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MMORPG가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게임이 북미, 유럽, 일본 등에 다양한 플랫폼으로 진출했고 뛰어난 그래픽과 게임성, 훌륭한 현지화 등 호평을 받으며 해외 MMORPG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여기, 북미로의 출사표를 던진 게임이 있다. 이미 일본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이카루스’이다. 넥슨 아메리카와 손잡고 북미에 진출한 이카루스는 세 번의 CBT를 통해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끌어내 현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카루스의 활동은 해외 진출만이 아니다. 이카루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개발하며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준비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한국, 일본, 북미와 유럽, 그리고 모바일까지. 어째서 이렇게 다양한 시장을 노리는가 라는 질문에 “이카루스라는 자체 브랜드 구축”이 자신의 목표라 말한 위메이드의 석훈 개발총괄과 노규일 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북미 서버는 7월 6일부터 정식 오픈, 스팀에서도 플레이 가능

Q. 북미 서비스 일정이 확정되었다. 정확한 일정을 말해본다면.

정식 시작은 7월 6일부터이다. 북미 이카루스 사이트와 동시에 스팀 버전도 열린다. 스팀은 북미, 유럽 지역에서만 접속 가능하다. 현재 북미 홈페이지와 스팀에서 파운더스 팩을 판매 중이고, 해당 팩을 구매한 유저에 한해 6월 29일부터 게임을 먼저 즐길 수 있다. 스팀 버전은 지역 제한이 있어 국내에서는 즐기기가 어렵겠지만, 넥슨 아메리카 페이지는 따로 주민번호 등을 요구하지 않으니 원한다면 플레이해볼 수 있다. 다만 서버가 멀어서 지연이 좀 있지 않을까.


Q. 유럽서비스도 넥슨 아메리카에서 맡나?

맞다. 넥슨 아메리카에서 스팀까지 책임진다. 실제로 독어, 불어, 영어 3개 국어를 동시에 제공하고, 각 언어는 게임 안에서 쉽게 바꿀 수 있다.


Q. 파운더스 팩 구성품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 부탁한다.

파운더스 팩은 총 3가지 종류로, 팩을 구매한 유저들은 6월 29일부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펠로우와 펠로우 스킨, 포션, 칭호와 펫 등 게임 초반에 도움을 주는 상품들로 구성되어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권과 엘룬도 있다.

미국은 한국과 과금 체계가 조금 다르다. 이 부분은 퍼블리셔의 의견을 많이 따랐다. 아무래도 북미 시장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여있을 것이고, 연구도 많이 했을테니. 한국은 박스 위주였다면 미국은 펠로우 스킨 쪽으로 구성하고 있다. 한국에서 나온 소잉 시리즈나 메카닉 시리즈도 사실 북미용으로 가는 코스튬을 만들던 내용 중 일부이다. 북미 지역은 레벨대가 낮아 가르므나 아그나스 등이 굉장히 강한 펠로우이기 때문에 이들 펠로우 코스튬도 따로 만들고 있다.

평균 가격은 60달러이고 가장 싼 것은 25달러, 비싼 상품은 90달러 수준이다. 기본은 F2P이고 팩을 구매하지 않아도 당장 페널티는 없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정액 개념으로, 엘룬 수급량이 늘어난다던지 경험치나 공격력이 강해지는 등 약간의 혜택을 더 보는 것이다. 프리미엄서비스는 한 달 기준이고 캐쉬샵 상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갱신된다. 상품 구성 등은 넥슨 아메리카와 함께 고민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엘룬도 판매한다. 다만 엘룬은 강화보다는 던전 초기화 등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는 쪽에 더 많이 사용할 것이다. 북미 CBT 기간 중 댓글에 가장 많이 달린 내용이 ‘페이 투 윈이냐 아니냐’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다른 상품들도 현지 시장에 맞춰서 조정중이다.

▲ 파운더스팩은 여러 종류로 판매 중이다.



