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0일), 경기콘텐츠진흥원은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지하 2층 국제회의장에서 모바일 게임 글로벌 진출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퍼니즌, 웹젠, 모노라마, 해피툭, B2게임즈가 발표를 맡았다. 이들은 인도, 독일, 브라질, 대만, 인도네시아 5개국에서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는 유명 퍼블리셔로서 국가별 트렌드 및 진출 전략 등 자사가 쌓은 노하우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본격적인 컨퍼런스에 앞서 경기콘텐츠진흥원 김창주 G-NEXT 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 많은 예산으로 지원 사업을 할 예정이다"라며, "특히 모바일 게임은 최근 한한령과 관련해 글로벌 진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천기누설에 가까운 다양한 전략과 노하우 공개될 테니 많은 기대 바란다"고 운을 띄웠다.

최근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해 움츠러든 한국 모바일 게임의 기회의 땅이 될 이들 국가의 트렌드 및 진출 전략에 대해 들어보자.



■ 퍼니즌 국순신 디렉터 "인도 시장 진출, G.I.M을 기억하세요!"

▲ 퍼니즌 국순신 디렉터

퍼니즌 국순신 디렉터는 그동안 인도에서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얻은 노하우와 팁을 공유했다. 우선 그는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한국에서 인도를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GDP 7위의 경제 대국임을 상기시켰다. GDP 7위의 경제 대국은 뭘 의미하는 걸까. 빈부 격차는 심할지라도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기회를 가진 나라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런 빈부 격차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스마트폰 보유자 수는 2억 명이 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나라 1위이기도 하다. 물론, 인도 모바일 시장은 전체 인구 규모로 봤을 때는 작은 편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할 때 게임 시장 매출은 7천억 원, 그중 모바일 게임은 3천억 원을 갓 넘을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도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과거 2004년 중국의 데이터와 2014년 인도의 데이터를 비교하면 놀랍도록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로 볼 때 향후 6억 5천만 명이 향후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개척의 땅이다. 이에 대해 국순신 디렉터는 "단순히 중국과 유사한 성장을 할 뿐만 아니라 중국을 뛰어넘는 거대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런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국순신 디렉터는 인도 시장 진출 팁을 G.I.M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G는 글로벌(Global)과 장르(Genre)를 뜻하는 말로 인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에 대한 소개였다. 앞서 인도는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 국내 개발사들이 진출할 때 게임 콘텐츠에 대해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인도는 이미 글로벌 모바일 게임의 격전지로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 월 60만에서 150만 다운로드가 발생한다. 또한, 장르로는 슈팅이나 레이싱, 퍼즐과 같은 단순한 게임이 인기다.

특히 레이싱 장르의 인기에 대해서는 인도의 열악한 교통 사정으로 인해 질주하고 싶은 답답한 마음이 게임을 통해 표출된 것 같다고 국순신 디렉터는 말했다.

두 번째인 I는 수입(Income)과 인터넷(Internet) 대한 부분이었다. 인도는 GDP 7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여전히 빈부 격차가 크다. 아울러 현금을 선호하다 보니 신용카드보다는 직불카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구글 마켓을 통해 가상의 재화로 결제하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대신 USIM을 이용해 결제하는 편으로, 인도에서 게임을 퍼블리싱할 거라면 이런 결제 체계를 이해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에 대해 퍼니즌이 인도에서 퍼블리싱 하면서 느낀 점을 얘기했는데, 네트워크가 붙는 순간 마케팅비는 2배가 되는데 잔존율은 절반에 불과하다며 효과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환경이 한국처럼 좋지 않기에 데이터 소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그는 용량(Memory)에 대해 설명했다. 인도는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다. 40MB가 넘으면 다운로드 가격이 비싸진다. 그렇기에 게임 용량이 20MB 이하일 것을 추천했다. 국순신 디렉터는 "단순히 소득 수준이 낮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한국 평균과 유사한 소득 수준의 인도 국민이라도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데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해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게임 용량이 작아야 함을 강조했다.



