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분들 중 공유기를 쓰는 분들은 십중팔구 1시간, 혹은 심하면 10분 간격으로 인터넷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특히 블소를 틀자마자 꺼진다던지...)

이 문제는 사실 VDSL 서비스의 최초 시작 시기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KT의 전통인 공유기 차단이 원인입니다.

2008년쯤, Olleh가 아닌 Qook&Show 였던 시절에 KT는 아예 공유기를 대놓고 차단하였으나, 아이폰이라는 끝판왕의 등장으로 휴대전화의 WLAN 모듈 설치가 보편화되면서 공유기를 반대하기 어려워지자, KT는 새로운 꼼수를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DHCP에 기반한 공유기 차단입니다.

모든 네트워크 기기에는 반드시 IP 주소가 할당되어야합니다.  그런대, IPv4에 기반한 현 IP 주소는 총 40억개가 존재하는데, 당연하지만 싸그리 고갈되었으며, 네트워크 기기마다 할당할 IP 따위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생겨난 것이 유동 IP 입니다. IP 주소 풀을 확보해놓고, 그걸로 돌려막기를 하는 개념이죠.

예를들어 1만개의 IP가 NC제국에 있다하면, NC제국에 들어가는 1만개의 IP중 2000개가 전용선을 위한 고정 IP 풀이라고 할때, 총 8000개의 IP풀이 일반 회선을 위해 남게 됩니다.

그런대 NC 제국에는 2만명이 인터넷을 써야합니다.

2만명에게 일일히 8000개의 IP를 배당해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2000명은 배당받지 못하니까요.

결국 8000개의 IP를 가지고 필요한 곳마다 돌려막기를 시전해야합니다. 즉, IP를 대여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 쓰면 회수해버립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부족한 IP를 어찌저찌 때울 수가 있습니다.

DHCP는 이런 IP 대여를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IP 할당 요청이 들어오면, 현재 남아있는 IP 중 하나를 골라다가 대여해줍니다. 이 대여에는 기간이 있으며, 기간이 지나기전에 반드시 연장을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네트워크 장치는 알아서 IP가 만료될 쯤에 연장해달라고 DHCP에 요구하게 되고, DHCP는 그에 반응하여 IP 대여 기간을 늘려줍니다. 연장 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IP는 얄짤 없이 회수하여 다른 IP 요구를 충당하도록 관리됩니다.


그런대... 여기서 KT의 꼼수가 나옵니다.
KDHCP 서버가 공유기에서 날아온 IP 대여 연장 신청을 씹어버립니다.

공유기는 IP가 만료되었으니 연장해 달라고 신청을 보내는대, KT의 DHCP 서버는, 어라? 이놈 공유기잖아? X까. 하고 IP를 연장해주지 않습니다. 공유기는 계속해서 IP 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지만 KT의 DHCP는 답이 없습니다.

결국 IP 대여가 만료되어버리고, 공유기는 별수없이 IP를 DHCP에게 회수당하고, 아무런 IP도 배당되지 않은, 즉 인터넷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에 돌입해버립니다.

결국 공유기는 KT의 DHCP를 향해 새로운 IP 배당을 신청하게 되는대 그때가 되서야 KT DHCP가 IP를 뒷북으로 내어주게되며, 이 딜레이로 인하여 인터넷 끊김에 민감한 온라인 게임은 얄짤없이 튕 오류를 내뿜게 됩니다. 또한, OS에 따라서는 어뎁터 설정 자체가 망가저버려서 어뎁터를 리셋해야하는 빡치는 상황까지 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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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습니다.

사실 꼼수가 여럿 있기는 합니다만, KT가 공유기 차단에서 세계 최강의 기술을 자랑하기 때문에 십중팔구 막힐 겁니다. 심지어 공유기 판별 및 탄압 관련 기술중 몇가지는 무려 특허기술입니다. (...)

KT는 한 회선당 2개의 IP 까지만을 배당해줍니다.

즉, 실질적으론 모두들 공유기를 쓰고 있을 터이니,

공유기에 2개의 연결까지만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2개 이상의 PC가 연결되어있다면 DHCP가 IP를 끊어버리죠.
그나마 휴대전화의 무선 인터넷 연결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지만, 이것도 해당 회선이 연결되어있는 DHCP에 따라서는 카운트 됩니다. (...)

그리고 연결 갯수 1개당 매월 5500원이라는 정신나간 요금을 요구합니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 과금 방식이냐면, 집에 수도관이 연결되어있는 대, 이 수도관의 굵기 (대역폭, 즉 인터넷 속도 한계)로 돈을 받는게 아니라, 수도관에 연결된 수도꼭지마다 돈을 뜯어가는 방식과 다름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KT를 쓰지 않는 것 말곤 답이 없습니다.

LG의 끔찍한 핑
SKT의 저질 구리선 + IP 부족으로 인한 끊김 (이쪽은 공유기를 끊는게 아니라 걍 IP가 없음 ㅋ)
과 같은 재앙을 감수해야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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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떡같은 요금을 내느니 차라리 회선을 하나 더 계약해서 듀얼 WAN 라우터를 돌리는 게 더 싸게 먹힙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