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저녁 상명대학고 서울캠퍼스 아트센터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와 상명대학교가 협력해 개설된 PS클래스 강의의 기념행사인 PS클래스 피날레가 열렸다.

PS클래스는 상명대학교와 SCEK의 협력으로 상명대학교 2014년도 2학기 3학점의 정규과목으로 개설되었다. 해당 수업에서는 소니의 주력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 등을 활용해 소니의 게임과 게임전반의 역사, 게임의 개발과정과 사회적 인식 등 각종 게임관련 교육이 이루어졌다.


금일 행사에는 12월 19일 오늘로 마지막 15회차 수업을 마지막으로 종강을 맞는 PS클래스의 한학기 결산과 학생들의 과제 시연, 우수학생 시상 및 유명 격투게임 '철권' 시리즈의 주요 개발자인 하라다 프로듀서의 특별 강연 등이 준비되었다.



축사 및 우수학생 시상식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과 함께 그간 PS클래스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힘을 써온 두 사람, 가와우치 시로 SCEK 사장과 이대웅 상명대 부총장이 축사와 소감을 밝혔다.

▲ 상명대학교 이대웅 부총장

먼저 이대웅 부총장이 무대에 올라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그렇게 즐겁게 수업을 듣는걸 처음 봤다. 평소에 다른 수업에서는 졸거나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하곤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앞으로도 이런 산학협력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이어 SCEK의 가와우치 시로 사장이 나서 PS클래스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가와우치 시로 사장이 무대에 오르자, 관중석 곳곳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 SCEK 가와우치 시로 사장

가와우치 시로 사장은 "이렇게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즐거운 체험을 제공할 기회를 얻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평소에 PS클래스를 진행하는 동안 여러분이 많이 호흥해주셨고, 총 15번의 강의 중 1회에 제가 참석해 보았을 때에도 매우 반응이 좋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에 소프트웨어 단과대학이 생기고, PS클래스가 상명대에 생겼다. 이렇게 공부와 놀이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 PS클래스는 단순히 플레이스테이션 뿐 아니라 게임의 역사, 인디 게임에 대한 지식 등을 전문가들이 나서 직접 교육했다. 한정된 분들만 PS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었지만, 최소한 그분들은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을거라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PS클래스는 오늘로 막을 내린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러한 플레이스테이션의 노력과 컨셉을 알아주셨으면 하고, 많은 기회의 장을 만들고 싶다. 다양한 형태로 소통을 더 해나갈 것이니,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SCEK는 여러분과 함께 멋진 미래(すばらしい みら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말을 마쳤다.


다음 차례로, 학생들의 기말고사 과제이자 PS클래스의 최종 목표인 학생들이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해 생각 하는 것을 각자 표현하여 만든 영상을 상영했다. 총 3개의 제각각 독특하게 표현한 단편 영화가 선보여져,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어 PS클래스 우수학생 시상을 시작해, 5위부터 1위까지 PS4 본체와 그 주변기기가 상품으로 주어졌다. 시상은 SCEK 가와우치 시로 사장과 상명대학교 이대웅 부총장이 맡았다.

수상한 학생들에게는 각각 PS4 본체와 PS eye 카메라 동봉 패키지, PS비타TV, PS비타 등이 증정됐다. 이어 수상자 인터뷰에서는 "PS클래스가 우리학교에 생겼다고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는데, 기대한 만큼 유익하고 즐거웠던 수업이었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게임들을 소개 받았는데 '인퍼머스: 세컨드 선'이 매우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PS4를 받게 되어 좋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게임 개발에 가장 힘든건 인간관계다" 하라다 PD의 철권 이야기


▲ 반다이남코 하라다 가츠히로 프로듀서

시상식이 끝나고 빈 무대에는 하라다 가츠히로 PD가 홀로 올랐다. 하라다 PD는 본격적인 특강에 앞서 "여러분의 열광적인 반응이 참 놀랍다. 마치 소니에 세뇌가 된 것이라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일본에서는 이러한 기회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경험에 학점까지 받을 수 있다니, 정말 좋은 시대를 맞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 세대는 게임을 하기만 해도 부모 세대에게 혼나기 일쑤였다."고 말을 이었다.

하라다 PD는 자신의 20년 가량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운을 떼고 강연을 시작했다.


■ '철권'과 '플레이스테이션'

'철권' 시리즈는 그동안 약 4400만장을 판매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철권'의 가정용 버전 유저는 약 90%가 일본과 한국 외 지역에 있다. 미국과 유럽이 약 반정도씩 점유하고 있다. 반대로 아케이드용 버전은 90%가 한국과 일본,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유저들이 점유하고 있다.


