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라는건 말 그대로 '도전과제'지만 MMORPG에서의 퀘스트는 '부탁 또는 명령'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퀘를 받으면 그 퀘를 해야 할 상황이 왜 온 것인지, NPC가 왜 그 부탁을 플레이어에게 해야 하는지를
쉽게 느끼고 퀘스트 수락을 할 수 있게 해줘야돼.

단적인 예를 들어 데바 퀘스트를 들어보겠다.
데바, 신과 인간의 중간자이며 신의 사자라고 볼 수 있다.
퀘를 찍으면 '넌 데바니까 뭐뭐 갖고와, 그럼 포탈열고 천인의 도시로 갈 수 있어'....
야이...대놓고 스포질이야? 
적어도 도중에 뭐 천인의 물건 하나를 줍고 '이상한 느낌을 줍니다 처음 보는 물건이지만 친숙하게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등의 그런 복선을 깔아놓고 하면 더 재미있지 않나? 

대충 어디서 뭐 잡고 물건 구한다음에 문을 열어라~ 이런 퀘스트가 아닌 단서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숨겨진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데바임을 느끼게 되고 더 많은 데바를 만나고 싶어하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데바 전직퀘를 한다. 이게 더 퀘스트에 대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방법이 아니냐 이말이다.

솔직히 아이온 스토리의 주된 부분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어. 다만 이 스토리를 개무시하고 닥사냥으로 렙업을 하고
만렙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웃긴거고 게임의 재미를 다 떨구게 되는거지. 
게임의 초반에 내가 '왜 이 게임을 재미있게 하게 되는가', 즉 몰입도를 제공하기 위해선 커다란 줄기에서 나온 
작은 스토리의 줄기를 붙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퀘스트와 NPC의 스크립트(대사)라는거야.

둥치 스토리가 있으면 잔가지 스토리는 그냥 대충 써나가기만 해도 된다. 개발진은 그냥 알바 작가라도 하나 써서
이런것부터 보강해라. 그것만 보강해도 아이온을 하는 동시에 새로운 책을 읽는 그런 기분이 들게 된다.
와우가 에버/다옥/울온 시스템 차용하더라도 퀘스트와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를 올려주는 잡템들을 가끔씩 떨궈주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설명과 게임상의 수많은 책들을 통해 사람들의 몰입도를 올려준 것은 유명한 이야기니까.
(대표적인 예를 들어 붉은십자군 수도원에 있는 그 많은 책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거야)

초기 퀘스트쪽에서 이정도만 보강을 해줄 수 있다면 아이온은 다른 게임의 이용자를 상대로 어느 정도
게임으로 묶어둘 수가 있겠지. 다른 게임 하던 사람들에게 인터페이스나 보여주는 비주얼로는 몰입감은 그다지 높지 않아.
사람들의 눈이 최근 몇년간 확 높아졌기 때문이지 다옥/에버/와우/코난/오함마 등등의 엄청난 MMORPG를 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스토리 텔링을 통한 사용자의 붙들기야말로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거야.

이정도만 신경써도 어느 정도의 타게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온이 신경써야 할 것은 NC계열 게임의 이용자가 아니라 타 게임 이용자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은 솔직히 NC계열 게임의 이용자를 흡수하는 제살 깎아먹기밖에 안된다.

이런게 아쉬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