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보다 값진 지식은 없다. 본인이 경험할 수 없다면 타인이 경험한 사실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게임 기술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논의가 이루어지는 'KGC 2014'에서도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격한 빙하기를 맞이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북미 및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남미, 동남아시아 시장에 이르기까지 진출국의 범위는 확대되고 있으나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시장규모나 산업 현황에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실패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이에 중앙대 최용석 교수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게임 해외진출 성공전략'이란 주제로 자신이 직접 인도네시아에서 퍼블리싱 했던 경험을 여러 청중에게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 중앙대 최용석 교수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종교문제입니다. 다행히도 인도네시아에는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종교 때문에 게임을 배척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그들의 생활 관습은 고려해야 하는데,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하루 3번 기도를 올리는 등의 실생활은 존중해줘야 합니다."

- 인도네시아는 3억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다. 여느 동남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총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인구가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력이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선정하고 진출하는 게 올바른 전략이다.

- 영어를 하지 못하는 인구가 대부분이라 반드시 현지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에는 인도네시아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인력이 없어서 현지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하므로 일정관리를 제대로 해야한다.

- 일정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짓말이 어느 정도 통용되기 때문이다. 실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업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 거짓말이 통용되는 것이 사회 분위기이기 때문에 현지 직원들의 일정을 관리하고 업무 프로세서를 정리하기 위해서 일정관리가 중요하다.




- 인도네시아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한 장벽은 매우 낮다. 등급제도라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단히 많은 게임들이 시장에 나와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 중국의 거대 자본이 게임 퍼블리싱 계약만 맺어 놓고 여러 변명을 둘러대며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는 이미 나와 있는 게임으로 수익을 충분히 올리려고 하는 일종의 꼼수이므로 경우이므로 퍼블리싱 계약을 맺을 때 주의해야 한다.

- 창업 과정에서도 주의해야 할 점이 존재한다. 창업에 필요한 등록과정은 관리자에게 뒷돈을 찔러줌으로써 대부분 손쉽게 해결된다. 그래서 브로커가 활개 치고 다니는데 반드시 브로커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은 한국인 브로커에게 입는 피해가 대부분이므로 현지 사정을 어느 정도 인지한 후에 창업을 실행해야 한다.

"규제가 전혀 없는 나라에요. 게임뿐만이 아니에요. 와르넷(인도네시아 PC방)에서 5살짜리가 담배를 피우면서 오디션을 하는 나라에요."

-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회선은 한국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하다. 클라이언트를 다운받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패치를 진행할 경우 패치 시간 때문에 유저 이탈이 일어난다.

"와르넷에 USB를 들고 다니면서 일일이 설치해줘야 합니다. 클라이언트도 패키지 게임처럼 일일이 집으로 배송해줘야 하고요. 한국에 이미 있는 게임을 들고 간다면 패치를 하지 말고 기존 패치 내용을 한데 모아 시즌1, 시즌2 형식으로 서비스해야 인도네시아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절대로 한국을 생각하면 안 돼요."




- 인도네시아는 영국, 호주 다음으로 페이스북 이용자가 많은 나라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마케팅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다수의 계정을 생성해서 매크로를 이용해 '좋아요'를 눌러놓고는 스스로 빅마우스(영향력이 강한 사람)인 척해서 마케팅 비용을 받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절대로 남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말고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세요. CJ의 '모두의 마블'이 스스로 브랜드화 시킨 좋은 예 입니다. 빅마우스를 통한 마케팅을 할 바에는 미녀 모델을 사용해서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퍼지게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 인도네시아의 결제 구조는 매우 특이하다. 이는 전체 인구의 1~2%만이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특수성에 기인하는데, 계좌가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도 없다. 인도네시아의 결제는 PP 카드(선불 카드)로 이루어진다. PP 카드를 이해하는 것이 인도네시아 진출의 핵심이다.

"문제는 PP 카드사들의 20%가 넘는 수수료 입니다. 자체적으로 PP 카드를 만들어도 유통 문제에 부딪히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 그 외에 특수한 경우도 존재한다. 포커, 훌라와 같은 도박 종류의 게임인 경우 서버가 해외에 있다면 불법은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제재당하기도 한다. 특히 이슬람 사원에 있는 청년들의 입김은 곧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