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체의 내용보다는 스페셜 스테이지, 즉 애니플러스 공식개최 콜장판에 대한 후기 위주로 다뤄볼까 합니다. 아마 거기서 보고, 듣고, 느낀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잡설 등이 대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원래는, 지난주 일요일에 콜장판 예매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일요일은 집에서 요양을 하는 걸로 되어서, 예매를 취소했죠.

콜장판을 다시 가기는 힘들거라고 생각하다가, 금요일에 럽장판 3회차를 보러 갈 때 동대문 예매기계에서 조회해보니까 20일 오후 6시 20분 콜장판에 자리가 좀 남아있길래, 이거다 하고 예매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제는 아는 분 관련해서 행사가 있어서 신나게 놀다 온지라, 아침부터 온몸이 결리고 쑤셔서 죽는줄 알았네요. 뭐 그래도 오전도 아니고 오후라서 편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극장판 후반부 SUNNY DAY SONG에서 호노카 아버지의 발록(※다수의 펜라이트 혹은 사이리움을 한손에 쥐는 것)이 인상깊었기 때문에, 토요일에 미리 야광나라를 가서 울오(※UO, 울트라오렌지. 일회용 케미컬라이트 중에서도 특히 밝은 오렌지색의 사이리움을 칭하는 명칭입니다. 아이마스와 러브라이브의 주요 단체곡 등에서 자주 쓰이는 색이죠.)를 8개 사놨습니다. 다만 원래 쓰려던 대섬광(※보편적으로 쓰이는 동그란 원통형의 케미컬라이트)은 오렌지색 품절이라서, 약간 다른 모양의 대섬광 D형(※크기가 좀 더 크고 반원통형으로 생겼습니다.)

이게 일반 대섬광이고, 

이게 D형 대섬광입니다. 다르게 생겼죠? ㅎㅎ

거기에 란티스마츠리에서 샀던 굿즈 일부와, 어제 모 애니송 관련 행사에서 받은 코토리 부채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동대문에 도착한게 약 6시였습니다. 전까지 럽장판 여유롭게 가다가 자꾸 지각해서 좀 일찍 갔죠.

그랬더니 이미 수많은 러브라이버 분들이 메가박스에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제가 아는 지인분들 중에는 저와 같은 시간에 가신 분이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정말 많이 계시더라구요. 기존 럽장판과는 비교도 안되는 느낌.

게다가 완전무장! 온몸에 "저는 러브라이버입니다"라는 느낌이 나도록 굿즈를 둘러매고 오신 수많은 분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런 느낌이 강했네요.

그렇게 기다리다가 6시 15분쯤 상영장소인 5관에 입장했습니다. 다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더라구요.

러브라이브 극장판의 상영은 입장지연을 고려해서 10분 늦게 시작하는 관계로, 6시 30분에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울려퍼지는 건 후지산 . 쇼치쿠(※럽장판 일본 배급사)사의 트레이드마크인 후지산이 보이자마자 다들 후지산을 연호하더군요. 쇼치쿠 이외에도 선라이즈라던가 애니플러스 역시도 다같이 연호했습니다. 스폰서 콜은 라이브때도 하는 유서깊은 콜이니까요.

그리고 이어지는 호노카 콜. 연이어서 SUNNY DAY SONG의 리듬에 맞춰 모두 흥얼거리면서 드디어 극장판이 시작!

큰 환호성과 함께 극장판이 시작된 후, 시작부터 하나요의 돔이에요! 대사를 모두 따라하면서 기나긴 콜장판의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겠네요.

콜장판 들어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실제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활기찼다는 겁니다. 이미 3주차기도 하다보니, 다들 영화 내용을 통채로 외운 건지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에 바로바로 반응하고, 호응하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그 시작이 하나요의 ドームです!였습니다. 이어서 하나요가 흥분해서 이라고 잘못 말해버리는 부분까지 전부 그대로 따라해버렸습니다. 다들 극장판 많이들 보셨는지 줄줄 나오더라구요. 물론 저도 4번째로 본거니까,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사장님(코토리 어머님) 나올땐 이사장을 연호하기도 하고... 이어서 나오는 

그리고 본격적인 극장판 내용에 돌입, 하나요의 다레카 타스케테춋토 맛테테! 답하기도 하고, 각본 하나다 쥿키 나올때는 다같이 야유를(...)

그리고 택시 나오는 장면에서 택시를 연호하는 등 다들 흥분해서인지 그냥 소리지르고 싶어하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뭐 그러는 저도 즐거워서 전부 큰 소리로 연호했습니다만...

정말 대사를 통채로 외운듯이 대사 하나하나를 따라 외치고, 귀여운 캐릭터가 있으면 그 캐릭터 관련문구를 외치는 등 신나게 극장판 초반부를 보냈습니다.

좀 웃겼던 건, 중간에 린이 뉴욕과 아키바는 닮은 것 같다라고 한 장면 때문에 뉴욕에 대고 아키바! 아키바!하고 외치더군요. 나중에 귀국했을때 아키바에 대고 뉴욕! 뉴욕!이라고 외친건 덤입니다.

