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Gstar 2012에서 위메이드는 무려 16개의 모바일 게임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의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카카오톡의 투자 및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위메이드의 모바일 진출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16개의 모바일 신작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업계의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스타 2012에서 공개된 모바일 게임들 중에서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은 게임은 '실크로드 모바일'. 카카오톡과 함께하지만 캐쥬얼이 아닌 웹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진행 방식의 전략게임이라는 점에서 한번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크로드 모바일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아시아와 유럽의 무역로를 배경으로 제작된 온라인 게임 '실크로드 온라인'에서 출발했으며, 실크로드 온라인은 서비스 초창기 일찌감치 해외로 진출하여 좋은 성과를 거둔, 대한민국에서 몇 안되는 글로벌 흥행작이기도 합니다.

위메이드의 모바일 프로젝트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실크로드 모바일'은 과연 어떤 게임일지, 그리고 과거 여러 차례 소개되었던 실크로드 W 와는 어떤 관계일지 조이맥스에서 실크로드 모바일의 개발을 담당하는 강백주 PD와 만나 출시 과정과 이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일단 PD님 소개와 더불어 조이맥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90년대 말 NC소프트에서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게임온에서 2년 일한 후 다시 엔씨소프트로 돌아와 일했죠. 스파이크걸즈라는 온라인 스포츠 게임에 참여했다가, 2009년 10월부터 실크로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실크로드 모바일 개발PD로 있습니다.

조이맥스는 '실크로드 온라인'과 '로스트사가'의 개발사로서 지속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보다는 국외, 특히 중국에 많이 알려져 있는 회사입니다. 위메이드와 함께하면서 개발 뿐만 아니라 사업, 마케팅 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조이맥스와 위메이드는 앞으로도 탄탄한 파트너쉽을 통해 협력을 지속해 갈 겁니다.



위메이드가 온라인게임과 더불어 모바일게임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이 더 빠르게 들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향후 2013년, 더 멀리는 2014년까지 위메이드의 방향성을 모바일게임시장으로 잡고 집중해 나갈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실크로드 모바일은 웹게임 실크로드에서 출발했어요. 웹게임에서 여러 가지 소스를 추출해서 스마트폰으로 이식하려 했으나, 이러한 회사 전체의 방향성과 흐름 때문에 모바일게임으로 새롭게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온라인게임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구요. 온라인게임은 해외시장을 토대로 지속해 나갈 예정이고, 모바일게임은 국내시장을 주력으로 확장시켜 나갈 겁니다.




실크로드 모바일이라는 게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실크로드 모바일은 혼자 놀아도 재미있고, 친구들과 함께해도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이전에 많이 있었던 스마트폰 소셜게임들은 친구가 많지 않으면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었고 플레이 역시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착안하여 혼자 놀기에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을 목표로 제작했습니다.



위메이드가 제시한 라인업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크로드 웹게임을 모태로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쳤습니다. 개발 초반에는 웹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형태였죠. 지난 8월에 카카오 플랫폼 기반의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최종적인 형태가 카카오 플랫폼 게임으로 결정된 후,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보다 쉬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고 변화시키는 시간이 2개월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카카오 플랫폼 게임으로는 흔치 않은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인데, 개발 당시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원래 이 게임은 웹게임이라는 장르에 익숙한 코어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처음부터 자세한 튜토리얼을 추가한다는 계획은 없었죠. 유사한 전략게임들이 상용화되면 유저들의 시선이나 요구치도 높아져 초보자가 하기에 좀 어렵더라도 괜찮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플랫폼 게임으로 결정되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쉽게 만드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2~3일 접속하지 않아도 본진까지 황무지가 되는 일이 없도록 바꾸고, 스테미너 시스템을 도입하여 반드시 과금으로 이어지지 않게 했죠.

또 새로운 장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실험정신을 가지고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조이맥스 사의 '실크로드 온라인'을 떠올렸었는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비슷한 듯 하지만 아예 다른 게임이더군요. 그렇다면 게임 이름을 '실크로드'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실크로드 모바일의 개발은, 실크로드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조이맥스이기 때문에 이 IP를 활용해서 다른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실크로드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사실기반의 세계관을 재미있게 풀어내자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스마트폰 버전에 맞도록 많은 수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시작은 같지만 실크로드 모바일은 실크로드 온라인과는 다른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PC웹게임 같은 느낌을 물씬 받았습니다. 요즘 모바일 시장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웹게임의 느낌이 들도록 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웹게임의 2D그래픽 기반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하게 되면서 개발 속도 문제도 있었고, 그래픽을 전반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큰일이었습니다.

