을 배분했다. 예를 들어 포스 실더는 팀의 탱 역할을 담당하고 워리어는 근접 딜을 담당한다. 위저드와 포스아쳐는 원거리 딜을 수행하며 파티에 임하게 된다.

Q. 포스 블레이더는 소외당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전작의 포스블레이더를 플레이한 유저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 '카발2'에서 포스 블레이더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디자인됐다. 근접과 원거리 딜 모두 수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서 상황에 적절한 기술을 골라 사용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 새롭게 공개된 영상에서 블레이더를 확인할 수 있다

▲ 언제나 영상에서 화려함을 선보이는 포스 블레이더


Q. 전작은 스킬 UI가 상당히 불편했는데.

그 부분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스킬 등록 칸은 두 줄로 되어 있다. 스킬이 전작처럼 불필요한게 많이 들어있지 않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Q. 캐릭터는 모두 남녀로 생성할 수 있는지.

클래스별로 성별이 고정됐다. 예를 들어 아처를 하면 남자 캐릭으로 생성할 수 없다. 여자는 원거리를 전담하고 남자는 근거리를 전담하게 직업의 성별을 정해놨다.

Q. '카발2'의 PVP 시스템은 어떤 컨셉인지 궁금하다. 전작과 같은 국가간의 분쟁으로 하고 있는지.

전작은 국가 간의 충돌을 컨셉으로 PVP 시스템을 형성했다. '카발2'에서는 국가 단위를 벗어나 용병으로 활동하는 주인공을 컨셉으로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상인에 의해 나뉜 세력 중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활동할 수 있다. 국가의 개념처럼 자신의 소속을 확실하게 구분해 PVP를 하는 게 아닌,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세력을 위해 싸울 수 있다. 상인으로 구성된 세력이 용병을 고용해서 전투한다고 보면 된다.

Q. '카발'은 대규모 전장과 필드 PVP가 가능했다. '카발2'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변화가 없는지.

전작보다 규모가 많이 줄었다. 100대 100의 규모에서 40대 40, 20대 20 정도로 축소됐다. 추가로 투기장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필드 PVP는 '카발2'에서 만나볼 수 없을 것 같다. 유저간의 전투는 정해진 전장에서만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맵을 만들었을 텐데 전장과 투기장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필요성이 생긴다면 고려해볼 것이다.

▲ '카발2'의 새로운 전투 스타일을 책임질 프리스트


Q. 전작은 등급에 따른 작위가 주어지며, 추가능력치가 부여됐는데, '카발2'도 이와 비슷한지.

전작과는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이 힘들다고 했던 명예 작업은 과감히 빼버렸다. 전쟁을 통해서 호칭을 얻을 수 있는데 전작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추가 능력치 부분도 그리 크지가 않다. 대신 다른 방법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Q. PVP 포인트를 이용해 획득할 수 있는 전용 아이템이 있는지.

물론 PVP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은 있다. 오직 전쟁에서 얻는 포인트로만 구매할 수 있으며, 일반 필드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보다 약간 좋은 수준이다. 대인전에 특화된 아이템은 별도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Q. '카발2'의 제작은 전작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는지.

제작시스템은 제작전용 맵이 별도로 존재한다. 일반 필드사냥을 하며 제작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Q. 제작전용 맵이 별도로 존재한다면, 이를 악용하는 오토가 많아지지 않을까?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실상 오토를 완벽히 막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토가 크게 재미를 못 보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생산과 제작을 통해서 유저가 자신을 위해 만드는 물품이 거래되면서 가격 조정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나름의 고민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차 CBT에서는 확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지만, 현재 확실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카발2'만의 드넓은 세계를 만나보자


Q. 길드간의 경쟁 시스템이 있는지.

길드간의 전투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다만, 길드랭킹은 다른 방식으로 정해지게 될 것 같다. CBT에서는 공개하는 콘텐츠가 많지 않아서 경험해볼 수 없을 것 같다. 다듬고 있는 부분은 모두 막아놓은 상태다.

Q. '카발2'는 성인용 등급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지.

아마도 18세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작은 의도적으로 잔인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다고 해서 이러한 부분을 배제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제한한 부분은 있었다. '카발2'는 굳이 제한해서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15세를 염두에 두면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게임의 재미를 주는 외적인 부분부터 강화와 같은 확률적인 부분까지, 게임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생각에 타겟층을 성인으로 잡았다.

Q. 2차 CBT 목적이 있다면?

서버 과부하 테스트가 메인이다. 이번 2차 CBT는 만 명을 모집하고 있다. 추가로 카발 피시방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서버 하나만 오픈하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할 생각이다. 하나의 서버로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면 즉각 추가할 생각이다.

Q. '카발2'를 기다려 주신 유저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다. 빨리 완성된 '카발2'를 보여 드리고 싶었지만, 미숙한 부분이 있는 것 보다 이러한 부분을 완벽히 다듬어서 보여 드리고 싶었다. 곧 여기저기서 유저분들을 만나뵐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