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화제가 된 뉴스가 있었다. 그것은 전직 스타크래프트 게이머인 기욤 패트리가 AOS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이하 혼)의 인터넷 방송을 중계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욤 패트리는 스타크래프트 초창기에 기발한 전략과 뛰어난 실력으로 외국인 최초로 스타크래프트 대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세계 최강, 푸른 눈의 전사라고 불리며 게임계를 제패했던 1세대 프로게이머였다.

2004년 게임계를 은퇴하고 이후 소식을 접하기 어려웟던 그가 인터넷 방송을 그것도 스타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도 아닌 AOS 게임을 방송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벤에서는 그 동안의 근황과 혼 방송을 하게 된 이유 등을 들어보기 위해서 신천의 한 카페에서 기욤 패트리를 직접 만나보았다.



▲ 푸른 눈의 전사.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에서 오래 살아서 일까? 기욤 패트리는 유창하게 우리 말을 구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뷰는 우리 말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서 그 간의 근황과 현재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유을 물어봤다.


"2003년부터 베르트랑과 같은 프로 갬블러로 활동하고 있고, 지금도 프로 갬블러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쪽에는 갬블에 관한 대회가 없고 아시아쪽에서 대회가 주로 열리는 편이라 아시아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한국이 좋아서입니다. 제가 캐나다 출신이지만 캐나다에 가면 오히려 심심해요. 한국이 그리워지고 그래서 결국 한국에 다시 오게 됩니다. 한국에서 생활한 이후에 한 달이상 캐나다에서 머문 적이 없어요.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한국이 좋고,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제 친구들도 모두 그렇게 말해요."




2000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한 기욤 패트리는 벌써 10년 이상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가 한국에서 생활하게 된 계기는 바로 스타크래프트였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를 제패한 1세대 프로게이머였던 그는 얼마 전 스타크래프트로 치뤄지는 마지막 스타리그에 베르트랑과 함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마지막 스타리그를 보면서 그는 매우 아쉬웠다고 한다.


"전 아직도 스타크래프트 방송 보는 걸 좋아합니다. 아프리카 같은 인터넷 방송에서 프로 게이머가 하는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즐겨 보고 있어요. 여전히 방송을 보면 재밌습니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는데 스타크래프트1이 다른 게임들보다는 보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스타크래프트는 아직도 인기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인데, 게임의 문제가 아닌 게임 외적인 요소로 인해 대회가 없어지는 것이 많이 아쉬워요."




▲ 스타크래프트로 치뤄진 마지막 스타리그 (출처 : 구글 이미지)



스타크래프트 은퇴 이후에 갬블러로 활동하면서 게임계를 떠났던 그가 갑자기 인터넷 게임 방송을 한 이유가 궁금했다. 게임 방송을 그것도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혼을 방송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003년부터 워크래프트3의 모드인 도타를 자주 플레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도타와 비슷한 룰을 가진 혼이 출시가 되면서 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북미서버 초창기부터 혼을 하기 시작했고, 프로게이머 친구들과 같이 즐겼습니다. 혼은 보이스 챗을 자체적으로 지원하는데, 친구들과 보이스 챗을 하면서 게임을 하면 정말 재밌거든요.

6개월전에 잠시 혼을 그만 뒀었는데, 혼이 한국에 정식으로 서비스한다는 소식을 듣고, 혼을 다시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혼이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지길 바라며 혼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혼 방송 중인 기욤 패트리



혼 방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혼 유저수가 증가했다는 말을 들은 그는 "계속 이렇게 인기가 많아져서 다양한 대회도 열리고, 혼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생각한 프로그램을 말하기도 했다.


"온게임넷에서 했던 '나는 캐리다' 와 같은 프로를 혼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출연해도 되고, 혹은 지금 혼 방송을 하고 있는 러너와 함께 출연해 캐스터와 함께 3명이서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혼이 인기가 많아지면 온게임넷 같은 곳에서 대회를 하게 될테고 그런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초보는 아니지만 매우 잘하는 편도 아니에요. 북미에선 MMR 1870정도 였거든요. 그래도 한국에서 혼이 인기가 많아져서 대회가 생긴다면 나갈 자신은 있습니다."




현재 그의 친구창에는 100여명이 넘는 친구가 있다고 한다. 방송 이후에 많은 친구 요청이 들어왔는데, 전부 받아주었다고 말하며, 원하면 언제든지 멘토링을 해 줄 수 있으니 언제든지 자신에게 말을 걸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욤 패트리에게 "그럼 초보자가 하면 좋은 영웅이 어떤 것이 있는 지 알려 달라" 고 하자, 그는 "죽지 않는 영웅" 이라고 즉시 대답하면서 몇 명의 영웅을 추천해 주었다.