2D그래픽 기반의 웹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이식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2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실크로드 웹게임의 그래픽과 분위기를 기억하고 계신 유저분들께 전혀 새로운 실크로드로 다가가기보다는 좀 더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웅이나 원화, 건물 이미지 등도 기존의 따뜻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가는 방향을 택했죠. 물론 여러 가지 여건 문제로 바꿀 수 없었던 부분도 있지만, 이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습니다.






실크로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략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쉬운 난이도일 겁니다. 하지만 전투를 진행하다 보면 보스전과 같은 부분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웹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조정하기는 했지만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보병을 기병으로 교체하는 등 조합을 바꿔 보시면 훨씬 쉬워질 겁니다.

컨텐츠를 두루 즐기기 위해서는 전투를 진행해야 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요소들을 많은 분들이 즐겨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점들을 개선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상 유저층은 어떤 연령대인지, 또 어떤 성향을 가진 유저인지 궁금합니다.

페이스북 어플 게임을 목표로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에 나와 있는 전략게임들에 익숙한 유저들은 물론이고 여성이나 초보 유저들을 포함시키기 위해 쉽게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퀘스트 느낌표라든가 직관적인 시각 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죠.

기본적으로는 웹게임을 플레이해봤던 유저들이 기존의 웹게임에서 아쉬워했을 부분들을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살리고자 했습니다.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경매장에 접속한다든가, 자원을 획득한다든가 하는 점 말이죠.



최근 카카오 게임이 캐주얼한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크로드의 어떤 점이 카카오 플랫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는지?

삼국지 일색의 전략게임에서 탈피하여,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통해 익숙한 느낌을 줘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기존의 카카오게임들에서 갖고 있던 소셜요소를 새롭게 적용하여 다른 유저들에게 구걸하듯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장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계속 움직이는 게 아니라 천천히 보면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카카오 친구가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커가는 사이이기 때문에 '친구'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줄 수 있을 겁니다. 불특정 다수와 교역하며 협동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구요. 경쟁을 굳이 하지 않아도 혼자 잘 놀 수 있는 게임이고, 같이 경쟁하면서 놀면 도전과 성취 또한 느낄 수 있죠. 말하자면 '착한 게임'입니다.(웃음)

이런 소셜요소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쉬운 난이도 등이 맞물려 카카오에서 롱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바일게임이 성공하려면 유저층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유지도 중요합니다. 실크로드는 건물과 유닛이 즉시 생산되기 때문에 콘텐츠 소모가 비교적 빠른 편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혹은 향후 업데이트 계획이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네요.

건물 하나를 건설하려고 하면 20시간, 30시간이 걸렸던 기존의 웹게임 체제와는 달리 건물이 바로 지어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유저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효과가 있죠.사실 시간 소모가 아주 없는 편은 아닙니다. 즉각적으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테미너 수치가 차려면 시간이 들어가죠.

콘텐츠 소모가 예상처럼 빠르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향후 업데이트 계획도 준비되어 있으니 게임을 오래 즐기시는 데는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볼 때, 향후 모바일시장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유저 입장에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항상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실시간 대전 게임의 경우 전투중에 전화가 오면 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PDA게임 등과는 달리 전화 프로세스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죠.

이런 경우 실시간 대전 게임 플레이에 방해를 받지 않으려면 전화가 안 되는 스마트폰이나 다른 모바일 기기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실시간 대전 게임 유저들을 위해 통화 간섭을 막아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기능들만 추가할 수 있다면 모바일 시장은 점점 확산되어 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스마트폰은 기기가 빨리 발전하고 있고, 현재 오래가지 않는 배터리와 관련한 문제도 차차 해결되겠죠. 결국은 모바일게임이 게임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스마트폰 게임에는 캐주얼한 퍼즐게임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쉽고 재미있는 전략게임이기 때문에 접해 보시지 않았다 하더라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실크로드 모바일은 레벨업과 전투만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자원을 획득해 친구들과 무역을 할 수도 있고,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점점 나아갈 수 있는 게임이죠. 실크로드 모바일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카카오 게임들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이 모바일 게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고연령층이 게임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대중적이지 않은 시대를 살아오셨기 때문에 낯선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과 만나서 즐겁게 노는, 그런 행복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