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의 물음에 등을 계속 돌린 채 대답함

[아니 왜? 좁아? 내려가 그럼 ㅋㅋ]


[그게 아니라 배게가 너무 높아요 오빠 나랑 베개 바꿔주면 안되요?]


별 생각없이 난 베개를 바꿔줬지만


신입생은 이것도 불편하다며 종알거렸음


[오빠 팔베고자면 안되요?]




헐 시발?!!?!! 도대체 무슨의미인가 그린라이트인가 초록불이야? 건너가도 되나?


건너간게 경찰서면 어떻하지? 내가 쌓아온 학과내 이미지는? 건너편이 삼도천이 아니란 보장이 있나?




머리속이 엘지냉장고의 모터처럼 조용하고 맹렬하게 돌아가고 있는중에


신입생은 내 팔을 끌어당겨 머리를 베고 누웠음


가만히 그 뒷모습을 보던 나는 그래 별생각없이 하는 행동이겠거니 하고 냅둠.. 아직 너무 어려서 그런걸수도 있다 라며


자기설득을 했고


내 팔을 베고 등을 돌려 누워있던 신입생은 


두 손으로 자기시야에 들어온 내 큰손을 잡고 조물락거림


[오빠 손 엄청 크네요?ㅎㅎ]


자기설득이 점점 약해져갔음..........


웃긴게 그렇게 머릿속에서 이성과 본능이 치고박으며 미래를 상상하다가


그 상상하는 미래가 그대로 꿈이 되어버리며 난 잠이 들었음. 꿈속에서 결혼까지 생각했다.........


아주 등신같은 상황


다음날 아침 내 자취방 침대위엔 인생에 세번쯤 온다는 기회 하나를 뻥 차버린채


쳐 자빠져잔 나와 내 팔을 베고 날 필로우마냥 끌어안고 자는 신입생의 모습이 있었음


-사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상황파악 하고


은근슬쩍 나도 신입생 끌어안아본건 있음.................................. 작고 부드럽고 향기롭더랑-


한시간정도 내 품안에서 숨쉬는 작은 생물체의 느낌을 즐기이...는(?) 순간



신입생이 일어나 한마디하는데 그 한마디는 날 더 혼란스럽게 했음


[오빠.. 밤에 제 몸 되게 뜨거웠죠?]






와아...........솔직히 표정으로 보면 그냥 별 의미없이 체온이 높으니 어제 덥지 않더냐 라는 소리같던데


이게 그 아마 그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남자들만 그 느낌을 알거임


그 말 듣는순간 겨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힘들게 재워둔 아나콘다가 천원돌파를 시도하려 했음






아냐....내 옆에 있는건 순수한 신입생이다...며칠전까지 고딩이었어...


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제어하고 있었는데 신입생이 내 팔을 주무르며


[어제 팔베개해주느라 힘들었죠? 제가 주물러 줄게요]


졸린 눈을 하고 나름 열심히 내 팔을 주물러줌




내가 쓸데없는 생각 못하게 우선 방에 있는 애들을 다 깨우고는


아침밥을 차려 애들을 먹이고 학교갈 준비를 하는데


여자애들은 기숙사에 먼저 가서 준비해야한다고 내 자취방을 나섰음


마지막에 그 꼬맹이가 현관을 나서며


내게 귓속말로


[오빠야 눈치 없다는 소리 많이 듣죠? 히히 이따 뵈요]


하고는 후다닥 문 을 나섬


그날 저녁






난 동기들 사이에서 신킬이라는 병신같은 별명이 붙었고


그 꼬맹이는 신입생 주제에 학과내에서 언터쳐블이 되었다.


















[오빠 주말에 집에 내려가요?]


[아니 이번주는 알바 없어 안내려가 왜?]


[기숙사에 친구들 다 내려간대요..]


[혼자 심심하겠네...이틀동안 잠만 자봐 시간 금방 간다]


[덜 맞았죠?]


[둘이 맛있는거 해먹을까?]


[나보다?]


[......너 임마]


[히히 장보러 가요 오빠]








난 진짜 어린애 상처안받게 하려고 손안에 병아리처럼 엄청 조심조심했는데


요즘 어린애들은 어린애들이 아니더라................ 초반엔 내가 거의 당하기만 함....


진짜 


쓰다만 썰 또 뭐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