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특성상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인칭 서바이벌 호러게임 ‘무당벌레의 해(Year of the ladybug, 이하 YOTL)’는 기존 호러게임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다. 게임 내 조명도 밝은 편이다. 괴물들이 갑작스럽게 등장(jump scares, 갑툭튀)해서 억지스러운 공포심을 조장하는 요소들도 보이지 않는다. 상상할 수 없는 외형을 갖춘 몬스터, 괴이한 소리, 특수한 환경, 스토리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긴장감을 조성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완벽하게 작업을 끝내놓은 탄탄한 스토리, 근접 전투에 스릴을 가미해주는 콤보 기술과 체계적인 무기 시스템, 초현실적인 몬스터 구현은 단순한 공포를 떠나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어 낸다.



■ 기존 호러와는 다르다! 3인칭 생존 호러 'YOTL'

‘YOTL’는 4명 인원이 참여한 피치 프로젝트이다. 팀은 개발자 2명, 아트작가 1명, 비지니스 담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전반적인 스토리와 콘셉트 아트만 공개했으며, 지난 9월 YOTL 공식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통해 피치(pitch)영상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진행된 작업 사항을 세부적으로 소개했으며, 아트 작가 및 프로젝트 대표자 ‘Dave Kang’이 직접 출연하여 게임 소개 그리고 진척 정도를 공유했다.

▲ 공식 피치 영상

영상은 주인공 딸아이가 그린 그림이 전개되며 시작한다. 여느 가족과는 다름없이 행복해 보이는 그림들이 묘사되다가 어느 순간, 딸아이의 선물이 폭발하면서 모든 아름다운 추억들이 검게 물들어 버린다. 이어서 주인공 ‘제임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 이어진다. 누가 언제 썼는지는 언급되지 않은 상태로, 제임스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스스로 죄의식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하고 위로해준다. 편지는 ‘제임스가 누릴 자격이 있는 삶을 위해, 의미 있는 관계를 되찾기를 바란다’며 마무리 된다.

Dave Kang는 “YOTL는 단순히 괴물 이미지로 짜집기한 게임이 아니다”며 “영화 같은 스토리를 기대해도 된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근접 전투 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콤보로, 다채로운 공격이 가능해 보인다. 등장하는 무기도 다양하다. 각각 특수 기술을 지니고 있어, 공략적인 요소에 재미를 부가 했다. 당연히 총도 등장하지만 긴장감 있는 플레이를 위해 제한적이고 찾기 어렵게 설정했다. 이질감 없이 스토리에 녹아내린 퍼즐 또한 ‘YOTL’의 강점이다.



■ 류승룡이 주인공? 이제 동양인이 주인공이다!


▲ 주인공 '제임스 시에(James Hsieh)'

▲ '류승룡' 팬으로서 그린 초안. 게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 이름은 '제임스 시에(James Hsieh)'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자 “더 레이디버그” 라고 불리는 잔혹한 킬러이다. 그는 어느 날 살인 청구를 받는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더티 마티니’라는 술집에 잠입한다. 살인은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제 마지막 한명 남았다. 그 이름은 ‘마르티네즈’다. 경호원을 하나 둘 씩 처리하고 그가 숨어 있는 방 앞에 도달했다. 제임스는 드디어 마르티네즈와 마주했다. 빵! 방아쇠는 당겨졌다. 방은 피로 물들었다. 마르티네즈의 피가 아닌, 주인공 ‘제임스’의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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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제임스는 글렌로즈(Glenrose) 병원에서 깨어난다. 주변을 살펴보니 다른 환자들과 함께 감금되어 있다. 다친 몸을 이끌고 바로 탈출을 시작한다. 방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들과 마주치게 되며, 목숨을 위협당한다.

▲ 병원과 호러는 언제나 좋은 조합

아무런 효과 없이 ‘병원’이라는 요소 하나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누구나 갈 수 있는 병원을 테마로 잡아 인간의 말초적 심리를 자극, 자연스럽게 조바심을 끌어낸다. 더불어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혼령은 상상할 수 없는 공포의 존재로 다가온다.



■ 초현실적 공포 들어봤어?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존재

‘YOTL’는 초현실주의를 지향한다. 이는 혼령 또는 배경에 녹아내려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공포심을 유발한다.

아트 작가 ‘Dave Kang’는 평상시 상상했던 존재들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스크린에 이끌어 그들을 창조했다. 아무 이유 없이 탄생한 혼령들은 없다. 모두 각자 존재의 의미를 지니며,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주인공 목숨을 위협한다.

이들 중 ‘갑툭튀’로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유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들은 눈앞에 나타나기 전부터 일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예를 들자면 고어(gore)와 어울리는 재즈 풍 음악이나, ‘킥킥…. 킥킥킥’ 거리는 소름돋는 웃음소리로.

  • 메시브 멜리사 - 얼굴을 도려내고 가면을 씌워주마!

    ▲ 메시브 멜리사(Massive Melissa)

    멜리사의 척추는 밑 여성들과 연결되어 있다. 빠르게 돌격하며 강한 공격을 한다. 공격을 할 때 마다 자신도 피해를 당해, 피의 향연이 시작된다.

    ▲ 돌격형 혼령 멜리사

  • 외발 자전거 낸시 - 당신의 목은 안전하나요?

    딩딩….딩딩….괴걸스런 웃음소리와 함께 자전거 벨 소리가 병원 복도에 퍼진다. 그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소름이 돋는다. 온 감각을 집중해서 사방을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머리는 몸통과 잔인하게 분리되어 버리니...