Q. 북미 오픈 버전 콘텐츠는 어디까지인가?

시작은 25레벨이고, 빠른 시간 안에 레벨 확장을 계획 중이다. 이미 준비가 된 내용이니 풀기만 하면 된다. 엑자란 무법지대를 포함해서 한국에 들어간 콘텐츠는 대부분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업데이트 주기는 달에 한 번 정도로 빠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가장 관건은 밸런스와 번역이다. 밸런스는 테스트와 모니터링이 관건이고, 번역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들어가니 퍼블리셔와 협력해서 해야 하는 부분이다.


Q. 레벨업 밸런스도 변화를 주었나.

밸런스는 한국 오픈베타와 비교하면 많이 쉬울 것이다. 한국 오픈 베타 때는 솔직히 진짜 어려웠다. 당시는 콘텐츠도 많이 없어서 일부러 조금 어렵게 만든 것도 있는데, 지금은 업데이트 할 것이 많이 있으니 그때에 비하면 지금 유저 상황에 맞춰가려고 한다.

던전 밸런스도 많이 조정했다. 얼어붙은 마트렌 폐허는 정말 쉬워졌다. 불이 삼킨 유적이나 카를레앙 대저택은 시작부터도 한국 런칭 때보다 난이도를 쉽게 설정했는데도 워낙 많이 죽어서 더 쉽게 만들었다. 일본에 진출할 때 현지 서버에서 게임을 플레이했었는데, 거기는 클래스나 탱커 딜러 힐러 구분 없이 다들 달려들어서 때리더라. 그러다보니 위저드가 가서 탱킹하다 죽는 경우도 나오고. 그런 나라별 특성은 밸런스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그 나라에 맞게 가는 것이 맞다. 북미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한국 유저들보다는 북미유저의 컨트롤이 조금 약하긴 한 것 같다. 한국 런칭 당시에는 5레벨, 10레벨 단위로 허들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미국 유저들은 허들이 오는 순간 나가버리더라.



■ 펠로우는 북미에서도 먹혔다. 가장 많이 생성된 클래스는 ‘어쌔신’

Q. 2차 CBT와 비교해 3차 CBT 반응은?

2차보다는 좋아졌다. 사실 1차 테스트와 비교해 2차 테스트 평가가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2차에서 3차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있고, 그 부분은 퍼블리셔도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 리텐션도 만족하고 있고.

그리고 CBT를 진행할수록 유저 나이대가 점점 올라가더라. 우리가 노리는 타겟층은 20대 중반에서 30대까지인데, 북미 테스트 초기에는 우리가 노리는 타겟보다 조금 어린 유저들이 많이 왔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홍보없이 넥슨 아메리카 자체 포탈 유저들이 많이 왔고,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 초중반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목표 연령층 유저들이 늘어 지금은 그쪽 비율이 굉장히 많아졌다. 공식포럼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일본에서 서비스할 때는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정말 힘들었다. 때문에 여기저기 검색하면서 반응을 살폈는데, 여기는 포럼에 들어가면 쓰레드 하나에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반응을 보기가 좋다. 그 중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이 ‘논 타겟 모드’를 CBT 한 번 만에 이렇게 넣을 줄은 몰랐다는 의견이었다.


Q. 논 타겟? 한국에도 펠로우 탑승 시 있었던 것 같은데.

북미에 들어간 것은 마우스를 움직이면 시점이 바뀌는 방식이다. 한국에 들어간 것은 탑승 때 논 타겟 비슷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개념이었고, 이건 조작법 자체가 다르다. 북미 버전에는 스탠다드 모드와 액션 모드가 있고, 액션모드를 고르면 논 타겟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넣었다면 여기서는 준비를 차근차근 해서 캐릭터를 선택할 때부터 두 가지의 모드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물론 중간에 언제든 바꿀 수 있고.


