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연애 경험이 적고, 주변에 이성이 없었어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니까 점점 외로워졌고, 소개팅 앱을 설치했어.

외모가 마음에 들거나, 가치관이 맞는 사람에게 좋아요를 보내면서 시간을 보냈고

큰 의미를 두진 않았어.


근데 나에게 먼저 다가와준 사람이 있었고, 나에겐 처음 겪는 일이라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했어.

3주간 몇 번 만나고, 전화도 정말 많이 했어.

코드도 잘 맞고 나를 배려해준다는 게 잘 느껴져서 좋아하는 마음도 커져갔고,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이 커져갔어


그런데 어제 만나서 길게 얘기를 나눴는데, 상대방에게 정신병과 자살기도 및 자해 경험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

처음엔 그 애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너무 불쌍하고 감싸주고 싶었는데

사귀고 나서 내가 지금의 마음과 달라진다면, 혹시 내가 지쳐버린다면

상대방 마음 속에서 잔뜩 커진 내가 떠나는 상황에 이 애가 겪을 공허함과 일들이 고민되기 시작했어.


지난 밤 12시부터 계속 고민했는데, 결국 내가 도망치게 됐어.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떠나는 방법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

최대한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전달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봐도 답이 없더라고.

결국 항상 응원한다, 힘든 순간에 널 걱정하는 사람이 세상에 한 명은 있었다는 말을 곱게 포장해 보내고 연락을 끊게 됐어.

이렇게 연애한 것도 아닌, 이별한 것도 아닌 상황임에도 걱정과 상실감이 뒤섞여 몰아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물러 터진 걸 보면, 만났어도 감당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이 결혼은 커녕 연애는 할 수 있을까..

마음이 너무 무거운데, 나중에 이런 마음이 무뎌져서 내가 가벼워 지는 것도 두렵다.

어떻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