최초의 격투게임은 2D에서 시작했다. 2D에서 3D로 넘어갈 때 1989년, 아케이드 게임으론 최초로 3D 폴리곤을 도입한 게임이 나왔다. 이어 '릿지레이서', '버추어파이터' 등 3D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게임들이 만들어져왔고, 1994년 최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나오며 더 가속화됐다.

당시 격투게임은 일종의 벤치마크였다. 격투게임을 통해 각 개발사의 개발역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당시 메모리가 제한되어 있었기에 각각의 애니메이션을 제어하고, 라이팅, 텍스쳐 등의 기술과 고속 60프레임 처리 기술이 들어가는 등, 격투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회사는 개발력이 높다고 평가받던 시대였다.


또 당시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더 성능이 좋았다. 때문에 아케이드 게임을 가정용으로 이식하는게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철권'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아케이드와 가정용 게임기를 모두 상정하고 이식을 전제로 게임을 개발하게 되었다. PS1 당시의 기판은 System11 이었다. 이를 만드는데 남코와 소니의 많은 협조가 있었고, 그 때문에 가능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등장이 개발에 크게 영향을 끼친 부분은, 오히려 미술적인 부분보다는 코스트 측면에 있다. 당시 남코에는 2배 가량 성능이 좋은 아케이드 기판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판이 매우 비쌌다는 것이다. 몇백만원 가량의 가격을 자랑했고, 이 기판에 맞추어서 게임을 만드는 개발과정에서만도 관련해서 억대의 비용이 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가 나오면서 이러한 개발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이 있다면 인디 게임을 제작하듯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보다 싸게 대량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니에게 감사한 부분이다.



■ 게임 개발의 어려움에 대해

여러분과 이야기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는 게임을 개발할 때 실제 현장에서 어려움을 느낄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다.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과연 게임 개발에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는 각각의 회사, 각각의 환경, 나이, 플레이한 게임 등에 따라 전부 다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그만큼 이번엔 제 경험에 따라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많은 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기술적 문제, 개발 비용, 경쟁사 등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어려운 것은 인간관계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여럿이서 하나의 일을 이루려고 하면 필수적으로 따르게 되는 고민이다.


핵심은 그것이다. 이렇게 많은, 매우 많은 인력으로 게임을 개발하며 어떻게 관리하고 완성품을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철권'만 해도 단 두명이 대결하는 게임의 장면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100명이 넘는 인원이 수십가지 요소를 만들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게임 개발 환경은 다르다. 과거는 소수의 천재가 게임을 만들어 냈지만 현재는 대규모 인원이 꾸준히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만들어낼 수 없다. 최소 20명에서 게임에 따라 100, 200, 많게는 500명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앞으로는 카리스마있는 영웅 하나가 주목을 받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도 그러하다. 현재의 게임은 제작 시기만큼이나 발매 이후가 중요하다. 각종 매니저 직군이 그 예다. 여러분은 이 직군이 단지 서포트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말로 중요하다.

개발 전체의 프로세스에서 어느 것이 먼저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완성되어야 하는지 관리하고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또 게임의 운영과 관리를 해나가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데이트 주기를 정하는 등 여러가지 업무를 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프로세스 ,운영,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게임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덧붙여 의사 결정에서 근본적으로 민주적인 방법을 따르되, 경우에 따라 강한 리더 한명의 결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게임 개발에서 아주 강한 리더가 있을 때 두가지 종류의 결과가 나온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훌륭한 작품이 나오거나, 아무 것도 안되는 졸작이 나오거나. 요지는 무조건 한명의 고집이 옳은 것이 아니라, 때로는 비전있는 강력한 리더의 결정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썸머레슨'과 HMD(Head Mount Display)

'썸머레슨'의 초기 단계 테스트에서는 카즈야를 이용해 사내 테스트를 했다. 그때 당시는 반응이 별로였다. 재미가 없었고... 때문에 당시에는 잠시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번 최초 공개 때 반응을 보고 자신을 얻었다.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포함해 HMD 시장은 5년내로 1조1천억 시장이 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다가오는 이 HMD의 충격은 과거 2D가 3D로 바뀌던 시대의 것과 같다. 그때 나는 '철권'을 만들어 3D를 리드했고, 이번 역시 그럴 수 있는 기회였다. 때문에 바로 돌진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처음으로 생겨나면 우선 두려워 한다. 과거의 소설, 만화, 사진, TV, 영화가 그랬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 였다. 게임을 하면 모두가 바보가 된다는 둥, 그런 이야기를 했다. HMD 역시 마찬가지다.


