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서 비자를 확인하다가, 문득 제 미국 비자가 10년짜리라는 걸 알게 됐어요. 


시작 날짜가 2016년이더라고요. 


그 해에는 저희가 하루에 10경기나 치렀었는데 마지막 한 경기만 이겼더라면 미국에 갈 수 있었어요. 


그때 18살이었던 저에게 그 비자는 결국 쓸모없는 종잇조각이 되어버렸죠.


그러다 문득 제 여권을 넘겨보다가 깨달았어요.


프로게이머의 여권은 어쩌면 후회로 가득 찬 책일지도 모르겠다고요. 


우리는 항상 미리 여러 나라의 비자를 준비하지만, 그 비자들은 종종 아름답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거나, 아니면 아쉽게도 도달하지 못한 곳을 증명하는 기록이 되기도 해요. 


정말 딱 한 걸음 차이로 가지 못했던 곳들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좀 긴장도 돼요.


10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이번이 처음 가보는 MSI 무대라서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떠서 바깥세상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바람의 방향은 매일 바뀐다는 것을요. 


그래도 만약 오늘 내 마음속에 가고 싶은 곳이 정해져 있다면,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든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번만큼은, 이 비자가 저를 정말 가고 싶었던 곳으로 데려다 줄 거예요.



저를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저는 기회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할 거라고 약속드릴게요.



오늘만큼은 AL을 위해 기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