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룹으로 나눠서 투표하고 각 조 상위권들 올라가고 남은 중위권들 모아서 플레이오프 하고 그거 다 모아서 결선 치르는 방식으로 총 투표를 여섯번 해야되는 구조로 바뀐다는건 사전에 알려진 정보로 알고 있었는데요.


설마하니 이 짓을 일년 내내 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구성 자체는 단 한번의 투표를 하는 것보다 합리적이긴 합니다. 
최종 1위인 신데걸은 몰라도, 기존에는 집계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순위권 밖이었던 아이돌들이 상황에 따라서는 플레이오프까지도 어필을 해볼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있으니까요. 물론 그 플레이오프가 고작 한명 뽑는거라 굉장히 가혹하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도 세명에서 다섯명까지는 해줘야 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이 얘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투표 횟수가 많아지면 일정을 좀 타이트하게 잡게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8일에서 10일쯤 투표하고, 3~4일 정산하고 발표.  한 투표사이클이 2주 정도. 1주 정도 쉬었다가 다음 투표 돌리고. '그러면 여섯번 투표하면 얼추 4개월 안쪽으로는 끝나겠구나. 아이고 일년의 1/3이 축제기간이네.' 싶었죠. 
근데 까보니 아뿔싸. 제가 사이게임즈를 너무 과소평가했었나봅니다. 아니 과대평가인가. 여튼 상상을 뛰어넘는군요. 그냥 1년짜리네요.


솔직히 신데걸에 돈을 써가면서 투표권을 밀어넣을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서 한 아이돌을 맹렬하게 푸쉬하고 있고 돈을 써서라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하는 프로듀서의 마음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 건 일정이 이렇게까지 늘어져 버리면 전체적인 유저 피로도 상승과 관심도 하락은 필연적이라는 겁니다. 

일단 당장 이번 11회 총선을 일년 내내 투표하면 그 다음번인 12회 총선(23~24시즌)은? 23년 6월 5일날 11회 신데걸 최종결과 나오면 또 한달 쉬고 23년 7월 중순~말부터 12회 총선 시작하나요? 총선 앨범은? 설마 ABCD조 하나씩 끝나서 한 곡씩 멤버 확정될 때마다 하나씩 녹음해서 각각 따로 싱글컷 하게 될까요? 
그건 그거대로 어마어마한데, 여튼 이 1년 사이클이 계속 돌면 11회 총선 최종 앨범은 12회 총선이 한창인 가운데에 발매되게 될텐데, 신데걸 최고 영광의 자리에 오른 아이돌들이 받아야 할 관심은 온통 새 투표로 분산되고 있을텐데 그건 과연 맞는 방향인걸까요.

이건 진짜 모르겠네요. 적어도 제 시선에서는 이건 10년이나 지속되어 온 신데렐라 걸즈 총 선거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나이가 많아지니까 이제 배를 째면 뱃 속에 큼직한 황금알이 하나 더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배를 갈라보는 수준의 최종선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하네요.

물론 11회 총선은 성공할겁니다. 기존의 고작 한달짜리 신데걸 총선에 몰렸던 투표권을 사기 위한 금액이 변동 없이 그대로 6등분으로 쪼개져서 나오는게 아니라 6번의 선거에서 거둬들이는 돈을 전부 합치면 기존의 몇배는 될 정도의 돈을 벌어들일겁니다. 근데 그게 12회, 13회에서도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발 사이게임즈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신데렐라 걸즈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더 오래 끌고갈 수 있는 ip 로 보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 2024~5년쯤 제가 이 글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내가 병신이었고 사이게임즈가 옳았다' 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