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더 이상 페이커 선수는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아니다' 라는 논란을 보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어요. 어디에 적으면 좋을지 몰라서 이상혁 선수가 종종 본다는 인벤에 적어요.

롤은 잘 못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게임중계를 챙겨보는 롤팬의 입장에서 이번 롤챔스 스프링과 MSI 에서 보여준 SKT T1 의 경기들을 너무 재밌게 잘 봤고, T1이 보여준 경기력은 정말 멋있었어요.  

2013년의 페이커 선수와 2015년의 페이커 선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전 그 말들에 귀기울이기 전에 변한 것은 년도의 숫자뿐만 아니라 롤의 메타 전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라이엇은 꾸준히 강력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챔피언에게서 그 강력함을 빼앗아왔고, 심지어는 강력한 아이템 마저 삭제시켰죠. (네 데파 말이예요.) 그러니까 과감함을 통해서 화려하면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챔피언은 이제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이건 이상혁 선수의 장점인 과감한 플레이와 폭발적인 개인기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MSI 결승 마지막 경기에서 만약에 데파가 남아있었다면 혹은 르블랑이 너프되기 전이라면 메자이를 볼 수 있었을까 싶으면서 동시에 메자이를 선택하는 걸 보면서 역시 적극적이다 싶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수비 두 명이 붙은 상태에서 트리플 클러치를 하는 마이클 조던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이번에 골은 안들어갔지만 해봐야 하는 건 해봐야 하니까요.

저는 여전히 이상혁 선수가 가진 장점이 그대로 있다고 생각해요. 페이커 선수가 결과적으로는 너프의 도마 위로 보내게 된 수 많은 챔피언들이 그 증거예요. 밴픽에 저격밴이 있다면 패치에는 저격너프가 있었던 것일 뿐이예요. 밴은 일시적이지만 너프는 영원한 것이 좀 문제지만...

그러니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더라도 너무 상심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밴픽과 한타시의 조합, 그리고 운영이 아주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라이엇은 롤 플레이어에게 챔피언에 대한 이해보다 팀워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듯한 패치를 해왔으니까요. 밴픽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경기도 있잖아요. 

이번에 EDG 의 인터뷰를 보니 그 팀은 한타 싸움 파트너와 운영 싸움 파트너를 따로 두고 연습한다고 하더라구요. 이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 솔랭은 세계의 롤 전문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으니까 자신이 지금 연습하고 있는 챔피언을 숨기는게 어렵잖아요. 중계를 봐도 중계진의 예상대로 밴픽이 가는 경우도 많구요. 밴픽에서 조합적으로도 좋으면서 상대가 '내가 연습해왔지'하는 사실을 모르는 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준비가 많이 되어서 앞으로 SKT T1이 밴픽 끝에 '이건 경기를 봐야 알겠는데요, 경기가 기대가 됩니다' 라는 말을 듣고, 그 경기가 끝났을 때 '명경기 였네요, 대단합니다'하는 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해요.

이번 시즌 좋은 모습 보여주어서 고마웠고, 앞으로도 응원할께요. 이상혁 선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