HMD에 관해 게임업계가 가지는 두려움은 베이스가 없는 신흥 시장이라는 점이다. 전혀 보급도 되어있지 않고, 시장 형성도 되어있지 않아, 이를 만든다고 했을 때 선뜻 투자를 하는 곳이 없었다. 기존의 업체 입장에서는 기존에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 그것이 현대 게임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더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항상 있다. 이 수업을 받은 여러분은 그 두려움을 이기고 나아갔으면 한다. 이 새로운 기술은 우리가 더욱 더 진행해 나가야하고, 우리가 한발 더 내딛을 때라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런 가상 세계에 대해 여러분이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첫발을 내디딜 용기도 필요하다. 물론 약간의 돈도(웃음).


■ 질의응답

강연이 끝나고 하라다 PD는 한국쪽 캐릭터 컨셉에 대해 현장의 유저들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했다. 택견을 사용하는 신규 캐릭터에 관해 그 성별과 설정에 대해서 재미있게 의견을 받았다. 이어 짤막한 Q&A 시간을 가졌다.



Q. 하라다 PD는 PS4 게임 중에 어떤걸 가장 좋아하나? 그 이유는?

A.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라... 그런건 아직 PS4로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썸머레슨'이 나오면 그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여러분도 '썸머레슨'이 나온다면 꼭 PS4를 사게 될 것이다. 굳이 다른 회사의 게임을 뽑는다면 '콜오브듀티: AW'를 지금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좋은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수년 간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하고 있는데, 제작자 입장에서 SNS를 통한 유저 커뮤니케이션이 도움이 되나?

도음이 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게임을 발매하고 나서 지금까지는 게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메일과 담당 부서 등을 통해 회사 창구를 통해야 전달이 되서 시간이 매우 많이 걸렸다. 하지만 트위터는 리얼타임으로 전해주니 개발자가 빠르게 알 수 있었다. 그게 제일 크다.

게임 개발에서 항상 다수결로 정하는 것 같지만, 물론 그런 것도 많지만 의외로 SNS 에서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가 크게 작용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 계속 마음 속에 남아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판단을 내려야할 때,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었지 하는 식으로. 물론 불만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어 악영향을 받을 때도 있다. 분노에 차 휴대폰 던질 때도 있고(웃음)


Q. 다음번 철권 신작에는 한국 캐릭터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방금 전 유저들에게 질문했던 내용이다. 1년 전 한국 캐릭터를 계획했는데 지금은 일시 중지중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시안이 나왔을 것이다. 이번 TGS에서 만난 한국 유저와 관계자에게 여성 캐릭터 별로다! 등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서 중지를 한 상태.

지금부터 발매까지는 시간이 맞지 않지만, 업데이트 때에는 추가될 가능성있다. 추가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신규 캐릭터보다, 기존에 있는 두명의 한국 캐릭터의 인기를 높이는게 고민이다. 한국 분들이 화랑 별로 안좋아한다. 인기를 어떻게 올릴지가 고민이다. 화랑의 인기를 더 높였으면 좋겠다.


Q. PS VITA 버전 철권을 개발할 의향이 있나? 또 '철권VS스트리트파이터'도 VITA버전 개발중인지?

비타는 게임을 개발하기에 의외로 어렵다. 쉽지 않고, 하고는 싶은데 개발비도 많이 드는 편. VITA버전을 원하는 유저 반응이 많다면 모르겠지만... 현장 반응도 미묘한 것 같다. 비타가 최근 일본이나 한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서 많이 팔리고 있어서 지금까지처럼 무시할 수 없고, 일본에 가져가서 생각해볼 이야기가 아닌가. 지금은 여기까지 말할 수 있겠다.

철권 대 스파는 비타 버전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데 지금은 중지 되어 있다. 이걸 내놓아도 여러분도 곤란하고. 캡콤 프로듀서와 여러가지 새로운 전략을 구상 중이다. 그게 잘될 수있으면 선보일 수 있을 듯하다.


Q. HMD가 10년 안에 대중화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강의에서도 이야기했만, 늦어도 5년 이내에는 코어게이머를 중심으로 플레이될 것 같다. 향후 10년이라. 10년 뒤에는 되돌아 보았을 때 또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크기가 크지만 그때는 망막조사 등 신기술을 선글라스 정도의 디바이스가 될거라고 예상한다.

그때는 코어 게이머 말고도 일반 유저들도 가능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던, 가상 여행을 가던, 병원에서 가족과 가상 면회를 한다던지. 게임 이외의 용도로도 매우 많이 사용되어 보편화, 일반화 될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질문이었다.


하라다 PD의 강연이 끝나고서는 추첨을 통해 경품을 나누어 주었다. 상품으로는 PS3판 철권6의 한정판과 PS4 등이 주어졌다. 모든 상품은 하라다 PD의 친필 싸인이 되어 있어 의미를 더했다. 다음으로 하라다 PD와 부총장, 가와우치 시로 사장과 함께 PS클래스를 함꼐한 상명대학교 학생들의 기념촬영이 있었다. 이후 하라다 PD의 사인회를 마지막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