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루넬 5번 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중요하게 공지 드릴 내용이 있어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이긴 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라서 요약은 따로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꼭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2024년 4월 19일부터 퍼즐 앤 드래곤 게임 자체와 유튜브를 포함한 퍼즐 앤 드래곤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모두 중단하려 합니다.

원래는 4월 19일 당일날 공지를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프렌이나 단짝 선택에 있어서 참고가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더 일찍 공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갑작스럽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00% 충동이 없는 결정이라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오랜 기간 동안 고민한 후에 내리는 결정이라 잠시 그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생활의 밸런스 관련 문제입니다. 일을 하면서 영상 작업을 병행하다보니 하루의 일정 자체가 일 → 영상 → 잠의 반복일 때가 많고, 특히나 퇴근 이후의 시간을 쪼개서 영상 촬영 및 작업을 하다보니 그만큼 쉬는 시간이나 수면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상 템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어느정도는 조절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영상을 찍지 않더라도 다음 영상 준비를 위해서 많은 사이트와 영상을 참고해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몸은 쉬지만 온 신경이 다음 영상을 향해 있는 상황이 오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예전에는 '퍼드'라는 게임 자체와 영상 작업을 취미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과정 자체가 취미의 일환이었고 매우 즐거웠는데, 퍼드를 하는 경력이 쌓이고, 채널 규모도 조금씩 커지다보니 이제는 단순히 '취미'만으로는 퍼드와 영상 작업을 대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고, 그 부담감들이 쌓여서 생활 자체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건강이 안좋아지는 결과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삶의 중심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퍼드를 대략 3300일, 그러니까 대략 9년 정도를 즐겼고, 퍼드 영상을 찍기 시작한지는 햇수로만 8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퍼드를 플레이 하는 영상들을 올렸었지만, 좀 더 게임을 깊게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에 분석 컨텐츠인 '퍼즈도라 토크'를 2017년에 올리기 시작했고, 잠깐 쉰 기간은 있었지만 햇수로 7년 동안 정보도 전달 드리고 하면서 계속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9년이건, 7년이건 짧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매우매우 많은 몬스터가, 던전이, 기믹이 등장해왔고 좀 더 다양한 공략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시간도 시간이지만 금전적인 부분도 꽤 많이 갈아가면서 영상을 찍게 되었습니다.

사실 퍼드라는 게임이 몬스터의 종류가 매우 많고 새롭게 나오는 시즌, 콜라보 등의 몬스터도 많긴 하지만 그런만큼 몸을 비틀어서 파티를 구성할 수도 있는 등 모든 몬스터를 확보할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또한, 한퍼드를 주로 하는 입장에서 일퍼드의 미래시도 미리 볼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몬스터만 목표로 두고 에그에 도전한다면 충분히 경제적으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무래도 영상을 찍는 입장이다보니 좀 더 다양한 구성으로, 다양한 파티로 영상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고, 그렇다보니 매번 신규 에그가 열릴 때마다 무리해가면서 에그를 굴리는 상황들이 반복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여러 가지 파티를 굴리는 재미로 퍼드를 지속할 수 있었고, 특히나 여러분들에게 다양한 구성의 파티를 보여드릴 수 있었어서 퍼드를 즐기는 측면과 영상 제작의 측면에서는 좋은 방향의 투자가 맞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 삶에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갈아낸 취미의 결과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깊히 몰입한 게임이었고, 또 그만큼 재밌기도 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포기하면서 투자해도 아깝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었습니다. 오히려 일하는 이유 중 하나가 '퍼드를 즐기기 위해' 였을 만큼 제 삶의 원동력이기도 했고,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런 삶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이런 투자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시점이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나이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인플레의 속도가 계속해서 늘면서 뽑아야 하는 몬스터는 늘어나고, 그만큼 과금을 하면서도 따라가기가 버거워지는 만큼 예전보다 더 무리해서 과금하는 경우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나마도 뽑은 몬스터를 오래 쓸 수 있으면 좋은데 이제는 잊혀지는 속도까지도 빨라져서 한 몬스터를 가지고 오랜 기간 영상을 뽑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관련된 이야기는 세번째 이유에서 더 이야기 할 것 같지만, 쨌든 이런저런 원인들이 누적되다보니 이제는 '모든 몬스터를 뽑기 위해서' 라는 목표 자체가 부담스러워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금액을 줄이고' 또는 '영상을 찍지 않고' 퍼드를 즐기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이미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퍼드를 즐기는 방식에 돈을 많이 써왔고, 영상을 찍지 않는다고 해서 그 방식을 쉽게 바꿀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작년 1월부터 4월까지 영상 업로드를 중지했다가 복귀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꽤 오랜 기간 동안 부정해왔습니다만, 결국 이 모든 연쇄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상 뿐만 아니라 퍼드 자체를 그만 두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게임 자체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퍼즐을 굴려서 적에게 대미지를 가한다'는 게임의 기본적인 기틀은 지금도 너무 재밌고, 특히나 '굴린 만큼 더 높은 대미지를 가할 수 있다'는 피지컬적인 요소가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퍼드를 즐겨왔습니다만, 현 시점의 퍼드는 저렴하게 즐기기는 힘든 게임이 된 것 같습니다.

