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나만 바라보고 달리는 스타트업에게 첫 게임은 어쩌면 회사의 존립을 결정할 단추가 될 수도 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면 수많은 난관이 고개를 들지만, 스타트업을 괴롭히는 가장 큰 난관은 무엇보다 불확실성이다.

'우리가 전부를 쏟아부은 이 게임이, 과연 뜰 수 있을까?'

그러나 누구도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덕분에 스타트업은 두 종류로 나뉜다. 정말 도박에 가까울 정도의 모험적인 시도를 결심하거나, 아니면 누구나 인정하는 안정적인 장르를 만들면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도입해 첫 발을 끊거나.

어떤 형태이건 간에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게임은 유쾌하다. 비록 완성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더라도 인디 게임 특유의 모험적인 시도와 독창성을 갖고 있으며, 대기업에서는 불확실성 때문에 시도를 하지 않는 독특한 게임들이 뛰쳐 나오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회사인 '엠트릭스(mtricks)'도 스타트업 특유의 도전 정신이 가득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솔직하게 말해 처음 내놓은 게임을 보고 해외 모 유명 게임의 짝퉁인 줄 알았는데, 5분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파티 플레이가 되고 도전해야할 던전이 있으며 유닛의 특성을 활용해야하는 전략의 맛을 추구한다.

엠트릭스가 현재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M2' 아직 이름도 정해져 있지 않은 이 게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성을 위한 소셜 전쟁 게임? 아니면 모바일 전략 PvP? 귀여움이 판치는 모바일 시장에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전략 게임. 어쨌거나 신선한 미들코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스타트업 분들의 제보 및 연락을 기다립니다.
※ 제보 및 연락처는 desk@inven.co.kr로 메일이나 간단한 소개 자료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스타트업은 기동((起動) 혹은 시동(始動)이라는 뜻 그대로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회사를 말한다. 뜬금없이 전쟁 냄새 물씬 풍기는 미들코어 급의 전략 게임을 들고 나타난 엠트릭스 역시 어떤 곳인지 알려진 바가 없다.

"프로젝트 M2의 개발팀은 6명인데, 예전에 프리프 온라인의 개발에 참여했던 분도 있고 소프트맥스에서 마그나카르타에 참여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일본 IP의 게임을 3년 정도 개발하다가 합류했습니다. 모두 10년 이상 MMORPG를 만들던 분들이고, 온라인게임처럼 2~3년 이상 즐길 수 있는 미들코어 이상의 모바일 게임이 목표입니다."

▲ 엠트릭스 한재순 PD
온라인에서 게임을 만들던 경력자들이 모바일로 오면 대부분 적지않은 고난을 겪게 되지만 엠트릭스는 의외로 빨리 적응을 마쳤다. 대신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온라인에서 차마 시도해보지 못했던 모험에 대한 열망이 모바일 게임을 만들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표님부터 개발자들까지 엠트릭스의 구성원들은 평범하기보다 독특하고 개성적인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온라인은 개발 기간만 수년이 걸리니 모험적인 시도조차 쉽지 않아요. 예전부터 실험적인 재미를 갖춘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모바일로 오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고 마음먹었고 그 결과가 프로젝트 M2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첫인상은 익숙했다. 소셜게임 같기도 하고, 전략 게임인 것 같기도 한 마을. 그런데 시연하고 있는 게임을 보니 360도 회전부터 PvE 전투 및 파티 까지, 뭔가 기존의 모바일 게임들과 다르다. 모바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식같은데 콘텐츠는 온라인 게임에 더 가깝다.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면서 익숙한 하복의 비전 엔진을 사용했는데, 시점이 고정되면 개발이 쉬워지겠지만 다양한 전략이나 재미를 위해 과감하게 마을 전부를 3D로 제작했습니다. 회전이 자유로우니 전투가 건물에 가리거나 터치를 막는 경우도 없고 컨트롤도 쉽습니다. 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마을을 자연스럽게 성장시켜 나가면서 다양한 병력을 생산하지만, 특정 몬스터들을 포획해서 전투에 이용하거나 PvE 맵의 보상으로 특별한 히어로 유닛을 얻을 수 있습니다. PvE와 PvP 모두 파티 전투가 가능해서 대규모의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점입니다."



