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지금보다 강해져야 하는가?

 

내가 왜 지금보다 컨트롤이 좋아져야 하는가?

 

이런 동기부여가 현재 마영전에 없습니다.

 

 

 

저는 2개월전에 복귀한 유저로써, 20K 180으로 레이드 돌다가 노현질로 레이드 물욕템 팔아서 스펙 맞추고 22K200 순회방을 돌아보니, 스펙과 상관없이 접하는 전투가 같고 난이도도 똑같다는것이 이렇게 끔찍할 수가 없습니다. 그야 잠깐은 재밌었죠. 원래는 보스 잡는데 긴장감은 없어도 피통이 더럽게 커서 진이 다 빠졌는데 이제 그런 진은 안빠지더군요.

 

저는 강해졌어요. 이전에 좆밥이던 시절에 비해 훨씬 강해졌는데 약했던 시절 잡던 애들을 똑같이, 그것도 약했던 시절에도 100% 클리어가 보장된 놈들을 지금은 더 쉽게 잡고 있습니다. 질리는게 정상입니다. 순회팟 가보면 얼른 끝내고 싶어서 사람들이 한숨부터 쉽니다.

 

 

전 얼마전에 90제 12강 막귀 해머를 1억에 사서 강화에 성공해서 13강이 되었습니다. 공격력 25K에 밸크 210이 넘겼네요.

 

근데 이 스펙을 쓰면 무기 수리비가 장난아닙니다. 수리비는 장난 아닌데 이거 쓴다고 뭐 더 재미있는 보스 잡으러 가는 것도 아니구요. 그래서 가끔 빡치면 그냥 해머 벗고 검을 들고 순회팟에 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22K 밸크 200 공속 50은 넘기거든요.

 

 

 

마영전 레이드를 접해보신 여러분. 여러분이 만렙 컨텐츠인 시즌2 레이드하고 시즌3 레이드를 돌 때 이걸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가 스펙이 좀더 좋지 않으면 못 깰 것 같다 고 느낀 적이 한번이라도 있으신가요?

 

 

 

클리어를 못한다는 것은 상상속에서나 나오는 일입니다. 현실에 없어요. 간혹 있다면 정말 말도 안되는 삽질을 허공에 퍼부은 경우가 많죠. 뭐 공격력이 안되는데 크라켄 올몸을 갔다든가. 지금 현재 그런 상황에서 생각을 해 봅시다.

 

 

'조금 더 빨리 돌기 위해' 맞춘다는 동기 부여 이외에, 이 게임에서 장비 맞출 필요가 있습니까?

 

 

지금 사람들이 킹무기나 한계돌파 하려고 돈 모으는 걸 보면 저는 이렇게 느껴집니다. 초등학교 영어시험에서 100점을 맞기 위해 토익, 토플, 어학연수, 영문학 박사학위 따는것 같아요. 물론, 영어에 대한 지식이 높을 수록 초등학교 시험이라도 더 순식간에 풀겠죠. 근데 원래도 쉽게 풀던걸 더 빨리 쉽게 푼다고 거기에 큰 의미가 있습니까?

 

 

이 게임에 유저들이 공제라는걸 걸었죠. 근데 이 공제를 건 이유가 보면 참 웃깁니다. "어차피 클리어는 보장되어 있고...남은건 시간 단축 뿐인데...스펙 맞춘게 아까우니까 시간단축이라도 하자." 는 의도입니다.

 

이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스펙을 쓸 데라고는 이미 기존에도 쉽게 깨던 곳을 더더욱 쉽게 깨는 것 이외에 장소가 없어요.  

 

물론 저스펙에서 순회스펙이 될때 반짝 그순간은 재밌습니다. "아 공방 좆밥이던 내가 이제 순회도 가고 편하게 한다." 실제로 저도 잠깐은 재밌었거든요. 근데 그거 정말 한순간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그렇다고 고스펙을 요구하는 장소에서 보상이 더 좋으면 사람들은 박.탈.감 을 느끼니까 안된다!!!" "최고레벨 레이드에서 귀속템만 나오면 경제가 붕괴되고 사람들이 안간다." 등등  그런 문제들은 보상만 조금 이색적인 보상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조정해나가면 해결이 될 문제죠.

 

 

 

이 게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처음에서 언급했듯, "강해져야 할 이유", "더 잘 해야 할 이유" 가 없다는 거라고 봅니다.

 

부캐들 순회 최소스펙만 맞춰놓고 물욕 나오면 치킨 사먹는 자칭 가짜 뉴비들이 판치면서, 난이도가 한없이 바닥을 기는 이 게임, 라이트 유저들 배려한답시고 지금 결과가 어떤지 봅시다. 라이트 유저들 배려한답시고 지금 이 게임이 흥하고 있나요?

 

그 라이트 유저들이 템 다 맞추는 순간 현자타임 오고 접는 게임이 되버린 것이 마영전입니다.

 

 

진짜 뉴비를 위한 패치는, 그냥 지금보다 레벨업 빨라지고 스킬도 좀 더 초반에 많이 풀어주고,

 

시즌2, 시즌3 레이드 퀘맵 파면 만렙들이 와서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일반 레이드맵보다 물욕도 더 잘뜨게 만들어야 만렙들이 눈에 불을켜고 빨리 도와주러 오겠죠.  

 

그리고 뉴비 입장에서도, <지금은 함부로 못가는 맵이 있어야 나중이 기대되는> 법입니다.

 

잡던거 나중가면 더 쉽게 잡는다, 이딴 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일단은 이것부터 고치고 천천히 수정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런 글 쓰면 꼭 댓글에

 

"님은 큐미 안쓰시면 되죠."  "장비 좋은거 끼지 말고 안좋은거 끼면 쉽게 잡던놈도 재밌어요."

"레이드 던전 솔플 가세요." "뉴비들은 그래도 힘들게 잡습니다. 님 기준으로 난이도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헛소리는 제발 하지 마세요. 진짜 화납니다. 뉴비들에게 물어봅시다. 퀘맵 파면 긴장 하십니까? 이걸 실패할까봐?

 

 

등산가 입장에서 다니던 산에 질리면 새로운 험준하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산을 찾지

 

동네 뒷산을 휠체어 타고 가면서 "이야! 동네 뒷산도 나한테 패널티 부과하니 재밌네 ㅎㅎ" 이럽니까?

 

무엇보다, 그런 건 비효율 적입니다. 

 

보통 <성장하는 재미>라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부딫혀 과거에 넘을 수 없는 벽을 넘는 것>이 재밌는 것이죠. 마라톤 선수들이 1KM가 너무 쉽다고 깽깽이발로 뜁니까?

 

효율적이면서도 재밌는 것이 중요하지 일부 특이한 취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나 자신에게 패널티를 부과해가면서 비효율을 즐기지 평범한 사람들은 효율성과 재미를 함께 추구합니다.

 

애초에, 마영전은 나 혼자 안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구요. 내가 안먹고 내가 안일어나도 보스는 허무하게 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