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를 다녀온 기자의 솔직한 느낌을 유저 여러분께 보다 명확하게 전달해 드리고자 '취재후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보다 입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무엇이었나.

솔직히 게임 소개는 조금 뻔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의외의 부분에서 흥미가 당기더라고요. 마케팅 쪽이었습니다. 단순 온라인 골프 게임을 넘어, 현실 골프와도 여러가지 제휴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는 겁니다. 골프존이야 스크린 골프 시장에서는 독주 기업이긴 하나, '온 그린'을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내세우리라고는 솔직히 예상 못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볼게요. 네오위즈게임즈 김보성 사업부장은 "골퍼들에게도 게임을 알리기 위해 피망 사이트만이 아닌, 골프존 닷컴에서도 '온 그린'을 서비스할 계획이다."라고 운을 띄운 뒤 "게임 내 코인을 모아 골프존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온 그린'을 열심히 즐기면 포인트가 누적되는데, 이 멤버쉽 포인트를 이용해 실제 골프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더군요.

아울러, 정기적인 유저 간담회를 비롯한 '골프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실제 골프 활동을 진행하면서 유저와 게임사간 친밀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도 이날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오히려 이 쪽에 더 눈이 갔습니다. 뭐랄까, 골프 게임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가진 무기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되는지 잘 알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실제 골프에 별 흥미없는 유저에게는 메리트가 없을 수 있습니다만, 그게 게임 자체의 매력을 깎아먹는 것도 아닙니다. 게임도 제법 괜찮았어요. 이건 다음 파트에서 이야기할게요.


실제 골프와 '온 그린'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다양한 방안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 "이건 정말 대박이다!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게임이 아냐. 안하면 손해" 수준인가?

아직 출시 안된 게임입니다. 저도 안해봤고요. 당장 게임이 이렇다저렇다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현장에서 공개된 플레이영상, 그리고 발표자가 보여준 PT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소감 정도는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단, '크라이엔진3'를 채용한 만큼 배경 그래픽은 괜찮은 수준입니다. 아니, 이정도면 뛰어난 편이죠. 기본 맵을 설명할 때는 '청명함', 야간 맵을 언급하며 '고요함'을 강조했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 납니다. 또, 계절을 테마로 맵을 디자인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분위기 연출에 무척 신경을 많이 썼더라고요.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산을 테마로 한 맵이었습니다. 설산이었는데, 고산지대라는 느낌을 무척 잘 살렸어요. 개발진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죠. 그들은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필드를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콘셉트에 딱 맞는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누가 험준한 산악 지대에서 골프장 만들고, 골프 치러 가겠어요?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무조건 불가능하다' 정도는 아니거든요. 특정 구역에서 중력이 뒤집힌다거나 하늘에 떠 있는 용이 공을 낚아채 반대 쪽으로 던진다던가 하는 '완전 비현실' 수준은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막상 보기는 어려운, 딱 그런 맵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기자간담회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에 무척 신경썼다고 말했고 실제로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꽤나 시간도 투자했습니다만... 글쎄요. 기존에 있던 리얼 골프 게임과 비교해 압도적인 느낌은 없었습니다. 깔끔한 수준이지 '역대급'은 아니에요. 뭐,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으니, 여러분께서 메인 기사를 보고 판단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래픽, 사실성 모두 잡는다!' 온라인 골프게임 '온 그린' 31일부터 1차 CBT


'온 그린' 개발진이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 보여주는 산악 지형 맵

흠, 골프 게임에서 볼 수 없었다고 말하기엔...


3. 온라인 골프 게임, 전성기 다시 올까?

제 기억에 온라인 골프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적은 '팡야'와 '샷온라인'이 한창 활동하던 때였습니다. 특히, 캐주얼한 게임플레이와 귀여운 캐릭터를 무기로 한 '팡야'는 전성기 시절, 온라인 게임 순위에서도 상당히 높은 위치를 차지했어요. 지금은 하는 유저만 하는 게임이 되었지만, 어쨌든 골프 게임도 성공 가능성이 분명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 작품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팡야'의 성공 이후 캐주얼과 리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온라인 골프 게임이 출시되었지만, 대부분 서비스 종료를 면치 못했죠. 그나마 살아남은 작품들도 즐기는 유저가 많다고는 말 못하는 게 현실이고요.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 기존 스크린 골프 시장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척 신경쓰고 있다는 점, 그들의 계획이 단물 쪽 빼먹고 버리는게 아닌, 상당히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게 많다는 점은 이 게임의 성공 여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렵다는 것은 개발진도 인정하고 있었지만, 기막힌 반전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최소한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알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제가 이런저런 게임 리뷰 쓰면서 항상 하는 말인데요. 전 솔직히 이 게임이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은 서양이나 일본과 달리 온라인 게임이 무척 발달한 곳입니다. 하지만 선택권이 별로 없어요. 게임 종류는 무척 많지만, 정작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상당히 좁은 편입니다. 나른한 일요일 오후, '이런 게임이나 한 번 해볼까' 생각하는 유저들이 부담없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조금이나마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