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혈맹내에서 또, 나에게 자초지정을 들은 길섶형님이 자지러지듯 웃으셨다.

"생각 할수록 니 골때린다 진짜"
국밥집에 수육과 국밥을 시켜놓고 앉은 형님은 잊혀지지 않으신지 중간중간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하셨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 상황인지 나는 잘 모르겠고, 그저 생사가 어떻게 반응을 해올지 그게 걸릴 뿐 이 었다.

좀 진정이 된 형님이 혈맹내 분위기를 말씀해주셨다.
생사연합의 총군 자체가 대대적인 공지로 척살령을 개시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눈에 띄는 자들은 계속 공격하라는 
말은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군이 공지의 느낌으로 명령한게 아닌만큼 압박해 올 상황이 심각한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내가 혈맹도 없는 단신 이기도 하지만,생사 연합 자체에서도 존재하는 파벌 때문에 그런 분위기인 것이었다.


생사연합 자체의 파벌은 딱히 연합 존패의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나가 그 존재를 이해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제 각기 연합에 속하게 된 루트가 다른것이 문제였다.

'최초에 군주의 제안으로 가입하게된 속칭 은거기인이라 불리던 원로파와 작업장 패밀리'
'기존에 섭의 바람잡이로 판도를 뒤 흔들다가 한낱 주구로 전락한 하이클래스'
'전쟁에 패하자 본인의 친정을 버리고 대리석 길을 선택한 각 혈맹의 배신자들'

이렇게 세가지 성격을 띈 사람들이 모여, 최초가입자들인 원로파를 제외하곤 모두들 이마에 주홍글씨가 박힌 상황이었다.
그들 연합 속에서 게임내 장비나 레벨로도 그리고, 혈맹내 입김으로봐도 원로파가 가장 그 힘이 강했다.

연합내의 영향력이 가장 적지만, 그러해서 주목받고자 양아치짓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배신자군락의 행동은 연합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눈쌀을 찌푸린다는 것이다.

내가 칼질을 해 죽였던 인원이 바로, 세 군락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배신자 군락에서도 가장 극성으로 날뛰는 분자였던 것이었다.
여타의 연합과 혈맹처럼, 부군주나 라인 군주 같은 권력을 분배 받는게 아니라 
군주인 '핏빛게이샤' 일인의 명령이 가장 큰 집단인 만큼 군주가 할애를 해주는 만큼 편의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그런 군주가 대대적인 명령이 아닌 구두적으로 넘어가듯 말한 것이라 크게 못살게 괴롭히는건 없을거라는게 형님의 결론이었다.
형님은 정상적인 가입은 힘들테니 닉네임 변경을 하고 가입하라고 하셨다.
아직까지도 가입을 권유하는 말에 확실히 부정 할 수 있었다.

'정의'라는 거창한 이름은 아니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고혈을 빨며 나쁜짓을 스스로 저지르고 싶진 않았다.
그날 겪고, 지켜본 그들의 행동은 엄청난 혐오를 불러일으켰다.

'아니 씨발, 어떻게 같은 유저로써 유저를 통제 할려고 할 수 있나? 이게 말이되나 현실에서도 기득권자들에게 벌벌 기며 사는데, 게임에서조차 같은 유저에게 벌벌기며 살아야돼?'

아무리 생각해도 생사 연합 그들의 카르텔에 속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결국 그날 일로 마음을 확실히 굳히게 되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짓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생사인간들도 문제지만, 그걸 당연하단듯 당하는 일반유저들의 집단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다.
'빨리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부류를 만나 거기 속해야돼.'
저항의 노선을 확실히 정한 나에게 길은 의외로 가까운곳에 있었다.


지난날 같은 신의연합이자, 미라클혈맹 나의 1라인에 있었던 '폼생폼사'와 '류승범'
그 두명의 옛 동료가 속한 'HS혈맹'이 오랜 생사연합의 괴롭힘에 결국 참지 못하고 전쟁을 받아들였다.
거기에 더불어 한때, 서버내에 태풍을 불러 일으켰던 '300혈맹'도 생사 연합과 전쟁을 일으켰다.

4명의 비 생사 출신 영웅 중 3명의 영웅을 확보했던 '300혈맹'과 'HS혈맹'이 공동의 목표로 인해 손을 맞잡았다.
상호간의 합의 하에, HS혈맹의 간판을 내린뒤 모든 인원이 300혈맹의 마크를 달게 돼었다.
군주는 HS혈맹의 군주였던 '레오'군주가 맡고, 부군주는 300혈맹의 군주였던 '스티븐제라드'가 맡았다.
혈맹대 혈맹으로 이루어진 연합이 아니라 , 온전히 하나의 혈맹이 된 것이다.
이로써 생사 연합의 대척점에 선 세력 중 극강의 드림팀이 완성됐다.

나는 항상 동경해왔던 '레오' 형님을 군주로 섬기게됐다.
이미 속해 같은 식구가 되있었던, '폼생폼사'와 '류승범' 두 형도 엄청 기뻐했다.

300혈맹의 가입한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니, 300혈맹에 가입하여 생사연합과 전쟁했던 그 모든날을 잊지 못한다.

차후 1년이 넘게 생사연합의 압재 속에서 치열하게 맞서서, 레지스탕스 그 자체가된 '300혈맹'
비로써 그 속에 속하게 된 나의 전쟁 일지가 이제 시작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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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특히 많이 짧습니다.
하드포맷 후, 그동안 적어놓았던 글이 모두 사라져서 다시 부랴부랴 작성은 하고있지만.
글의 내용상 이제 분기점을 넘어가는 지점이라 부득이하게 일찍 업로드 한만큼 글의 양도 너무 짧군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