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합니다.  그런데 조금 아쉬운 점도 있는데 그건 성장 과장입니다. 그리고 성장에도 몇 가지 영역이 있겠지만 게이머들에게 가장 일반적으로 시선을 끄는 것은 레벨업과 아이템파밍입니다. 

ptr에서도 아이템파밍에 관해서도 약간 아쉬웠던 게 의미없는 레어템의 존재였습니다. 이제 템들은 구색상품처럼 구분을 해놓았을 뿐이지 점점 특색이 없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고행 이후에는 레어템이 없어지는 게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고 등급의 아이템만 나오면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웃긴게 그냥 색깔 놀이에 불과합니다. 그냥 일반 아이템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지고 더 좋은 옵을 가지고 있으면 될 일이지 마법이나 희귀나 전설이나 고유 같은 등급의 구분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는 셈입니다. 이 부분에서 모범적인 게임은 디아2였던 것 같습니다. 디아2는 어느 정도 각 등급 템마다 존재의 가치가 있어야 하고 각기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었죠. 하지만 디아4는 거의 성능 차이 외에는 의미를 잃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패치가 진행된다면 등급 자체를 없애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만렙이 되면 더 좋은 최상급 템과 덜 좋은 최상급 템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파밍하게끔 변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ptr에서는 몰랐지만 이번에 레벨업을 하다보니 깨달은 게 있습니다. 이제 디아4는 레벨도 없애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RPG라는 게임들이 모두 아이템 파밍이 중심으로 줄기는 것도 아니고 이 게임들이 모두 레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 디아4도 과거의 주류 RPG들과 달리 레벨의 가치는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냥 캐릭을 만들면 모두 만렙과 같은 스탯과 성능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당연히 레벨 표시 자체도 필요가 없겠죠. 실제로 몇몇 게임들이 레벨링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리고 소울라이크류도 ARPG로 분류합니다. RPG의 핵심은 레벨업 성장이 아니라 그 캐릭터에 감정이입해서 즐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레벨업이 무의미하고 지루한 부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없애는 게 맞다고 봅니다. 

발더스게이트 시리즈 같은 게임은 성장 과정에 재미의 거의 모든 것이 담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연을 만들고 마치 영화의 한 장르인 로드무비처럼 물질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또 그 이상으로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재미가 아주 중요하죠. 하지만 디아는 이제 그런 재미를 포기했고 재미있게 만들지 못할 바에는 아예 건너 띄자는 생각으로 기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레벨 업는 캐릭터를 만들고 희망자에 한해서 튜토리얼을 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꽤 마음에 드는 시즌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게임의 스타일 변화가 저로선 조금 아쉽네요. 그러나 레벨업이 없거나 또는 템파밍이 없다고 그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로드무비와는 다른 방식의 재미를 찾아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