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막 슈팅과 로그라이크의 조합은 더 이상 색다른 먹거리가 아니다. '아이작 시리즈'와 '엔터 더 건전' 등 이쪽 장르에서 걸출한 성적을 낸 게임들의 등장 이후 이를 따라 한 수많은 게임이 지금까지도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에 출시된 '네온 어비스' 역시 횡스크롤의 시점에 탄막 슈팅과 로그라이트가 섞인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은 마치 탑뷰 시점의 엔터 더 건전을 횡스크롤로 옮긴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총기를 사용하는 데다 구르기가 없고 근접 공격 시 칼을 휘두르는 부분은 '메탈슬러그'를 떠올리게 한다.

네온 어비스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것저것 인기 있는 요소를 짬뽕한 인디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눈길이 간다. 게임명에 네온이 들어가서 그런지 번쩍거리는 탄막 이펙트와 시원스러운 타격 효과가 결국 게임 구매로 이끌었다.


게임의 목표는 간단하다. 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수집하고 스테이지의 보스를 쓰러트리면서 끝까지 나아가면 된다. 죽음의 신 하데스의 병사가 되어 어비스의 새로운 신을 물리치는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게임의 설정을 위한 배경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진 않다.

결국 유저가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전투 하나뿐이다. 그리고 이 이 게임의 전투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게 하는 원동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전투 방식은 메탈슬러그를 떠올리면 된다. 탑뷰 시점의 엔터 더 건전과 달리 횡스크롤 플랫포머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탄을 피하기 위해선 좌우 이동과 점프를 적절하게 섞에서 사용해야 한다.

다만, 360도 움직이며 총알을 피할 수 있는 탑뷰 게임보다 총알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인지라 체력이 비교적 널찍하고 회복할 수 있는 수단도 자주 떨어지는 편이다. 적들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우선시 해야 하지만, 그보다는 빨리 잡아서 공격을 맞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달까. 메탈슬러그 고수들이 적이 등장하자마자 없애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최고의 방어는 맞을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 총알이 2개로 나가면 데미지도 2배!

로그라이크의 핵심은 랜덤성에 있다. 고정된 스테이지와 아이템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에게 매번 색다른 느낌을 선사해줘야 한다. 기자는 네온 어비스만의 차별 요소로 로그라이크의 극대화를 꼽고자 한다. 10판을 하면서 한 번도 같은 총으로 비슷한 플레이를 즐긴 경우가 없다. 매번 새로운 총기가 나왔으며, 패시브 효과를 더해주는 아이템은 이러한 랜덤성에 큰 힘을 실어준다.

특히, 패시브 효과를 주는 아이템은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다. 가령 1발의 레이저를 쏘는 총기가 있다고 치자. 게임 진행을 통해 각종 업그레이드 아이템을 먹으면 레이저가 2발, 3발이 될 수 있으며, 유도 기능에 레이저의 굵기가 엄청나게 굵어질 수도 있다. 같은 총기라도 어떤 패시브 효과의 아이템을 먹었냐에 따라 색다른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캐릭터의 고유 스킬까지 더하면 수많은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게임이지만 여전히 첫인상에서 느꼈던 것, 짬뽕 게임이라는 생각이 바뀌진 않았다. 이를 부정하기엔 여러 요소에서 차용한 시스템이 너무나 많으니까. 하지만, 같은 시스템을 섞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이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여러 시스템을 조화롭게 섞어 "재미있다"라는 결론을 낸 네오 어비스. 현재 데모 버전으로 1스테이지를 짧게 즐겨볼 수도 있으니 흥미가 생긴다면 한번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많은 탄막 슈팅 로그라이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재미있는 게임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