"어커스드나 램페이지 처럼 힘 특성을 갖고 있어서 잘 죽지 않는 영웅이 좋습니다. 블랙 스미스 처럼 쉬운 영웅도 좋구요. 블랙 스미스는 아마 혼에서 제일 하기 쉬운 영웅일 겁니다. 글래시우스나 플레이그 라이더, 모나크 처럼 서포트 능력이 좋은 영웅들도 초보자가 하기에 좋은 편이구요."



▲ 기욤 패트리가 추천하는 영웅 램페이지(좌)와 어커스드(우)



AOS게임은 현재 게임계의 대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혼 이외에도 LOL이나 도타2, 카오스 온라인과 같은 게임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AOS게임은 해본 적 없이 혼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특별히 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타2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LOL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우연하게도 제 친구 중에서도 LOL을 하는 친구는 없구요. 취향의 문제일 수 있는데 LOL의 그래픽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혼을 하다보면 혼 하는 시간도 빠듯해서 다른 게임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게임을 배우는 것이 힘에 부칩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이 등장해도 바로 이해가 됐는데, 지금은 게임을 배우는 속도도 느려서 새로 게임을 배우는 건 힘들어요. 그래서 혼 이외에 다른 게임을 하진 않을 겁니다.


혼은 보이스 챗이 지원되는게 좋아요. 친구들하고 같이 보이스 챗 하면서 게임을 하면 재밌거든요. 또 게임 안에서 지원되는 오토 밸런스 기능과 재접속 기능도 좋습니다. 예전 도타를 플레이할 때는 그런게 전혀 지원되지 않아서 접속이 끊기면 새로 방을 만들어야 했고, 밸런스도 맞지 않아서 불공평한 게임을 하는 등 너무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영웅의 밸런스도 잘 맞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기 쉬운 영웅과 초보자들 사이에서 좋은 영웅은 있지만 나쁜 영웅이나 사기스러운 영웅은 없다고 생각해요."




▲ 게임 내에서 보이스 챗을 지원하는 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이제는 힘에 부쳐서 힘들다는 그는 혼에서도 신규 영웅이 등장하면 신 영웅을 배우는 것이 힘들어 직접 플레이를 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난 후에 유저들의 플레이 동영상을 통해서 배우는 편이라고 한다.


"전 실수를 할 수 있는 영웅을 선호합니다. 페블스나 데드우드 같은 영웅들 말이죠. 이런 영웅들을 좋아하고 많이 플레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새로 나오는 영웅들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안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랠리도 해보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서 다른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것을 보고 파악을 하는 편이에요."



▲ 기욤 패트리가 좋아하는 영웅. 페블스(좌)와 데드우드(우)




방송을 한 이후에 한국 서버에서만 플레이하고 있다는 기욤에게 현재 한국 서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 서버에서 하면서 재밌었던 일은 없었는지 물어보았다.


"미국은 게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실력이 비슷합니다. 점수에 맞게 만나니까요. 하지만 한국은 같은 게임 안에서도 실력 차이가 너무 큽니다. 초고수와 초보가 같이 게임을 하게 되요. 미국서버가 처음 생겼을 때와 비슷합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 고수가 많이 생기면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플레이하면서 러너를 만났어요. 방송을 안할 때도 가끔씩 같이 플레이하곤 합니다. 보이스 챗 하면서 하는데 재밌어요. 러너는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지금은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 혼 방송 중인 러너




기욤 패트리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혼을 플레이하면서 방송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해달라는 말에 그는 "자신을 아직까지 기억해줘서 고맙다" 라고 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온게임넷 방송을 안한지 10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저를 기억해 주셔서 고맙고 감동스럽습니다. 아마 제가 앞으로 방송하는 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이젠 혼 밖에 없습니다. 우승할 수 있는 것도 혼 밖에 없고요. 이제 다른 게임은 미래가 보이지 않네요.(웃음)

친구 요청하면 다 수락하고 있으니 친구 요청하시면 되구요, 초보분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여러분의 멘토가 되어 드립니다. 서버에서 만나요."




그는 더운 날씨였음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었고,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었다. 그래서 우리도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게임에 대한 열정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혼이라는 게임으로 다시 돌아온 푸른 눈의 전사 기욤 패트리. 앞으로도 그를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 기욤 패트리의 혼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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