Q. 북미에서 테스트를 하면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콘텐츠는?

일단 펠로우 시스템이 가장 좋았다. 리텐션이 좋았던 이유도 펠로우 때문이다. 1차 CBT 때에는 한국과 동일한 퀘스트 라인으로 3시간 정도 플레이를 하면 수도성을 가서 길들이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유저들은 CBT를 하더라도 “10레벨 정도까지는 해볼까” 하는 개념이 있는데 북미 유저들은 “이 게임 괜찮은지 30분 정도만 해볼거야” 라는 기분으로 플레이를 하더라. 광고에서는 신나게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막상 오니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있어서인지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2차 테스트 때는 길들이기를 브라카르 숲에서 배우고 비행 체험도 브라카르 숲에서 할 수 있도록 바꿨다. 그랬더니 반응이 꽤 좋아지더라. 전체 유저의 70%가 펠로우를 실제로 경험했다는 리포트도 받았다.

북미에서는 ‘WOW포인트’라고 해서 30분 안에 놀랄만한 경험을 했느냐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더라. 1차 테스트 때는 그 비율이 낮았고, 2차와 3차 테스트 때는 그 비율이 점점 올라가 지금은 꽤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그런 콘텐츠를 숨겨놨다가 나중에 그동안 답답했던 부분을 해소해주면서 “아 이거였어!” 하는 느낌이었다면, 미국은 그걸 빨리 안보여주면 아예 이탈을 해버리더라.


Q. 북미 CBT 기간 동안 유저들이 가장 많이 만든 클래스는 무엇인가.

어쌔신이다. 북미에서는 어쌔신이 인기가 많더라. 물론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사실 어쌔신이 원래 난이도가 높은 클래스이긴 한데, 너무 어려워할까봐 고민이다. 처음에는 넥슨 아메리카 관계자와 이야기할 때 북미 유저들이 어쌔신의 컨셉이나 플레이스타일이 멋지기 때문에 많이 좋아하긴 해도 어려워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 부분은 계속해서 밸런스 조정 중이다.

반대로 숫자가 가장 적었던 것은 위저드였다. 위저드는 사망 횟수도 타 클래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필드에서는 다른 유저들도 있어서 죽을 일이 없는데, 초반 거미가 많이 나오는 유적 같은 시나리오 채널에서 한꺼번에 3~4마리를 상대하다보니 많이 죽더라. 그래서 맵에 있는 거미의 숫자를 줄이고 작은 거미들은 한 방에 처치할 수 있는 등 난이도를 하향했다. 브라카르 숲 브라기 본거지에서도 몬스터의 선공범위를 줄이는 등 패치를 했다.

▲ 컨트롤러 지원 등 다양한 건의사항을 하고 있다.



Q. 판매되는 상품이 한국과는 다를 것 같은데.

펠로우 코스튬이 메인이고 그 외에는 던전 대기시간 초기화권 같은 편의성 상품이 많을 것이다. 한국 유저들은 엘룬으로 대기시간을 초기화하는 것에 익숙한데, 외국 분들은 그걸 이해를 못하더라. 그리고 브라카르 숲의 펫 같은 펫 박스는 똑같이 팔 것이다. 한국에서 판매했던 상품과 일정부분 비슷하긴 한데 가장 다른 것은 펫이나 코스튬 등이 모두 외형 개념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으니 7월 6일부터는 아마 즐기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아마 강화나 업적 보상을 포함해 유료화 비교를 많이 할 것 같다. 개발자 노트를 통해 북미에서도 밝힐 내용이기는 한데, 기간 보상이나 달성 보상 등 업적 부분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한 달 기준 플레이 시간과 수준을 정하고 그 이상 하는 유저는 일정량의 엘룬을 주자는 기준을 정해놓았다. 금액 기준은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이런 방식들이 미국에서 노하우가 쌓이면 추후 한국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 이런 내용들이 한국에 알려지면 유저들이 싫어하실 수도 있다. 과금 체계에 대해 사실 유저들이 많이 오해를 하시는게, 우리가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겁나서 못 하는 거다. 혹여 내용을 바꿨다가 전보다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고, 그건 누구도 책임질 수 없으니. 그렇다고 다시 예전으로 돌릴 수도 없지 않나. 북미 버전은 퍼블리셔가 워낙 확고하고, 책임도 그쪽에서 지니.

