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RPG가 스마트폰 속으로 녹아들었다. 스퀘어에닉스의 '드래곤퀘스트8'이 지난 2013년 12월 스마트폰용 게임으로 출시된 것.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되면서 모든 조작이 터치로 이루어지도록 변경되었으며, 유니티 엔진을 통해 콘솔 게임 퀄리티 그대로 스마트폰 속으로 이식할 수 있었다고 한다.

9일부터 양일간 열린 '유나이트 코리아2014' 컨퍼런스에는 스퀘어에닉스의 개발팀이 참여, 스퀘어에닉스가 어떠한 회사인지, '드래곤퀘스트8'의 개발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스퀘어에닉스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소개했다.

기조강연은 크게 두가지 세션, 스퀘어에닉스가 펼치고 있는 사업 및 실적 등에 대한 비즈니스 부문과 '드래곤퀘스트8'의 스마트폰 타이틀로의 이식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비즈니스 부문은 스퀘어에닉스 마츠이 료마 프로듀서가 기술 부문은 하타 케이스케 테크니컬 디렉터가 담당했다.

[▲ 스퀘어에닉스 마츠이 료마 프로듀서]

스퀘어에닉스는 콘솔 게임은 물론이며, 모바일, PC, 아케이드 게임 역시 개발하고 있는 대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현재는 사업분야를 확장해 게임과 관련된 판매 및 출판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최상의 엔터테인먼트를 사람들에게 전하자'는 것이 스퀘어에닉스의 방침.

현재 스퀘어에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IP는 '파이널판타지'와 더불어 '드래곤퀘스트', '툼 레이더', '킹덤 하츠' 등이 있다. 간판 타이틀인 '파이널판타지'의 경우 시리즈 누적으로 전세계 1억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드래곤퀘스트'는 6200만장을 발매하며 가장 많이 팔린 게임 타이틀 2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발달하기 이전인 피처폰 시대부터 스퀘어에닉스는 모바일 게임시장의 가능성에 눈을 떴으며, 이에 피처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바(Java), Brew,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형식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2014년 3월 기준으로 스퀘어에닉스의 iOS 어플리케이션은 약 120개 이상이며, 안드로이드 앱은 80여개가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 싱글 다운로드를 통한 배포와 부분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배포 방식으로 나뉜다. 싱글 다운로드 형태로 출시되는 대표 타이틀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새로운 IP로 탄생된 고퀄리티 그래픽 모바일 게임들. 싱글 다운로드로 판매되는 게임 대부분이 일본어와 더불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를 기반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프리투플레이(이하 부분유료화)' 모델은 세계 게임 시장의 트랜드가 되었기에 스퀘어에닉스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다양한 부분유료화 게임을 출시했다고. 파이널판타지 IP를 사용한 새로운 타이틀과 드래곤퀘스트, 사가 시리즈 등이 부분유료화 게임으로 발매됐다. '확산성밀리언아서' 역시 그 중 하나였으며, 한국에서는 액토즈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마츠이 료마 프로듀서는 전했다.



최근 '드래곤퀘스트8'이 모바일 게임으로 일본 앱스토어에 출시되면서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스퀘어에닉스는 해당 타이틀의 소개에 앞서 '드래곤퀘스트' 타이틀 전반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드래곤퀘스트'는 일본 내에서 국민RPG라 불리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이다. 시리즈 첫 타이틀은 1986년에 제작되었으며, 현재 '드래곤퀘스트10'까지 출시된 상태다. 전 시리즈를 통틀어 글로벌 판매량은 약 6200만장에 달한다. '드래곤퀘스트'의 디자인은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가 담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된 '드래곤퀘스트8'은 2004년도에 PS2용 타이틀로 발매된 게임으로, 국내외 포함해 약 50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iOS와 안드로이드 두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현재는 일본 내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으며 가격은 27.99달러다.

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퀘스트8' 모바일 게임을 출시함과 동시에 '드래곤퀘스트 포털'을 출시했다. '드래곤퀘스트 포털'은 게임 정보 확인과 더불어 게임을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일종의 창구다. 일일히 검색해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포털'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마츠이 프로듀서는 말했다.


'드래곤퀘스트 포털'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포털 서비스 실시 3개월 만에 4백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 서비스를 개시한 첫 날에만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주가 지난 시점에는 35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물론 그 배경에는 '드래곤퀘스트1'을 기간 한정으로 무료 배포를 한 프로모션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래곤퀘스트 포털' 앱을 다운로드 받았으며, 스퀘어에닉스 측에서는 그만큼의 잠정적인 유저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향후 새로운 게임을 출시할 때 손쉽게 정보를 전달하고 홍보할 수 있게 되었으며, 400만명이라는 대규모 유저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된 것.

또한, 해당 앱을 설치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드래곤퀘스트'에 관심이 있는 유저층이기 때문에 프로모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고 스퀘어 측은 첨언했다.

스퀘어에닉스의 전반적인 사업 소개에 이어 '하타 케이스케' 테크니컬 디렉터는 지난 2013년 12월 발매한 '드래곤퀘스트8' 모바일 게임에 대한 설명과 모바일 게임 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유니티와의 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 스퀘어에닉스 '하타 케이스케' 테크니컬 디렉터]

하타 디렉터는 현재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포터블 콘솔 기기와 유사한 성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콘솔 타이틀을 모바일로 이식하기가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이식이 수월해졌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고민한 부분이 '콘솔에서의 감각을 모바일에서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일본 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멀티태스크적으로 기기를 사용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드래곤퀘스트8'의 경우 사람들이 손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게임을 세로화면으로 구성해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고.


나아가 게임의 메인 UI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 저마다의 플레이스타일에 맞추어 조작할 수 있도록 게임을 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유저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작업은 결국 게임의 수명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하타 디렉터는 말했다. 스퀘어에닉스는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스마트폰을 만지다보면 다양한 앱을 한꺼번에 구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하다가 음악 앱을 켜면 게임은 백그라운드에서 구동되며, 인터넷을 열면 게임과 음악앱이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돌아가는 것. 그래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축적되면서 메모리를 잡아먹고, 그 결과 게임이 종료되어 데이터가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

이에 스퀘어에닉스는 오토세이브 기능을 도입, 백그라운드에서 자동으로 종료가 되어도 게임 데이터가 자동으로 저장돼 어렵게 진행한 게임이 날아가버리는 것을 방지했다. '드래곤퀘스트8'의 경우 처음에는 이러한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으며, 많은 유저들로부터 피드백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후 신속하게 대응하여 '오토세이브' 기능을 도입, 리뷰 평점을 4.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마지막으로 하타 디렉터는 "스퀘어에닉스는 현재 유니티를 활용해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 및 개발하고 있다. 유니티의 가장 큰 매력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활성화된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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