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 시리즈 마지막.
택시 탈때 이상한 기사님 만나도 짜증이지만
반대로 이상한 손님이 타도 기사님 짜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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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한참 술을 즐겼던 제작년 택시기사님께 들었던 경험담입니다.
변함없는 코스.. 잠실->안양발입니다.ㅋㅋㅋ
쾌활한 성격의 기사아저씨께서 몇년 전 초가을에 야간근무를 하던 중에 생긴 일입니다.
서늘한 날씨에 가을비까지 추적추적 내려서 쌀쌀함까지 느끼던 그 날...
오금동이었나요... 아파트단지에서 젊은 남자를 손님으로 맞게 됩니다.
비오는 날씨에 우산도 없이 깡마른 체구에 야구모자를 꾹 눌러 쓴 승객에게 언제나
긍정에너지를 내뿜는 아저씨는 변함없이 먼저 말을 건냈지만 몇 번의 씹힘 뒤에 들은 말이라곤
"빨리 갑시다."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뻘쭘해진 아저씨는 알겠습니다~며 더 이상 말을 건내지 않았고 빗소리외에는 고요하기까지 한 택시안이
답답했던지 아저씨는 라디오를 틀었답니다.
그렇게나마 불편함을 해소한 아저씨는 다소 어두운 승객에 대한 신경은 껐고 택시는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던 중...
"이 씨발x.. 배때x를 쑤셔서 순x를 뽑아뻘라.."
아저씨는 이렇게 들었답니다.
모자를 눌러써서 얼굴의 반 밖에 안 보이는 남자가 미동없이 고개를 숙이고 나지막하게 뱉은 말.
"x만한 씨x년.. 죽여도 곱게는 못 죽이지 x같은 x.."
아저씨를 향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 상황에서 못 들은 척 하기엔 너무도 걸리는
그 남자의 섬뜩한 언행에 문득 이사람의 행선지가 상당히 외진 곳에 있는 무슨.. 폐수처리장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새벽 두시가 넘은 이 시간에.. 비도 오는데 왜 그런 곳에 가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아저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목적지에 도달한 이사내가 행하는 모종의 행동을 상상해버린 아저씨는...
패닉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눈에 보이는 파출소 앞에 급정지를 하고선 뛰어 들어갔습니다.
전후사정을 경찰한테 이야기했고 범죄가능성에 대해 납득한 경찰은 남자를 수색했고 신원조회도 해 보았으나
별 다른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죠.
다소 애매한 상황이 되었지만 그 남자가 혼잣말로 욕을 한다고 해서 아저씨를 대상으로 한
범죄와 연관짓기엔 너무도 무리가 있다..는 분위기가 되었고 순순히 조사에 응하고
불만 한마디없는 남자를 보며 아저씨는 내가 너무 오버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몇분 뒤 승차거부까지 당할 정도로 내가 잘못했냐는 한마디에.. 운행을 계속하기로 합니다.
단.. 아직 두려움이 남아 있는 아저씨를 배려한 결과로 뒷좌석에 경찰 한 명이 동행하게 되죠.
목적지에 다달았고 요금을 받으며 아저씨는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온 남자가 여전히 수상했더랍니다.
그곳은 외지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아무 것도.. 어떤 사람도 없었으니까요.
의문...
쪽팔림은 둘째치고 이런 상황까지 야기하게 된 저 남자..
경찰은 차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
남자는 요금을 치르고 차에서 나갑니다.
혼자가 아니기에 용기를 낸 아저씨는 소변을 이유로 따라 나서며 남자에게 묻습니다.
"아저씨.. 대체 이시간에 여기 온 이유가 뭐요?" 라고.
아저씨는 그 한시간에 걸친 여정의 끝에서 겨우 그 남자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모자를 눌러 쓴 그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아저씨를 내려보며...
씨익 웃었답니다. 아무 말없이.. 그리곤 뒤돌아서서 걸어갔다지요.
그 웃음의 의미가 무언지...
아저씨는 너무도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냥... 묻지 말았더라면 좋았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