■ 해피툭 최정필 이사 "대만 시장 진출? 한국처럼만 해라"

▲ 해피툭 최정필 이사

해피툭 최정필 이사는 한국과 대만이 게임 산업에 있어 비슷한 생태계라고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대만은 한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인구이지만 게임 전체 매출은 8,000억 정도이고 세계 전체 시장의 15위이다. 이는 한국에 비하면 아직 확실히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전체 대만 인구의 47%가 게임을 즐기고 있고 게임 성장률이 높다는 점과 모바일 게임 매출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만은 게임 개발사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은 2015, 2016년에 유일하게 게임 플랫폼 중 모바일 플랫폼에서만 유저수 성장이 있었다. 모바일의 경우, 2012년 대비 약 2배 정도 성장을 했다. 2017년도에도 모바일 유저는 여전히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 유저를 포함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전체 게임 유저중 86%가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상당히 가능성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최정필 이사는 온라인 게임 유저가 모바일 게임 유저보다는 과금을 많이 하는 편이며, 과금과 무과금 비율은 33:67, 온라인 게임 유저 비율은 대략 6:4 정도로 남성이 비교적 높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특이한 점으로 온라인 게임에 비해 모바일 게임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비슷하고 여성 유저를 겨냥한 모바일 게임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게임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의 결제가 51.6%로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을 만큼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특이한 점은 편의점 문화가 잘 발달 되었다 보니 편의점 결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최이사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남녀 모두 RPG 장르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말하며, 댄스 게임이 꾸준히 인기 있고 마작, 포카 등의 보드게임이 다운로드는 미비하지만 의미 있는 매출을 보여주고 구글 스토어 기준으로 봤을 때 매출 기준으로 한국 대비 60~70%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게임 중에 랭킹에 있는 것은 세나, 모두의 마블, 레드 나이츠 등이 있고 리니지 레드,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 M에 대해서도 기대가 아주 큰 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만을 대표하는 3대 통신사 모두 LTE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만의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가 거의 한국 수준까지 따라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활성화가 가속화 될 것을 강조했다.



■ 모노라마 김창호 대표 "남미 게임 강국 브라질, 현재가 아닌 미래를 봐야할 때"

▲ 모노라마 김창호 대표

모노라마 김창호 대표는 남미의 게임 강국인 브라질에 대해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뭘까. 우선 브라질은 게임 시장이 매년 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2억이 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특히 모바일 기기 보급률은 인구수를 초과해 2억 8천만 대나 될 정도다. 하지만 이런 기반이 있기에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브라질은 1차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철광석이나 원유 등 원자재 가치가 하락하며 브라질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신용카드가 없고, 치안이 어렵다. 이는 곧 모바일 게임의 최대 장점이 가려지는 부분이다. 길거리에서도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모바일 게임의 장점인데, 브라질에서는 이러다간 도둑맞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브라질 시장에는 어떤 식으로 진출해야 할까. 이 의문에 김창호 대표는 자신들이 브라질에서 어떻게 게임을 퍼블리싱 했는지 그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모노라마의 브라질 진출 전략 첫 번째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이었다. 아직 한류 시장이 막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보니 일본, 중국처럼 활성화가 돼 있지는 않지만, 현재 약 20만에서 30만 명 정도의 고정 팬층이 있다고 김창호 대표는 말했다. 즉, 이런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게임을 내면 최소 20만에서 30만 명에게는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게 그들의 전략이었다.

두 번째로는 자체 서버다. 브라질은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고 시차도 무려 12시간이 넘는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자체 서버가 필수다.


끝으로 김창호 대표는 현재 브라질은 경제 상황이 어렵다보니 부분유료화 게임 보다는 결제를 하면 이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월정액제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자신들 역시 정액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B2게임즈 심상일 디렉터 "인도네시아 시장, BBM으로 출시하세요"


인도네시아에서 게임을 퍼블리싱 중인 B2게임즈의 심상일 디렉터는 인도네시아의 국민 메신저 BBM을 활용하라고 얘기했다.