그렇게 무난하게, 생각보다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호응이 이루어지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하던 저에게 엄청난 쇼크가 찾아왔습니다.

다름아닌 공원 조깅 씬. 조깅을 한답시고 몇명이 블레이드(※버튼을 누르면 색이 변하는 종류의 야광봉을 일컫는 말. 대부분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들고 극장 안을 뛰어다니더군요. 라이브뷰잉 같은 걸 거치면서 이것저것 봐왔고, 일어서는 정도까지는 예상했는데 상영관 안을 돌아다닐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야기로 듣기만 했었지...

그러더니 Hello, 星を数えて!에서는 급기야 다수의 인원이 아예 스크린 앞까지 뛰쳐나가서 콜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민폐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아예 관을 통채로 쓰는거고, 애니플러스측에서 제재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더더욱 다들 즐거워서 그런 부분에 대해 딱히 큰 불만이 없었던 것 같았네요. 그렇게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도 아니었고, 영화를 보거나 라이브를 본다기 보다는 축제에 간 기분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후 Angelic Angel까지는 자리에서 콜을 했습니다. 물론 서서 했습니다. 콜은 언제나 서서 해야 제맛이니까요.

또 특이했던 점이라면, 역시 콜과 떼창을 동시에 했다는 점이겠네요. 뭐, 예전에 란티스 마츠리때에도 똑같은 일이 있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콜장판 갔던 다른 아는 분들이 미리 말씀해주셨던 부분이기도 했구요.

사실 일본에서는 떼창은 요청이 있는게 아니면 거의 안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콜만 넣고, 노래 자체는 들으면서 즐기자, 에 가깝다는 느낌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류 문화는 역시 떼창, 즉 다같이 노래부르는 거죠.

기존에도 아이마스나 러브라이브 등의 라이브 행사에 참가한 한국 분들도 많이 있었고,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서는 러브라이브 4th 라이브뷰잉, 신데렐라 걸즈 라이브뷰잉, 러브라이브 5th 라이브뷰잉, 란티스 마츠리 등 일본 아이돌물과 관련해서 한국 사람들끼리 모일 기회가 많이 생겼지만, 사실 란마츠 이전에는 우리나라 팬층에서도 콜 위주로 호응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란티스 마츠리때, 떼창과 콜을 동시에 해냈죠. 기본적으로는 콜을 넣지만, 콜이 없는 부분이라면 할 게 없으니 노래를 부르면 된다는 식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콜을 넣는 방식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힘듭니다. 목에도 많이 부담이 가죠. 콜은 중간중간 쉬어가기 때문에 덜하지만, 이렇게 떼창과 콜을 동시에 하면 간주에도 쉬기 힘든, 말 그대로 노래가 나오는 내내 소리높여 호응을 해야하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즐겁고, 그만큼 더 신납니다. 그래서 저는 떼창과 콜을 모두 하는 방식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뭐 호불호는 많이 갈리는거 같지만, 적어도 현장에서는 다들 신나게 즐겼던 것 같네요.

뮤즈 멤버들이 귀국한 뒤 첫 곡인 ?→HEARTBEAT에서부터는 저도 앞쪽으로 나가서 콜을 넣었습니다. 니코오시(※니코 최애)다 보니까, 여기서만큼은 나도 불타오른다! 라는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곡 박자가 빨라서...힘들더라구요. 체력적으로.

개인적으로는 극장판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인 限られた時間の中で精一杯輝こうとするスクールアイドルが好き。(제한된 시간의 안에서 최대한 빛나려고 노력하는 스쿨 아이돌이 좋아)라는 대사를 다같이 외칠 때 조금 울컥했네요.

그렇게 신나게 즐기다보니 어느샌가 SUNNY DAY SONG. 준비해온 UO를 전부 꺼내들고, 왼손에 4개! 오른손에 4개! 발록을 했습니다.

호노카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등짝으로 말하는 마성의 남자, 호노카 아버지(통칭 호버지)를 따라하면서 무대 앞으로 나갔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한 색깔의 블레이드/사이리움을 들고, 일제히 콜을 외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장관입니다.
특히 오렌지색은, 그 따스함 때문인지, 마음에 크게 와닿곤 해요.
저는 그래서 라이브가 좋고, 그래서 콜장판을 간 거기도 합니다.
한번 그 장관을 보면, 다시 라이브를 찾아가고, 다시 찾아가고, 다시 찾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일제히 들어올려진 주황빛 펜라이트들, 상영관에 울려퍼지는 우렁찬 콜소리...
그리고 모두 다함께, SUNNY DAY SONG의 안무를 따라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던 그 모습은, 마치 뮤즈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수많은 스쿨 아이돌들 중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절대로 저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겁니다.

그렇게 SUNNY DAY SONG이 끝나갔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멋진 순간이었기에, 이제 남은 분량을 편히 보고 싶었지만...

다들 아시잖아요, 그 뒤에 뭐가 나오는지?

사진 촬영 장면에서, 다같이 사진을 촬영하듯이 모여서, 크게 러브라이브!를 외치고... 그렇게 스쿨 아이돌 합동 초대형 라이브의 막이 내리면서 장면이 전환되었습니다.