새로운 몬스터가 나올 때마다 인플레는 가속되고 있고, 그 인플레 폭이 계속해서 커지다보니 이제는 챙기지 않은 몬스터 하나하나가, 또는 챙기지 않은 기믹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까지도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한퍼드를 주로 하는 상황이다보니 판권 등의 문제로 오지 않는 콜라보나 상향의 존재감도 이제는 너무 커져서 오지 않은 상향 하나, 또는 오지 않은 콜라보 몬스터 하나 때문에 택틱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까지도 꽤 자주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날에도 새로 나온 몬스터는 이전에는 없었던 기믹들로 에그를 뽑을 것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 나온 기믹들이 던전 주회를 훨씬 편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몬스터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보니 결국은 '일단 확보 해야 한다'라는 명목으로 울며 겨자를 먹는 상황을 자주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여기에 맞물려서 에그 시스템 자체에 천장이 없다보니 아무리 돈을 써도 원하는 몬스터를 뽑지 못하는 상황도 겪게 되고, 한두번이야 상관 없겠지만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되다보니 점점 그 불쾌함이 가시적으로 느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나마 확정권을 구입하는 방법이나 교환소로 숨통이 조금은 트이긴 했습니다만, 같은 몬스터를 2~3기 사용해야 하는 구조의 몬스터가 등장한만큼 오히려 당첨 몬스터를 뽑기가 더 힘들어지는 구조 역시 에그 경험의 불쾌함에 일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헌터×헌터 콜라보에서 제노&실버 4기를 깡으로 교환하고, 모든 몬스터를 올콜렉하고도, 심지어 네페르피트는 3기를 뽑고 유피는 4기 이상을 뽑고도 기어이 나오지 않은 '샤와푸흐' 하나가 지금의 결정을 내리게 된 트리거가 된 만큼, 지금의 에그 시스템은 문제가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사도 돈을 벌어야 한다? 당연히 동의합니다. 몬스터를 쉽게 얻으면 안된다? 그것도 어느정도는 동의합니다. 다만, 확정권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일부 몬스터의 등장 확률을 낮추고, 또 교환소로 몬스터 획득을 쉽게 하는 것을 피하고자 레어도 장난질까지 치는 지금 상황은 그 도가 많이 지나친 것 같습니다.

게임사는 당연히 땅파서 장사하지 않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역시 땅파서 게임하지 않습니다. 한번 뽑는데 최소 5천원 정도에서 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게임에서 아직도 공식적인 천장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퍼드에 대한 성토가 되어버린 것 같긴 합니다만,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퍼드라는 게임 자체가 싫은건 아니지만 즐기기 너무 부담스러운 정도까지 와버렸고,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커뮤니티 활동부터 시작해서 게임 자체를 그만 두게 되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버릇처럼 이야기 했던 '퍼드 섭종까지 함께 하고 싶다'라던지 '다시 돌아왔을때 나라도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점도 너무 죄송하고, 그래서 며칠 잠을 설칠 만큼 많이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퍼드'라는 게임과 영상 작업을 하느라 너무 많은 것을 외면하면서 살아왔고, 특히나 제가 이루고 싶은 꿈과는 오히려 거리가 먼 날들을 보내왔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주변에 더 이상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 제 인생에 한번의 '소프트 리셋'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것저것 빼다보니 결국 퍼드와 영상을 접을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진심을 다해 퍼드 자체를 즐기고 영상을 찍고, 정보를 전달 드렸던 만큼, 정말 깊게 고민한 결과입니다. 아주 잠깐 영상과 정보 전달 작업만 그만 둬볼까도 생각해봤지만 퍼드를 접지 않는 이상은 다시 돌아오게 될 것 같고, 다시 돌아온다면 또 같은 날들이 반복되게 될 것 같아 무거운 마음으로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채널의 영상과 계정은 삭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특히 계정은 아예 탈퇴할까도 고민하고 다른 분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할까도 고민을 해봤습니다. 다만, 적어도 한퍼드 서버 한켠에 'BLunEL N˚5'라는 이름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 무엇보다도 추억이 많은 계정인 만큼 이대로 두는 것이 제 과거에게도, 제 채널을 봐주신 여러분들에게도 예의에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플만 지우는 방식으로 접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퍼드 관련 정보 전달 역시 접기로 결정한 날 이후부터는 업로드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커뮤니티 탈퇴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습니다만, 탈퇴 여부를 떠나서 4월 19일 이후로는 접속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마 다시 돌아가는 길 동안 혼자서 많은 방황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이 아쉽기도 할거고, 우연히 들려오는 소식에 괜히 접었나, 하고 후회하는 날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제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결정이었고, 여러분들 덕분에 '노력하면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배웠기 때문에 더욱 힘내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좀 더 열심히 할걸, 좀 더 잘 해볼걸, 좀 더 다양하게 해볼걸, 좀 더 친절하게 해볼걸, 하는 후회도 많이 됩니다. 그릇이 큰 사람이 아닌데 여기저기 나대느라 안좋게 보신 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 때문에 마음 상하신 부분 있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고, 또 후회의 생각을 할 만큼 열심히 하지 못한 점도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7년 정도의 영상 활동과 9년 정도의 퍼드 활동에 대한 막을 내릴까 합니다. 4월 19일까지는 이전처럼 계속 유튜브 커뮤니티 및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한 정보 전달과 영상 업로드 지속할 것 같고, 그 이후로는 퍼드 플레이 및 활동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날이 많이 더워지고 있는 중입니다.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꼭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의 파도가 넘실거리는 험난한 퍼드의 세상에서 휩쓸리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는 퍼생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까지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언젠가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으로 뵐 수 있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 (퍼드보다 설명을 잘했던) 블루넬 5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