북미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물론 이 내용이 나가면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겠지만 시장에 맞춰서 갈 수밖에 없다. 만드는 입장에서도 힘들다. 나라마다 과금체계도 다르니까.




Q. UI나 그래픽이 한국과는 다른데. 한국에서 북미버전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 있나?

UI는 한국에 먼저 적용이 되었다. 3차 CBT하면서 UI를 싹 바꿨는데, 그게 한국에는 샤링 업데이트와 함께 적용됐다. 로비도 바뀌고 UI도 검정색 계열로 바뀌고, 스크래치 들어간 디자인 등이 북미용이었다. 따로 관리하기 어려워 메이저 업데이트에 스킨도 바꾸자 해서 같이 넣었다.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다보니 UI 크기는 조금 다르다. 한국어로는 4글자로 끝날 일이 독일어에서는 26자로 늘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UI를 늘리고 줄이는 작업을 많이 한다. 국가별로 폰트 가독성도 보고 있다.

머리 스타일이나 수염 등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많이 추가했다. 흑인형 얼굴이나 백인형 얼굴 등 얼굴 형태도 다양한 내용들을 추가했고 체형과 골격도 손을 봤다. 이런 것들은 미국에서 안정성이 확인되면 한국에도 도입할 것이다. 처음 클래스를 선택할 때 나오는 기본 애니메이션도 많이 달라졌다.


Q. 그 외에 변경된 부분이 있나?

편의적인 부분에서 초보유저에게 유용한 튜토리얼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 한국에서는 런칭할 때 WASD정도만 말했는데, 북미 유럽버전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이것저것 알려주는 수준이다. 그렇게 안하면 싫어하더라. 카메라 조정, 확대, 이동, 타겟, 스킬사용 등을 하나하나 설명하면 한국 유저들은 싫어하는데, 북미는 그게 없으면 안된다고 하더라. 첫 번째 길들이기를 하면 튜토리얼이 어마어마하게 뜬다.

가장 큰 것은 지상 펠로우에 활강처럼 W키를 연속으로 두 번 누르면 앞으로 빠르게 달리는 ‘질주’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대화는 F로 할 수 있어도 퀘스트 완료나 수락은 마우스로 눌러야 했는데, 이것을 F키 하나로 수락에서 완료까지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북미버전에서 테스트하면서 F키로 플레이하다가 한국 서버에서 플레이하면 솔직히 답답하다. 이런 내용은 조만간 한국에도 넣을 예정이다.

과거 북미 유저를 대상으로 익숙한 조작법을 고르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전통적인 MMORPG 방식이 40%, 논타겟 방식이 40%, 나머지가 기타였다. 말하자면 60%의 유저는 전통적인 MMORPG의 조작법을 모르고 굉장히 생소해한다. 우리도 많이 놀랐다. 그래서 부랴부랴 논타겟 방식 조작법을 만들어 2차 CBT에 넣어서 테스트하려고 하다가 완성도가 떨어져서 3차에 들어갔다. 많이들 좋아해주시더라.

펠로우 질주나 F키 활용 등은 모두 한국에도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조작법은 조금 고려하고 있다. 단순한 옵션이니 넣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한국에는 이미 MMORPG의 조작법이 많이 익숙한데 새로 넣으면 컨트롤의 문제도 나오고. 질주나 F키 기능 확장은 굉장히 빨리 들어가겠지만, 논타겟 모드 조작은 조금 보려고 한다.

북미 서버는 지금까지 기술적 이슈가 없긴 했다. 일본도 그랬고. 서비스한지 좀 되다보니. 한국은 아무래도 콘텐츠가 가장 먼저 들어가다 보니 기술적인 이슈가 좀 있었기에 죄송할 따름이다. 이외에도 기능을 구현하고 나라별로 동기화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걸 잘못하면 버그가 나온다. 이 부분은 해외에서 피해를 좀 많이 봤다. 한국에서 개발한 내용을 가져가서 적용하다보니, 아직 그 내용이 들어갈 때가 아닌데 잘못 들어가기도 해서 신중하게 보고 있다.

