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버에 단 한 자루밖에 없었던 '+9 생명의 단검'이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

어제 17시경, 리니지 조우 서버의 '앤드오***' 유저는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생명의 단검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시하여 전형적인 거래 사기 수법에 당해 +9 생명의 단검이 사기꾼에게 넘어갔다고 알렸다.

생명의 단검은 리니지 역사에 있어서도 의미가 남다른 아이템이다. 지난 2001년 8월경, 인천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환자가 희귀 혈액형인 RH-0형의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환자의 지인이 게임 내 채팅창과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급박한 상황을 알렸고, 많은 유저들의 도움으로 혈액 수혈자를 찾을 수 있었다. 당시 게임 커뮤니티의 순기능으로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사례였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혈액을 수혈한 조우 서버 유저에게 감사패와 함께 전 서버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을 증정했는데 그 아이템이 바로 생명의 검이다.

그랬던 생명의 검이 수년이 지나 얼마 전, 전설 무기인 집행검 급으로 리뉴얼 되었고, 명칭도 '생명의 단검'으로 바뀌었다. 공격력과 옵션이 크게 상향되었고, 더 공격 속도가 빠른 단검으로 바뀌는 등 값어치가 급증했다. 현재는 이벤트로 약간의 물량이 풀린 것으로 보이나, 안전 인챈트가 +6이라는 점에서 +9 생명의 단검은 사실상 전 서버에 단 한자루밖에 없는 것이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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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오***'가 인증한 +9 생명의 단검


뒤늦게 생명의 단검의 값어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 유저는, 스크린샷으로 +9 생명의 단검 소유를 인증했고, 아이템 구매 의사를 밝힌 사람에게 팔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기가 발생했다.

사기 수법은 일반적인 계좌 사기 사건과 유사했다. 문자 메시지로 허위 입출금 내역을 발송하는 형태였던 것. 거래 당시 친구의 계좌 번호를 알려줬었는데, 허위로 조작한 45,000,000원의 입금 문자를 받아본 뒤, 이 문자를 사실로 여기고 입금 내역을 조회해보지 않은 채 게임상 거래 시스템으로 +9 생명의 단검을 넘겨준 것이다.

뒤늦게 입금 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구매자에게 재차 전화했으나, "어? 입금했는데요. 잘 확인해보세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더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생명의 단검의 소유주였던 '앤드오***'가 남긴 글


이에 해당 유저는 엔씨소프트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한 곳에서 장시간 접속했기 때문에 해킹으로 간주할 수 없고, 또 채팅 로그도 없어 사기로 간주할 수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현재 사이버 수사대에 진정서를 넣어 수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