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반 갑작스럽게 발표된 이후 큰 틀에 변화 없이 개발 진행중인듯한데
현재 발표된 각성 기획에 우려되는 점이 많아 의견 정리합니다.
근본적으로 가장 희망하는건 각성 자체 백지화입니다만..




가장 문제로 생각되는건 100레벨 레벨 다운입니다.

이미 라그 초기에 "전승" 시스템을 통해 한 차례 레벨다운을 시행했는데..
이것은 진작에 삭제되었어야 할 라그나로크 시스템상 병폐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플레잉 타임을 증가시키는 것 이외 어떠한 장점도 꼽을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도 라그나로크 라이트 유저들이 제일 지겨워하는 구간으로 전승 90~99 레벨대를 꼽습니다.
서서히 필요경험치가 오르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영향이 큰 점이 똑같은 과정을 그대로 반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차례 육성과정에서 '졸업'을 경험했는데, 완전히 같은 과정을 똑같이 짚어가게되니까요.

근래 온라인 게임의 추세는 점점 더 '지겨움'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변화중이고,
이에 따라 언젠가는 비전승 직업군 자체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확장 직업군, 소환사는 전승 자체가 없기도 하고..)

그런데 이제 와서 더욱 더 긴 구간에 레벨다운을 감행한다는건...

각성 레벨다운은 예전 전승 업데이트때보다 훨씬 큰 반발을 일으킬겁니다.
예전 라그나로크는 사냥터 레벨 패널티가 없는 필드 사냥 위주의 게임이었고,
현재는 레벨업에 따라 점차 해금되는 인스턴스 던전이 주요 컨텐츠이며
그에 따라 장비의 레벨제한도 상당히 고렙대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사자 모자 등)

이것을 100레벨로 되돌리는 것은 단순히 똑같은 노가다를 반복해야 하는 것 뿐 아니라
그동안 진행하던 컨텐츠 절대 다수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에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그런 점에서 심각한 모순이 있습니다..
"새로운 몬스터/장비 등을 만나게 될 것" 하고..
"100 레벨로 되돌아감" 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 아닐까요?

각성 캐릭터 전용으로 새로운 월드가 열린다거나 해서 전혀 새로운 진행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컨텐츠가 있다면 더더군다나 약화된 캐릭터를 기준으로 설계할 이유가 없고
추가 스텟 포인트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완전히 동일한 성장을 반복할수밖에 없습니다.
스킬면에서도, 2차->3차직업과 같은 변화가 아니라 추가 스킬 정도라면
기존에 갖고 있던 스킬을 전부 새로 배워야 할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레벨업에 따르는 특성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라면 그것도 이상합니다.
스텟과 전혀 관계 없는 포인트라면 아예 레벨을 확장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레벨업 이외에도 순차적으로 컨텐츠를 해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타 게임에서라면 대개 그런 역할을 PVP 등을 통한 계급 포인트 등으로 대체하고 있고
이외에 특정 업적 포인트를 통해 성장을 유도할 수도 있으며..
인스턴스 던전이나 일일퀘스트의 클리어 횟수를 카운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컨대, 현재의 각성 시스템 개요를 보고 드는 생각은
찔름찔름 만렙 확장해도 컨텐츠 소모 따라잡기 힘드니까
아예 한번 길게 뺑뺑이 돌려 한동안 조용하게 만들자, 이런 의도로밖에 안보인다는겁니다.


이것이 급조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각성 전용" 스프라이트의 부재입니다.

분명, 지금 '각성 캐릭터 선택가능 코스튬'이라고 발표된 것은
해외서버에서 3차직업의 선택가능 의상으로 개발된 것이고...
여기에 대한 정보는 이미 실시간으로 국내 유저에게도 전달되어 왔습니다.

이것이 느닷없이 한국서버에서는 각성 전용 복장이 된 것인데..
신규 직업용 스프라이트를 제작할 여유조차 없었다, 고 이해해도 틀리지 않겠죠?
해외 라그나로크에서는 캐릭터 꾸미기용으로 만들어진 컨텐츠가
왜 한국에서는 플레이타임 늘이기용으로 이용되어야 하나 의문입니다.


현재 3차 직업군 개선 업데이트도 완료가 되기까지는 요원하고
확장 직업군 조정까지도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무작정 이런 큰 패치를 꺼낸 이유는 뭐.. 유저 달래기용이겠지만

지금 발표된 각성 시스템의 인상은 약간의 컨텐츠 확장에 따르는 엄청난 짜증 증가입니다..


시스템 대격변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런건 찬성합니다만,
현재 기획된 각성 시스템은 전면적인 재고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