BBM은 인도네시아의 국민 메신저로 회원 수만 무려 1억 1천만 명이 넘고, 일 평균 이용자가 6천만 명 이상이나 된다. 거기에 더해 BBM 전체 이용자 중 65%가 BBM을 이용해 게임을 즐긴다. 즉,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BBM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을 정도다.


실제로 B2게임즈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더 워'를 BBM으로 출시했다. 이를 통해 BBM 게임센터를 통해 유저들에게 자사의 게임을 알릴 수도 있고, 한때 한국 모바일 게임에서도 빼놓을 수 없던 친구 초대 기능 등을 통해 유저층을 늘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BBM으로 게임을 출시하면 끝인 걸까? 그렇지는 않다. B2게임즈의 심상일 디렉터는 "지금까지는 With BBM으로 서비스할 때의 장점을 말했다. 하지만 BBM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인도네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BBM은 분명 뛰어난 마케팅 수단이긴 하다. BBM을 통해 게임을 노출할 경우 유저 유입률만 볼 때 네이버의 4배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그게 다운로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유저들이 관심을 갖긴 하지만 하드웨어 사양이나 네트워크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2게임즈는 우선 '더 워'의 용량을 최소화했다. 설치 용량은 줄이고 대신 추가 다운로드를 하는 식으로 유도했다. 거기에 더해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저사양 옵션을 추가했으며,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 상황에 맞춰 현지화를 진행했다. 특히, 이슬람 문화권에 맞는 콘텐츠에 대해 심상일 디렉터는 "이슬람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현지인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게 제일"이라며, 자신들 역시 현지 직원의 피드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의 소득 수준이 다른 만큼,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도 인도네시아 소득 수준에 맞게 BM을 재구축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네트워크 환경이나 소득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타겟팅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이파이가 되는 환경일 때나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자사의 게임을 알리는 전략이다.



■ 웹젠 문선명 실장 "독일 및 유럽 시장, 콘솔 같은 모바일 게임이 대세"

▲ 웹젠 문선명 실장

웹젠 문선명 실장은 모바일 게임 진출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독일 및 유럽 시장의 특성에 대해 말했다. 바로, 전통적인 콘솔 게임 시장이라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독일 등에서는 모바일 게임도 콘솔 게임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한국, 일본, 중국처럼 스토리를 넘기고 무조건 캐릭터를 키우고 강해지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스토리를 보며 자유롭게 즐긴다.

거기에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한국 등과는 판이하다. 한국에서는 일하는 짬짬이 모바일 게임의 자동전투를 하거나 이동을 하면서 즐기곤 한다. 하지만 독일은 다르다. 일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고 그 외 시간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이기에 개인 시장에 콘솔 게임을 즐기듯이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하루 평균 플레이타임은 2~3시간 정도로 아시아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이렇듯 플레이타임이 적기 때문일까. 문선명 실장은 "그래서 그런지 독일이나 유럽 유저들은 돈으로 시간을 줄이는 BM에 익숙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BM이 독일 및 유럽에서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진다는 걸까. 문선명 실장은 그렇지는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유럽 유저들은 전체적으로 Pay To Win(P2W) 구조의 BM을 좋아하진 않는다. 이건 아무리 노력하고 전략을 세워도 결국 돈을 쓴 유저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한국 게임을 유럽에 서비스하려면 유럽 시장에 맞춰 BM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독일 및 유럽에 게임을 서비스할 때 명심해야 할 점은 BM만이 아니다. 바로, 자동전투 역시 신경 써야 한다. 유럽 유저들은 자동전투를 매우 싫어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게임 옵션에서 자동전투를 키고 끄는 옵션을 넣는 등 국가별 유저 취향에 맞출 필요가 있다.


독일 및 유럽 진출 전략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문선명 실장은 "현재 '용사는 진행중2'가 독일에서 소프트 런칭을 하고 있는데, 콘텐츠 및 서버 등 안정성을 검증하는 단계다"라며, 이어서 "이번 소프트 런칭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BM 등이 적절했는지 보완하고 이후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좋은 결과를 낸다면 향후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각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향후 유럽 서비스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