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중한 업에 의한 수명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라우리엘은 슬픈 눈빛으로 그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본 후, 눈물을 흘렸다.

이제 그의 앞날에는 고독히 자신의 막중한 업을 수행하는 것만이 남아있었다.

라우리엘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이 감정을 어디론가 잊혀지도록 바랐다.

그리고 결심했다.

자신의 삶을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라제니스에게 헌신하기로.

아리안 오브의 원탁으로 걸어가는 길에 라우리엘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되돌아보았다.

한때 그는 사랑하는 이와 행복한 일상을 누리며, 평온한 삶을 살았지만, 그러한 삶은 결국 끝내 불안정한 것이었다.

그의 막중한 업이 그를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이 또한 떠나보내야만 했다.

그리하여 라우리엘은 죽음을 각오하며, 마음속에 묻어둔 슬픔과 사랑을 뒤로 한 채 원탁에서 기다리고 있는 니나브에게 다가갔다.

라우리엘이 이제부터 겪을 고통은 그의 막중한 업에 대한 대가일지 모르지만, 그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라제니스를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감내해야 할 것이다.

"어서와라 니나브 오랜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