자리로 돌아가 UO를 내려놓고 다시 한번 블레이드를 들고, 다시 한번 무대 앞에 나섰습니다. 사람들이 9명씩 팀을 짜서 모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도 팀 하나에 들어갔습니다.

이어지는 오토노키자카 학원의 입학식 장면, 그리고 아리사와 유키호의 입부자 모집 장면.

개인적으로 럽장판에서 보쿠히카를 제외했을때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는 장면이 이부분입니다.

뮤즈는 1년간 존속되어 오면서, 노력했고, 러브라이브 우승을 이뤄낸 그룹입니다. 하지만 뮤즈에게 중요한건 이게 아니에요.

무엇을 위해 노래해왔는가, 무엇을 위해 노래하는가.

뮤즈는 학교를 지키기 위해, 폐교를 막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었습니다. 폐교를 막기 위해 노래를 불렀고, 인기를 얻어,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오토노키자카의 입학식은, 오토노키자카 학원이 폐교되지 않고 무사히 존속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뮤즈가 노래해온 목적은, 달성되었습니다. 뮤즈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리사와 유키호의 입부자 모집 장면.

뮤즈의 은퇴는, 스쿨 아이돌과 러브라이브 대회에 연관된 큰 문제였습니다. 호노카는, 그리고 뮤즈는, 뮤즈가 없더라도 스쿨 아이돌이 이어지게 하기 위해 대형 합동 라이브를 기획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 결과 스쿨 아이돌은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러브라이브 대회는 연이어 돔에서 결승을 치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합동 라이브는 성공한것입니다.

뮤즈가 다시 한번 노래한 목적은, 달성되었습니다. 뮤즈의 노력은 다시 한번, 결실을 맺었습니다.

뮤즈는 그렇게 모든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노래해온 이유"를, 모두 이뤄냈습니다. 그렇기에 뮤즈는 깔끔하게 해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내용이, 이 두 장면에 들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장면을 좋아하고, 이 장면에서 항상 울게 됩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보쿠히카입니다.

다같이 모여서, 미리 얘기한 대로, 한명씩 구호를 외칩니다.

1! 2! 3! 4! 5! 6! 7! 8! 9!

뮤즈!

뮤직!

스타트!

보쿠히카...僕たちはひとつの光는, 정말 명곡입니다. 자연스럽게 가사 안에 멤버 모두의 이름을 넣으면서도, 가사의 내용 하나 하나가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를, 한 곡 안에 압축해서 담아냈습니다.

단 한 곡의 노래지만, 보쿠히카는 극장판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런 보쿠히카이기에, 더 열심히 노래하고, 더 열심히 콜을 합니다.

멤버의 이름이 나올때마다 블레이드의 색을 바꾸면서, 더욱 열심히, 모두가 하나됩니다.

수많은 사이리움이, 수많은 블레이드가,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마음이 되어, 커다란 빛의 바다가 됩니다.

모두가, 하나의 빛이 됩니다.

정말이지, 노래 제목과 이어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감동스러울 수가 없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전 울 수 없어요. 눈물은 닦아냅니다. 정말 눈물나는 부분이지만, 울지 않습니다. 눈물은 벅차오르는데, 울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눈물은 필요없으니까요.

그렇게 콜장판은 끝났습니다.

솔직하게, 정말 지쳤습니다. 점심도 제대로 못먹은 상태였고, 들어갈때 물을 사들고 간다는걸 깜빡하는 바람에 목도 말랐습니다. 체력소모도 장난이 아니었고, SUNNY DAY SONG에서 발록을 무리하게 하다보니 손가락도 아파왔습니다.

근데 그래도,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즐거웠고, 너무 신났습니다. 영화를 보러 간 것 같지도 않았고, 라이브를 보러 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모두 즐기는 하나의 축제에 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감정에 북받혀서 그런지 처음에 쓰려던 거랑은 내용이 영 딴판이 되었지만, 이쪽이 제가 진짜로 느낀 후기가 아닐까 싶어서 그대로 올리렵니다. 만일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저와 같은 시간에 같은 콜장판을 보신 분이 있다면, 수고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중에 콜장판을 보신 분들도, 수고하셨습니다.

콜장판은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물론 상영은 29일로 끝이고, 콜장판을 다시 해줄지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만일 다시 한번 콜장판이 진행된다면, 가보지 않은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뭐 마지막으로 간단하게만 언급하자면, 최근 일반 럽장판과 콜장판에 대한 매너 문제가 불거져나오는 것 같더군요. 저는 그런 매너 안좋은 분들이랑은 안만나서 잘 모르겠지만, 정말 큰 문제인듯 싶어요. 이제 상영 기간은 단 1주일 남았는데, 29일까지 그런 소식 다시 들려오는 일 없기를 빌 뿐입니다.

글이 되게 길어졌네요. 되게 개인적인 얘기로 가득하고, 횡설수설하는 글입니다만, 잘 보셨다면 감사드릴 뿐입니다. 그럼 저는 과제 남은게 있기에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