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디펜스 장르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원이 모이고, 모인 자원으로 병력을 생산해 반대편에서 몰려나오는 적들을 상대하고 최종적으로 적의 기지를 파괴한다. 난이도나 밸런스 조절, 전략적 요소 역시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기에 같은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에게 캐릭터 디자인의 독창성이나 세계관 외에 색다른 매력을 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스타2015현장에서 공개된 4:33의 신작 라인디펜스 게임 ‘이터널 클래시’ 역시 동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해봤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자원이 모이면 상황에 맞게 전방에서 공격을 맞아줄 탱커, 후방에서 딜링을 담당할 원거리 딜러 등 필요한 병력을 생산, 반대편 기지에서 나오는 적들을 막는다.



기존 라인디펜스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조작이 ‘모이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적의 유닛을 뽑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터널 클래시에는 직접 전차를 조작해 추가 피해를 입히는 것 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차의 공격이 생각보다 강력해 공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 또한,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적의 속성에 맞춘 팀 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 스테이지별로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전투의 템포는 굉장히 빠른 편이다. 별다른 준비시간 없이 바로 유닛들이 생산되고 격돌한다. 스테이지 하나를 공략하는데 걸린 시간은 2~3분 정도. 원래는 상대 유닛을 보고 상황에 맞는 유닛을 뽑아야 하지만, 짧은 시연 시간 안에 상성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기에 시간이 더 걸린 것을 감안하면, 그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세세하게 표현된 유닛과 조금 과하다 싶은 타격 이펙트 각각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지만, 둘 간의 시너지가 나빠 전투가 정신없이 진행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장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사실 전투 상황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일곱 종류의 유닛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전투 상황에서의 위치가 겹쳐 어떤 유닛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고 유닛을 구분할 수 있다면 해결되니 그다지 큰 단점은 아니다.

이터널 클래시에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생산할 수 있는 병력의 종류가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스테이지를 거듭하고 레벨이 올라 새로운 캐릭터를 얻어 배치하는 방식의 일반적인 라인디펜스 게임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병력의 속성을 바꿔가며 전투를 이어간다. 각 속성은 스테이지를 공략하며 장비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얻을 수 있다. 속성간의 상성 파악은 스테이지 공략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 뽑을 수 있는 유닛은 7종으로 정해져있다.


때문에 기존의 캐릭터 중심 디펜스 게임에 비해 보다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속성 지정은 유닛별로 다르게 할 수 있어 선택권이 넓어진다. 전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했던 구성이라 해도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약체일 수 있다. 상대의 전략과 팀 구성을 알고 그에 맞춰 내 팀을 구성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유저 간 대결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단순히 고등급 고효율 유닛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진’의 개념인 거대전차 역시 게임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단순히 유닛을 뽑는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전차의 스킬을 사용해 전투에 관여할 수 있어 생각할거리가 많아진다. 전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킬은 강력하지만 그만큼 대기시간이 길다. 사용 가능할 때마다 써버리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손을 놓아야 할 수 있다.

▲ 각각의 특성을 잘 활용해야 수월한 공략이 가능하다.


지스타 현장에서는 플레이하지 못했지만 이터널 클래시에는 단순한 스테이지 공략 뿐 아니라 다른 유저와 함께 공략하는 월드보스, 위로 올라갈수록 더 높은 난이도와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수호신전, 공성전 개념의 명예대전과 PvP 역시 제공한다. 각 모드의 플레이 방식도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니라 탑을 건설하고 부순다거나 정해진 유닛이 자동으로 전투를 벌이는 등 차이가 있다.


라인디펜스 장르는 간단해 보이지만 오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흐름으로 전투를 이끌어 갈 것인지, 적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팀을 구성하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자원을 소비하며 병력을 뽑는 것은 ‘결과’에 불과하다. 단순함 속에 복잡한 전략을 담고 싶은 유저라면 이터널 클래시가 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