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열심히 살았다

물론 고등학교때는 왜 공부해야하는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어서

좋아하는 소설이나 쓰고 책이나 읽고 친구들하고 장난만 치면서

정말 고등학생 답지 않게 천진난만하고 걱정없이 살았다.

그러다 지잡대 오니까 갑자기 현실이 보이더라

현실을 보이게 해준건 다름아닌 과 애들이었다.

생각없이 사는 새끼들을 마주하니까 내가 진짜 지잡대에 왔는게 체감이 되더라.

여기서 과거 이야기 좀 할게. 미안하다.

고등학교때는 그나마 지역에서 나름대로 알아주는 인문계였기에

(중학교때는 공부 잘했었다. 전교 7등까지도 해보고, 전교생 350명 정도에 전교석차 50등 정도만 받아도 성적이 이게 뭐냐며 혼날 정도였다.)

근데 고등학교 들어가고나서부터 형도 군대가고 부모님도 맞벌이때문인지 내 성적에 크게 관여 안하더라

그래서 마냥 내가 좋아했던 게임만 하고 소설만 써댔던거 같다.

소설 써서 얻은거라곤 조아라 라는 사이트에서 랭킹1위 한 번 해봤던거하고

롤 카페에서 칼럼작가라는 타이틀 한 번 얻어본거 그게 끝이었다.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더라.

그나마 도움된건 소설쓰면서 얻은 필력으로 군대에서 기고문 몇 개 써서 최우수상 몇개 받아가지고

휴가 좀 받았던거, 그게 끝이었다. 

여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대학교 들어가니까 여기가 너무 개 병신집단인걸 알아버린거다.

가르침에 열정이 없는 교수, 열정이 있어도 아는게 없는 교수가 천지였다.

기능사 자격증을 따려고 3달 공부한 지식으로 그 교수한테 반박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열의가 단 1도 없고, 뭘 해보려고 하지도 않고 쳐자거나 스마트폰 하느라 바빴다.

졸업생중에 그 흔한 기능사 자격증을 딴 사람이 나 포함 5명밖에 안되니 말 다했다고 본다.

여튼 그런 쓰레기 대학을 과탑으로 졸업(어쩌면 당연한거)해서 교수 추천을 받고 대기업 인턴에 어찌저찌 들어갔다.

근데 세계대회 한 번 끝내고 나니까 바로 구조조정 하라고 상부에서 연락왔나보더라 ㅋㅋ

하청업체 한 둘씩 짤리더니 당연하게도 인턴인 내 차례였다.

대기업은 원래 이런 곳이구나,,싶더라.

웃긴게 난 그 해 종무식때 열정상이라는걸 받았다.

진짜 웃기지 않냐? 열심히 일했다는 증표로 열정상이라는걸 줘놓고

바로 잘라버리는게 ㅋㅋㅋ

진짜 웃겨서... 퇴사시킬거라는 말을 돌려말하는 인사팀장 말 듣고나서 찬바람 좀 쐬면서 웃음이 나더라

내가 소설쓸때 '울며 웃었다' 라는 표현을 가끔 쓰거든?

근데 난 쓰면서도 그게 무슨 느낌인지 몰랐어 ㅋㅋ 걍 있어보이니까 쓴 표현 중 하나라서.

근데 그 때 이해했다. 사람이 어떻게 울면서 웃을 수 있는지 ㅋㅋㅋ 존나 오만감정 다들더라

25년 인생 한번도 생긴적 없는 티눈이 6개월만에 생길만큼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열심히 일했는데 결국에 퇴사라는게

얼마나 어이없고 얼마나 허탈하고 얼마나 속쓰리고 얼마나 배신감 드는 일인지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지잡대라서 짤랐나?' 그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스펙이 더 좋았다면 안짤랐겠지?' 이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면서 생기더라.

그래서 일단 지금 집에서 토익 공부하면서 생각 정리 좀 하고 있는데

진짜 앞날이 막막하다.

군대 이등병 시절보다 더 막막한거 같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갈피가 안잡힌다 지금 내 상태가.

그 미치도록 좋아했던 게임도 이제 하기 싫더라. 

회사 짤리고 나니까 스펙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겼는지...잠깐 힐링하고자 한 게임에도

'(중학교때)(고등학교때)(대학때)이거 할 시간에 내가 공부했으면...' 이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못하겠더라.

그래서 컴퓨터 걍 박스에 박아버리고 친구한테 반값에 판다고 내놨다. 컴퓨터 있으면 게임만 계속할거같아서

롤 최하옵도 렉걸리는 8년된 노트북(이런 이유로 이걸로 게임해본적은 없다.)으로 글적는다.

그냥...그렇다.

나란 인간이 얼마나 병신처럼 살았는가에 대한 회의감에

자기 전에 막 3년 전에 내가 이랬으면...5년 전에 내가 이랬으면... 하는 망상에 쫓겨사는 병신 다됏다 ㅋㅋ

대기업 인턴이었을땐 나름 내 삶에 자부심도 있었는데 이제 그런것도 없고

다시 편의점 알바 하면서 가끔씩 너무 좌절감이 느껴져서 눈물나오려는 적도 몇 번 있었고 좀...수치스럽더라.

비록 인턴이었어도 대기업 사원증 목에 걸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결국에 온게 실패한 인생이라니 ㅋㅋ ..

형은 소방공무원 준비하라고 계속 나한테 교재같은것들 사다주고 그러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요즘은 그냥 무기력하게 영어 단어들만 들여다보고 있다.

걱정없이 지낸 고등학생 때의 속죄라면 속죄인데...그게 이렇게 고통스러울줄은 몰랐다.

개찐따 어디 말할데 없어서 이런데라도 하소연해본다 ㅋㅋ.. 

그냥..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