    ▲ 거꾸로 매달린 체 일격을 가한다

  • 간호사 엠버 - 뭐 필요한 거 없어요? 널 죽도록 돕고 싶어...


    ▲ 등을 보일 때마다 변하는 그녀 모습

    그녀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등을 돌리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 테디 - 몰래 너 뒤로 가서 나는 속삭일 거야. “날 안아줘, 그리고 비명을 질러줘”

    ▲ 지네형 인간 테디

    테디 외형은 마치 지네와 같다. 실제로 지네처럼 기어 다니기도 한다. 기억해라 그가 쓰러진다고 결코 죽은 몸이 아니다.
    ▲ 엉덩이를 보여 도망치는 테디,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 분재맨 - 내 머리 어딨지? 여기 있구나. 내 머리로 널 부숴주마!
    ▲ 자신 머리로 공격하는 분재맨

    어디선가 재즈풍의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그의 머리는 분재이다. 진짜 머리는 화분 통에 숨겨져 있다. 당신을 발견하는 순간 그는 머리통을 들고 빠르게 돌격해 온다.

  • 사슴뿔 시스터즈손전등 머리

    ▲ 사슴뿔 시스터즈(좌), 손전등 머리(우)

    얼굴은 눈이 꿰매어진 수사슴 가죽을 쓰고, 하반신은 속옷만 입고 있다. 아직까진 미궁 속의 여인들.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복도 끝, 거대한 해머를 든 실루엣이 보인다. 그가 날 발견한 순간, 머리통에 박힌 손전등에 불이 들어온다. 그의 텅 빈 눈두덩이 에서 그 빛이 서늘하게 퍼져 나온다.

  • 귀여운 노모양 - 이거봐바 외과용 도구야, 당신 입도 이렇게 갈아줄까?


    겉으로 보기엔 어여쁜 여성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그녀가 든 외과용 도구로 당신의 얼굴이 잔인하게 찢겨 질 수 있으니...

  • 정신나간 경비원 - 이 세상 유일한 재미는 살인이지


    그는 취미로 살인을 즐긴다. 구석에 숨어서 당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을 발견한 순간, 그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비명과 함께 스스로 자신의 목을 비틀어 버린다. 그리고 얼굴과 턱도 게걸스럽게 분리되어 버린다.



    ■ 무섭기만 하면 재미없지, 긴장해라 혼령! 다양한 콤보와 무기 시스템

    공격 버튼과 다른 버튼을 조합하여 공격을 콤보로 연계할 수 있다. 낮은 레벨일 때는 단순한 단일 공격만 가능하고 레벨이 증가 될수록 콤보 기술이 새롭게 팝업된다. 기본적으로 패드의 ‘세모’는 강한 공격, ‘네모’는 일반 공격으로 설정됐으며, 잡기와 점프도 가능하다. 레벨이 증가할 때 마다 누적되는 ‘SP’ 포인트를 사용해 원하는 콤보기술의 스펙을 올릴 수도 있다. 또한,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다양한 기술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각 챕터 마다 공략에 도움되는 특정한 콤보가 존재할 것이다.

    무기 같은 경우 정확도, 범위, 치명타, 스피드 4종류 스펙이 나뉘어 있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스펙들 또한 상승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업그레이드는 다른 부속품을 사용해 가능하다. 또한 원하는 외형으로 직접 커이터마이징도 가능해 보인다.

    플레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소비형 아이템들도 존재한다. 체력회복을 위한 진통제와 공격력 상승을 위한 아드레날린 주사기도 있다. 이들 숫자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무기의 형태는 주로 근접 형이다. 이는 게임의 특유 정서인 공포라는 존재를 지속적으로 유지 시키기 위함이다. 물론 원 거리형 권총도 존재하지만, 총알을 찾기 어렵게 설정했으며 그 개수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 근접 전투 콤보. 강약, 약약, 약약 잡기! 다양한 콤보가 존재

    ▲ 커스터마이징한 근접 무기. 멋있다

    ▲ 주류는 근접 무기. 총도 있지만, 총알을 구하기 어렵게 설정돼있다.

    ▲ 미로 같은 병원 내부 지도



    ■ 원초적 심리를 자극할 초현실 배경

    초현실적인 모습은 단순히 혼령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게임 내 전반적으로 스며들어 항상 긴장하게 한다. 이 긴장감은 단순한 초초함이 아닌 원초적인 부분을 자극하여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퍼즐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때 플레이어는 혐오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의 방에서 이를 풀어나가야 한다. 퀴즈 또한 단순한 숨은그림찾기가 아니다. 수준이 있는 퀴즈가 스토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YOTL’는 2009년도부터 준비를 시작해, 2016년도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소식을 접한 호러게임 마니아들은 초현실적인 콘셉트에 감탄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YOTL’는 피치 영상으로만 제작된 상태로 아쉽게도 데모 버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 개발을 위한 기초적인 틀을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그 틀이 아주 견고하고 튼튼하다. 게임 스토리, 분위기, 방식 등 개발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YOTL’ 관계자는 "개발 인원 30명으로 당장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며 "모든 준비는 끝내고 게임 제작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개발사를 찾고 있다"라고 게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YOTL’는 영화 같은 탄탄한 스토리, 몰입도를 위한 다양한 전투 방식, 초현실적인 구현, 게임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퍼즐 같은 다양한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YOTL’를 단순히 호러 장르라고 소개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앞에 ’빨리 하고 싶은’이라는 수식을 붙이고 싶다.

    관련기사 링크: [인터뷰] 늦가을 때아닌 공포 이야기, '무당벌레의 해' 개발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