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주식회사 브랜든 그린

'배틀그라운드'으로 배틀로얄 장르의 대중화를 이끈 브랜든 그린(Brendan Greene)이 배틀그라운드 개발 일선에서 떠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ARMA' 시리즈의 모드에서 'H1Z1' 그리고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까지, 그는 그동안 집중해왔던 배틀로얄 장르에서, 이제 전혀 다른, 새로운 멀티플레이 경험을 담을 신작을 준비 중이다. 신작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임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암스테르담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브랜든 그린.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와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소감을 간단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전 세계 배틀로얄 붐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를 떠나 이제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먼저 그간 걸어왔던 과정을 돌이켜본 소감부터 들어보고 싶다.

지난 3년간 성취해온 것들이 자랑스럽다. PUBG에서 멋진 팀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그리고 우리의 노력이 성공적인 게임과 더 나아가 배틀로얄 e스포츠의 튼튼한 기반이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내 꿈이 이루어진 기분이었다.


장르의 창시자인 만큼, 배틀로얄 시장의 현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르가 확장되고 진화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처음 게임 모드를 만들었을 때는 (배틀로얄이) AAA게임 타이틀에 포함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배틀로얄은 다른 스타일과 게임 장르가 융합될 수 있는 여지와 가능성을 가진 콘셉트다. 앞으로 다른 개발자들이 이 가능성을 가지고 어떤 꿈을 꿀지 정말 기대가 된다.


수많은 배틀로얄 게임이 출시됐지만, 대부분 슈터 중심으로, 개인적으로는 배틀그라운드의 그늘을 크게 벗어난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배틀로얄의 창시자로서, '이런 배틀로얄 게임이 나오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콘셉트가 수많은 게임 스타일과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을 만한 변형과 조합은 분명 많을 거다. 한가지 꼽자면, 개인적으로 언제나 큰 칼을 들고 하는 배틀로얄이 조금 미친 것 같으면서도 재밌을 거라 생각해왔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배틀로얄2를 만들 생각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아예 새로운 장르를 만들 계획인가.

내가 정말로 배틀로얄 장르를 그만둘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 삶에 있어서 지금까지 중요한 부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한다. PUBG 스페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 이에 대해서 아직 공유할 수 있는 정보는 없지만, 다시 개발하면서 바삐 일하게 될 예정이고,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알릴 당시 온라인 공간에서의 '상호작용'과 '연결'을 강조한 바 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이나 예시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아직 팀을 구성하고 있고, 초기 단계기 때문에 발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새로운 게임플레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시도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이런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을 다양한 인재들을 영입하고자 한다.


신작도 PUBG처럼 슈팅이나 전투 중심의 게임일까?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담은 프로젝트였다. 새로운 부서에서는 전혀 무관한 것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지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지만, 발표할 수 있는 것이 생기면 공유하겠다.


배틀그라운드가 워낙 큰 성공을 거뒀기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재밌게도, 오히려 반대다. 지난 몇 년간 나 자신 스스로도, 창의력 부분에서도 많이 성장했다. 우리는 엄청난 성공을 경험해봤고,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 경험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함정이 될 수도 있다. 과거에 갇혀 그 속에서 안주하고자 하는 유혹이 있으니까.

새로운 아이디어에 집중할 때는 제대로 된 마음가짐을 갖고 임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다른 히트를 쳐야한다고 부담을 가지거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물론 언제나 그러고 싶지만. 오히려 지난 몇년간 내 머릿속을 시끄럽게 하던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장르 혹은 게임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정말 좋은 타이밍에 물어봐 줘서 고맙다! PUBG 스페셜 프로젝트 편지에서 언급했듯이, 암스테르담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드디어 다시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나는 언제나 슈터 게임의 열렬한 팬이었고, 내게 맞는 장르였다. 최근에는 ‘배틀필드1’을 다시 해보고 있다. 난 언제나 배틀필드의 코어 플레이와 경험을 좋아했고 오랫동안 프랜차이즈의 팬이었다. 그 외에, '갓오브워'도 해보려 한다. 작년에 못해봤는데, 자리에 앉아서 진지하게 플레이해보고 싶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전세계 대형 게임사에서 수많은 영입 제안을 받았을 텐데, 여전히 펍지 주식회사 소속으로 근무 중이다. 펍지만의 장점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 같은데, 설명해줄 수 있나.

간단하다. 펍지 주식회사는 처음부터 나의 집이었다. 펍지는 나에게 팀을 주고, 배틀로얄 게임에 대한 나의 비전을 믿어줬다. 나의 좋은 친구, 김창한 대표의 지도력 아래, 우리는 그동안 성장해올 수 있었고, 정말 대단한 것들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 번 그는 내게 나의 꿈을 좇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신규 프로젝트 연구개발의 마감 기한이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브렌든 그린의 신작을 기다리는 전세계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그만큼 길이 어디로 이어져 있을지, 잘 모르겠다. 준비되는 대로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한번, 유저들에게 보여줄 멋진 것들을 만들기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