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봐주실줄은 몰랐네요!

마격 덕분에 댓글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럼 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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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는 약 한달여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브라콤?"

 

세이렌 이야기만 나오면 이상하게  예민해지는 카트린느의 행동을 보며 실리아는 다 안다는 듯 그녀를 놀렸고, 실리아의 의도 대로카트린느는 짜증 가득한 모습으로 실리아를 노려보았다.

 

"아니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 그런 멍청이를 내가 좋아한다는거야? 나 카트린느 케이론이?"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어."

"절대. 절대로 아닌데?"

 

카트린느는 부정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세이렌을 따라다녔던 카트린느였다. 하지만 카트린느는 친남매이기에 그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걸 잘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일찍이 마음을 접은 터였다. 특히 마가레타 소린이라는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질투는 증오로 바뀐지 오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인 세이렌을 보면 아파지는 이 마음은, 분명히 사랑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럼 내기 할래?"

"무슨 내기?"

"네가 세이렌 윈저와 닮은 사람에게 크게 흔들린다는 건 사실이야. 맞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푸흡. 너무 부정하지 말아줘. 이미 주변에서는 다 아니까."

"....."

 

주변에서 알리가 없었다. 아마 실리아가 말하는 주변은 카트린느와 실리아가 아는 극소수의 몇 명 뿐인게 틀림 없었다. 하지만 카트린느는 자신의 이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에레메스 가일."

"어쌔신 크로스였나? 그 남자 말하는거야?"

"사진을 한참이나 보던데."

"......."

 

발키리가 선택한 남자 중 하나인 에레메스 가일은 분위기나 모든게 쌩판 남이지만 세이렌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사내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크에게 습격받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오크와 싸우던 세이렌의 모습과 꼭 닮았었다. 어머니를 잃었지만 친 동생인 자신을 위해 죽음을 무릎쓰던, 어머니를 잃었지만 동생이 있기 때문에 슬퍼할 시간 조차 없었던 자신의 오빠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카트린느는 그 남자를 한참이나 바라봤던 기억이 있었다.

 

"난 잘 모르지만 넌 그 남자에게서 세이렌의 느낌을 받고 있지 않아?"

"무슨 소리인지?"

"내기야. 네가 만약 그 남자에게서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는다면 내 패배로 하고 다시는 브라콤이라고 놀리지 않겠어."

"좋아."

"하지만 네가 진다면 계속 놀릴거야. 알았어?"

"질 일은 없겠는걸."

 

그렇게 이런 우스운 내기는 시작이 되었다.

 

하이위저드인 카트린느가 암살의 달인인 어쌔신 크로스 에레메스의 기습을 쉽게 눈치 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애초에 모든걸 다 알고 실리아 알데와 함께 다치지 않도록 모두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그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카트린느는 에레메스를 죽일 생각도 없었고, 실리아 알데 역시 에레메스에게 의뢰를 철회하려 했었다. 하지만 시기 좋게 세이렌과 소린이 게펜을 방문했다.

 

"저 바보 오빠 같으니라고..."

 

세이렌이 게펜을 방문하는 까닭은 단 하나다.

 

바로 오크의 섬멸.

 

과거 자신의 가족을 크게 해했던 오크들을 토벌하는데 항상 앞장 섰던 세이렌은 가면갈수록 검술이 늘어만 갔고, 덕분에 그의 무용을 높이 사던 발키리에게 선택 되어 로드나이트가 될 수 있었다. 카트린느도 대단하지만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로드나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세이렌 역시 대단하다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오면 내가 무너져버리잖아... 이제 그만해도 되는데. 정말.."

 

에레메스는 게펜 타워 꼭대기에서 세이렌을 바라보는 카트린느를 보고는 카타르를 회수했다. 지금이 가장 큰 찬스라고 하지만 이상하게 그녀를 해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보호해주고 싶다는 마음만이들 뿐이었다. 그가 과거 그 어떤 여자와도 연이 없었으며 타겟이 여자라고, 아이라고 단 한번도 봐준적이 없었는데, 카트린느에게만은 이상하게 흔들렸다.

 

"뭐, 나는 더 이상 상관 안하도록 하지. 첫 실패로군. 의뢰는."

 

이렇게 의뢰를 포기하게 될 일이있을거라곤 단 한번도 생각치 못한 에레메스다. 마음 깊은 곳에서 그녀를 해하고 싶은 마음이들지 않았다. 때문에 에레메스는 의뢰를 걷어 찼다.

 

"...."

 

카트린느는 에레메스를 바라보았다. 과거에 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저 남자는 정말 세이렌과 꼭 닮았다. 그 역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힘든데도 힘들지않은 척, 괜찮은 척  하고 있는걸까. 카트린느는 말없이 에레메스를 바라보았고, 에레메스 역시 카트린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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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엄청나게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사실 카트린느를 대하는 건 너무나도 힘들었다. 말없이 잔을 들어 커피를 마시는 카트린느지만 이상하게 자신을 바라볼 때에는 표독스러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언니?"

"아...아니야. 아무것도."

"뭔가. 내가 불편해?"

"으응!  그렇지 않은걸!"

 

소린은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세이렌은 어디 간거야~!!'

 

세이렌과 결혼하게 된다면 카트린느와 친해져야 한다는걸 알지만 이상하게  친해지기 힘들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카트린느는 자신을 적대시 하고 있는게 소린에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세이렌은 그런걸 전혀 모르는지 소린과 카트린느가 사이 좋은 줄만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언니도 대단해."

"응응? 뭐.. 뭐가?"

"하이프리스트라니."

"아하하하. 그.. 그렇지?"

"프리스트가 되니 마니했던 사람이 말야."

"으응... 그.. 그렇네."

 

몇 년전의 소린만 하더라도 소린은 룬미드가르츠 왕국의 어콜라이트 중에서 가장 큰 문제아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프리스트 시험을 매년 떨어지는 낙제생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놀리고 기피했었다. 프리스트 시험에서 떨어진 이유는 공개되지 않기에 신앙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그녀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점점 해마다 늘고 있을정도였다.

 

하지만 소린은 여린 마음의 아가씨로, 프리스트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던 것은 항상 주변의 사람들을, 그리고 자신이 붙으면 누군가가  탈락한다는 현실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었다. 고위 사제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프리스트 시험의 내용은 주변에 알리지 않는게 원칙이기에 말할 수 없었다.

 

"뭐 당연한 결과겠지. 언니는 좋은 사람이니까."

"고마워.. 칭찬해줘서."

 

갑자기 칭찬을 받으니 소린은 의아했다. 그래도 묘하게 기분이 좋아 베시시 웃으며 커피잔을 들었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입에 잔을 대는 순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카트린느의 기새에 깜짝 놀라 커피를 더 마실  수 없었다.

 

"무... 무슨 일 있어? 내가 뭐 잘못했어?"

 

소린은 화들짝 놀라며 카트린느에게 되물었지만 카트린느는 말없이 고개를 휙 돌릴 뿐이었다.

 

"별로. 푹 쉬다 가. 모처럼 게펜까지 왔으니."

 

카트린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말없이 밖으로 나섰고, 소린은 카트린느가 나가자 그제서야 소파에 몸을 푹 묻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어둠속에서 지켜보던 에레메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카트린느가 소린을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그리고 세이렌에 대한 카트린느의 마음을.

 

 

 

 

 

 

자작이라 많이 다를 수도 있어요

재미있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