※ 본문에 삽입된 스크린샷 및 원화는 현재 개발중인 버전으로 차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 마을을 지키는 병력들의 모습


▲ 4명이 파티를 이루어 던전을 공략하는 스크린샷. UI는 현재 제작중.



히어로 유닛은 특별한 방법으로 얻는 만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기획 상으로는 기본적인 능력치 자체도 뛰어난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고 체력 회복이나 아군의 공격력 증가 등 일반 병력에는 없는 다양한 부가 능력이 있다. 결국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

"일단 동화가 배경인 만큼 어릴때 동화속에서 보던 캐릭터들이 영웅으로 등장합니다. 다만 맵의 특징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영웅은 달라질 겁니다. 아직 개발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한국이라면 한국에 맞는, 중국이라면 중국에 맞는 영웅을 넣는 등 서비스되는 국가에 따라 다양한 영웅을 제공한다는 기획도 있습니다.

이런 영웅들은 소모성인 일반 병력들과 다르게 전장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성장의 요소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RPG의 요소가 들어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공략에도 영향을 줄테니 다양한 영웅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을을 발전시키고 병력을 생산해 다른 마을을 쳐들어간다. 여기까지는 전투가 도입된 전략이나 팜류 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프로젝트 M2는 특별한 히어로 유닛들을 얻을 수 있는 PvE 모드를 넣었고, 이런 PvE 맵들은 친구나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시연중 한재순 PD가 파티 찾기 버튼을 누르자 MMORPG의 던전 매칭이나 파티 매칭과 비슷한 알림창이 등장했고, 잠시 시간이 흘러 구성 인원이 채워지자 던전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M2는 모바일 게임이면서 MMORPG처럼 최대 5인의 파티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사냥터에 떨궈놓고 구경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데려갈 병력의 조합이나 내리는 위치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냥 달려가 깨부수는 것이 아니라 수리병을 보호하면서 다리를 고쳐야 깰 수 있는 던전도 있습니다. 만약 파티원이 수리병을 안 데려왔다면 거기까지 지원을 가야 합니다. 조작은 쉬워도 최소한의 고민은 필요할 겁니다.

최대 인원은 조절해보고 있지만, 파티 PvP 모드 역시 염두에 두고 개발중입니다. 현재 약 500 개체 정도의 유닛까지는 시험해봤는데 30프레임 정도 선에서 무리없이 돌아가더군요. 개발이 끝나고 최적화까지 되면 실시간 전략 게임 못지않은 대규모 전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몬스터들의 원화



한국에서 나오는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여성적인 아기자기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젝트 M2는 콘텐츠부터 콘셉까지 한국의 대중적인 취향과는 다르다. 기자가 게임과 로딩 화면을 보고 처음 떠올린 것은 한국이 아닌 북유럽.

완성도부터 디자인까지 어디를 살펴봐도 독특하다. 게임의 첫인상부터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개발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개성이 강한데, 과연 한국에서 이런 느낌의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까?

"콘셉이 동화지만, 아이들이 보는 동화는 아닙니다. (웃음) 게임 자체의 콘텐츠도 그렇고, 한국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기준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통 엘프하면 굉장히 예쁜, 일본에서 유래된 엘프를 떠올리죠? 저희는 오히려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 익숙한 엘프에 가깝습니다.

전형적이고 예쁘기만 한 판타지가 아니라서 한국에서 호불호가 갈릴거라는 점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저희가 노리고 있는 시장도 글로벌이었기 때문에 개성이라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올해 11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프로젝트 M2는 모바일 게임에서 출발했으나 PvP와 멀티에 방점을 찍은 게임이다. 현재 가장 집중해서 개발하고 있는 부분도 PvP 쪽이고 무엇보다 모바일에서 쾌적한 전략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엠트릭스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던 분들이 많아서 몇개월만에 반짝하고 끝나는 방식의 게임들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들때까지 꾸준하게 개발해서 완성도를 갖추고 몇년 이상씩 즐길 수 있는 그런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M2는 모바일에서 멀티로 전투하고 파티를 맺고 대규모 전투를 하고, 온라인 못지않은 콘텐츠를 갖춘 전략 게임입니다. 게이머분들에게 빨리 선보여드려서, 콘텐츠 자체가 차별화로 느껴지는 그런 멋진 모바일 게임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 개발중인 마을, 확대 축소 및 좌우 변환이 자유로운 3D로 제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