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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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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저씨 - 3화조우서버 준준 입니다. 리니지 클래식 기다리면서 한번 써봤어요. 린저씨 1화는 여기에요. https://www.inven.co.kr/board/lineageclassic/6482/1754린저씨 2화는 여기에요. https://www.inven.co.kr/board/lineageclassic/6482/1797 “끄오오오!” 세 마리의 버그베어가 동시에 지하철 역사를 압박해 들어왔다. 놈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타일 바닥이 쩍쩍 갈라지며 비명을 질렀다. 용진은 이를 악물었다. 코코린이 준 초록 물약의 기운으로 신경은 날카로워졌지만, 세월에 굳은 어깨 관절은 쇠사슬을 감아놓은 듯 무거웠다. 휘익— 콰앙! 머리 위로 날아온 거대한 철퇴를 간발의 차로 피했다. 철퇴가 박힌 지하철역 기둥이 과자 부스러기처럼 박살 나며 시멘트 가루를 사방으로 뿜었다. 용진은 바닥을 구르며 거리를 벌렸다. ‘제길, 예전 같지 않아. 이 거리면 세 번은 베고도 남았을 텐데!’ 머릿속에선 이미 세 번의 검로가 선명하게 그려졌지만, 현실의 몸은 겨우 한 번의 회피조차 버거워 비틀거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폐부가 타들어 가는 감각 너머로, 놈들의 공격 틈새마다 잊고 있던 아덴의 기억들이 파편처럼 튀어 올랐다. 붉은 깃발이 휘날리던 기란 성의 외벽, "레오, 뒤를 부탁한다!"라고 외치며 앞장서던 군주의 든든한 뒷모습, 그리고 사냥이 끝나면 모닥불 곁에서 말없이 활을 닦던 코코린의 옆모습. 그녀와 함께 던전의 어둠을 헤치며 나누었던 짧은 입맞춤의 온기까지. 기억은 선명해질수록 용진의 검 끝에 단순한 살기가 아닌, 묵직한 투지를 더했다. 한편, 역사의 다른 쪽에서는 벨라와 코코린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요정 계집애야!” 벨라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파란 마력의 구체인 에너지 볼트가 연달아 쏟아졌다. 코코린은 역사의 기둥과 난간을 딛고 도약하며, 공중에서 화살을 쏘아내는 집요한 견제로 벨라의 시전 거리를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남은 한 마리의 버그베어가 그녀의 진로를 막아서며 육중한 철퇴를 내리찍었다. “죽어라!” 벨라의 광기 어린 외침이 울려 퍼졌다. 코코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버그베어의 가랑이 사이로 낮게 몸을 던졌다. 슈우욱—! 바닥을 미끄러지듯 놈의 다리 사이를 통과한 코코린이 찰나의 순간 몸을 틀어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무방비하게 노출된 벨라를 향해 코코린의 분홍빛 활시위가 터질 듯 팽팽하게 당겨졌다. “아덴에서부터 넌 항상 말이 많았지, 벨라!” 피잉! 공기를 찢고 날아간 화살이 벨라의 어깨를 스쳤다. 벨라는 날카로운 신음을 내뱉으며 뒤로 움찔 물러났다. 연이은 마법 시전과 코코린의 집요한 근접 사격에 그녀의 이마에도 검은 마력의 잔재와 섞인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커헉!” 다시 용진의 전장. 미처 피하지 못한 철퇴의 자루가 용진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용진의 몸이 종잇장처럼 날아가 개찰구 너머로 처박혔다. 입안에서 비릿한 피 맛이 났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가 눈을 가려 시야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용진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억지로 손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현실의 고통이 신경을 옥죄어올수록, 역설적으로 머릿속은 더욱 명징해졌다. '이 정도 타격… 예전엔 흔했지. 물약 한 모금이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용진은 손등으로 눈가를 가린 피를 닦아내며 은장검의 손잡이를 바스러져라 쥐었다. 그 순간, 손바닥을 통해 검의 진동이 심장까지 전해졌다. 수만 번의 칼질, 수만 번의 전장을 누비던 '레오'의 감각이 40대의 낡은 육신을 강제로 깨워 올렸다. “끄어어어!” 버그베어 한 마리가 다시 철퇴를 치켜들며 용진을 짓눌러왔다. 이번에 용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 투박하지만 빠르게, 놈의 박자에 맞춰 한 걸음 안으로 파고들었다. 상대의 힘을 이용해 궤적을 비틀고 카운터를 날리는 은기사단 특유의 정직하고도 치명적인 보법이었다. 서걱—! 은장검이 버그베어의 두꺼운 목을 정확히 가로질렀다. 검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놈의 거구가 바닥으로 무너졌다. 당황한 나머지 두 마리가 좌우에서 동시에 철퇴를 휘둘렀지만, 용진은 이미 전투의 리듬을 타고 있었다. 비대해진 몸뚱이가 아니라, 오직 적을 베기 위해 최적화된 전사의 움직임. 투박하게 휘두르는 것 같으면서도 그 끝엔 은장검 특유의 예리한 파괴력이 실렸다. 챙! 챙— 서걱! 철퇴를 쳐내며 흘려보냄과 동시에 용진의 검이 수평으로 허공을 갈랐다. 은색의 궤적이 그어질 때마다 잿빛 근육들이 종이처럼 찢겨 나갔다. 마지막 남은 놈의 가슴 깊숙이 은장검을 박아 넣은 용진이 칼날을 뽑아내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지하철역의 형광등이 깜빡거리며, 피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서 있는 용진의 실루엣을 비췄다. 비록 낡은 배달 대행 조끼를 걸치고 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아덴 왕국의 질서와 명예를 수호하던 은기사의 자취를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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