▲ 인터뷰를 진행한 석훈 개발총괄(좌)와 노규일 디렉터




■ 이카루스라는 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

Q. 처음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던 일본 쪽은 분위기가 어떤가.

일본은 여러 가지로 좋기도 하고 아쉬운 시장이기도 하다. 일본 MMORPG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런지 모객 등 다른 부분이 꾸준히 이어지질 못했다. 이건 우리 뿐 아니라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더라.

동접 유지나 매출은 괜찮은 편이다. 일본 유저들은 게임을 진득하게 하는 성향이 있어서 DAU대비 동접이 굉장히 높다. 게임을 탄탄하고 꾸준히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일본 쪽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일 매출이 한국보다 더 높게 나올 때도 있다. 한국 분들은 경쟁콘텐츠를 즐긴다고 하면, 일본은 펠로우 콜렉션처럼 펠로우로 아기자기하게 이것저것 하는 것을 많이 즐긴다. 물론 인기 펠로우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해 인기 펠로우만 쓰지는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는 콘텐츠를 건강하게 즐기는 점이 감사하다.

약점이라고 하면, 커뮤니티가 약하다보니 아이템도 늦게 퍼지고 스펙업도 늦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도 나라별로 조금 차이가 있는데, 한국 커뮤니티 유저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모두 한다. 북미 쪽은 게임 관련 이야기는 많지만 웃고 떠드는 이야기는 없고, 일본은 그런 공간이 아예 없다. 처음 나갈 때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없다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Q. 혹 온라인에서 다른 나라의 유저를 만날 기회가 있나?

나중에 북미나 일본이 안정적으로 되면 길들이기 대회 같은 것을 열 수는 있다. 서비스 상황보고 결정할 일이다. 한 공간에 만나서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그럼 서버를 태평양 한가운데에 둬야하니까(웃음) 아니면 스팀에서 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Q. 다른 나라에 진출할 계획은?

현재 러시아와 대만 쪽을 이야기 중이다. 나라별로 몇 군데가 더 있기는 한데, 오히려 우리가 진행을 조금 미루고 있다. 일단 북미 런칭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그 다음에 이어서 가려고 그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한 상태다. 최근 북미 CBT하면서 관심이 더 많아졌다. CBT가 성과를 꽤 거뒀다. 북미 버전에는 편의기능이나 부가기능도 한국에 비해 많이 들어갔고 영어이기에 번역도 쉬워 북미버전을 잘 만들면 다른 나라 진출하기도 쉽다.


Q. 북미 시장에서의 목표치는?

동접을 확인할 수 있는 스팀에서는 다른 MMORPG 정도 노리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에서 동접이 꽤 나오던 게임인지라 그 정도는 노려보자고 말하고 있다. 최근 한국 게임들이 북미로 진출하면서 북미 MMORPG 시장이 활성화돼있기도 하니, 우리도 그 분위기를 이어받고 싶다. 가지고 있는 기대치가 작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롱런하자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이카루스가 약간 바퀴벌레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척박한 게임 시장에서 게임트릭스 20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니 그 부분을 잘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쟁작들과 비교하면 가장 대중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과 할 때도 좋고 오래하기도 좋은? 그걸 북미에서도 유지하고 싶다. 첫 달에 돈 엄청 벌고 꺾이는 것 보다는 덜 벌더라도 오래가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쪽에서 잘 되면 국내에서도 유도도 되지 않을까.

북미 시장은 후발주자가 유리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유저들이 게임 갈아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후발주자가 불리한 시장이고. 북미 쪽은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한번쯤은 다 해보는 분위기가 있어 그런 시장을 잘 이용하는 것도 있다. 넥슨 아메리카가 작은 퍼블리셔도 아니니 시너지가 나면 괜찮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이투윈을 지양한 것도 롱런하자는 생각이다. 우리가 극한까지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


Q. 그러고보니 얼마 전 모바일버전 개발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모바일 버전은 얼마나 만들어졌나?

아직 개발 중이다. 목표는 올해 CBT, 내년 상반기 출시인데 더 봐야 할 것 같다. 크게 서두를 생각은 없다. 개발자를 새로 채용하긴 했는데 개발은 그 전부터 하고 있었다. 모바일 개발하느라 PC에 신경 안쓰는 것 아니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담당 영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바일을 개발한다고 해서 PC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PC버전이다.


Q. 모바일 버전 이카루스는 어떤 장르인가?

액션 MORPG이다. 언리얼4 엔진을 사용해 그래픽이 상당히 좋다. 화면이 작아 PC보다 더 좋다는 느낌도 들 정도이다.(웃음) PC버전 이카루스와 상당부분 비슷하다. 펠로우를 길들이는 것도 있고, 비행 펠로우를 활용한 공중 전투나 비행 레이드도 존재한다. PC버전을 플레이해봤다면 맵들도 익숙할 것이다.

클래스는 PC만큼 많이 가져가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모바일게임이기 때문에 너무 복잡한 것 보다는 직관적인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어쌔신 클래스 하나와 버서커와 가디언을 합친 클래스 하나가 있다. PC에 구현된 던전이나 레이드 던전은 파티 플레이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Q. PC게임이 일본도 나가고 북미 유럽도 나가고, PC만 해도 충분히 바쁜 일정이었을텐데 굳이 모바일까지 개발을 결정한 계기가?

우리 프로젝트에 비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과 일본 이카루스는 현재고, 북미 이카루스는 미래고, 모바일 이카루스는 비전이다. 개발자들에게는 항상 비전이 필요하다. 우리 프로젝트가 다음은 뭘 바라보고 있느냐. 북미는 이미 만들어놓은 이카루스를 가다듬어서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지만, 러시아 대만은 북미의 반도 안 될 것이기에 내년이 되면 더 이상 갈 나라도 없다. 그보다 작은 시장을 바라보고 이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는 없는 것이지 않나.

이카루스라는 IP, 브랜드가 전체적으로 탄탄해지기를 바란다. 그러다보면 할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중에는 이카루스 이름으로 슈팅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더 크게 바라보고 있다. 회사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모바일도 그런 의미에서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일단 글로벌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모바일 버전이 해외에 진출할 때도 훨씬 유리하지 않겠나. 그래서 요즘 IP가 중요한 것이고. 아직은 이카루스라는 IP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도 성공시키고 모바일도 잘 준비해서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로벌 서비스를 점점 늘린다는 것은 이카루스라는 게임을 개발하는 힘을 더욱 강하게 받기 위함이다. 우리가 모바일 버전도 만드는 이유가, 이카루스라는 브랜드, IP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강한 개발력을 갖고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서 이기 때문이다.

북미버전을 개발한다고 해서 한국버전을 버리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나라별, 프로젝트별로 디렉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걱정 안하셔도 된다. 긍정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한국은 노규일 디렉터가 전면에 나서서 지휘를 한다.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다 챙겨야 하니 내가 더 힘들뿐이다.

속된 말로 북미 서비스가 잘되면 개발자 한 명이라도 더 뽑을 수 있고 그만큼 개발력도 갖출 수 있다. 콘텐츠 추가도 한국이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테스트 베드라서가 아니라, 한국이 우리에게 1순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를 잘 충원하고 개발력을 갖춰서 한국에 더 많은 것을 넣고, 그게 번역이 돼서 다시 글로벌로 나가는 것이다. 한국 분들은 더 좋지 않을까. 다른 나라에서 수익을 올려 한국 서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유저들은 그게 아닌 것 같아 솔직히 억울한 건 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꾸 석PD 회사 그만뒀냐는 글이 올라오는데, 이직 안했다. 아직 건재하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