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테라는 일주일밖에 안 했지만 아쉬운 점들이 느껴져서 글을 남깁니다.
이번에 전면무료화를 하면서 차기작을 제작하고 있다고 하는데, 테라를 만드는데 썼던 기술력이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아예 버리고 만들거라 생각되진 않네요.

두개의 프로젝트란 건 아마 테라 후속편 vs 아예 새로운 작품(기껏해야 세계관 공유정도) 일거라 예상되는게 뭐 그건 중요한게 아니구, 이런 점들 참고하시면 도움이될까 싶어 적어봅니다.

테라가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가 있다면 몹 재탕이죠. 근데 그건 어쩔수 없었을겁니다. 테라는 맵이 진짜 넓거든요. 맵이 넓게 제작되니까 자연스럽게 몬스터들을 배치하게 되었고, 매번 새로운 몬스터를 구상한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니 기존에 썼던 몹을 다시 쓰는거라 예상됩니다.

게다가 어느 시점부턴가 맵에 던전이 추가되면서 여러개의 층 구조를 이루고 있던데 이건 거의 가드 하나급의 넓이를 자랑하죠..

이렇게 넓은맵을 구상하면서도 테라가 놓치지 않은 것 하나는 지역별로 디자인은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느낀점은 이런거죠. '테라는 너무 맵 만드는데 신경을 써서 거기에 뭘 놓을지는 신경쓰지 못한것 같다; 라는 점이요.

그래서 차기작을 만드실 땐 첫째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만큼의 포장만 하자' 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알아본 결과 여기에도 약간의 이유는 있어보이더라구요. 옛날에는 몹들이 다 강력해서 한 지역 퀘스트를 할 때는 파티를 구해서 꺳다고 하는데 매번 5인팟으로 플레이 했다면 이정도 맵 넓이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그러나 결국엔 몹들을 하향시킨 이유도 있을거고, 실질적으로 5명의 사람들이 동등한 퀘스트 진행속도를 갖추기가 쉽질 않죠. 솔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파티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요. 그러니 처음부터 솔플 유저에게 어느정도 초점을 맞춘 몬스터들의 강도와 수량을 배치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수가 많을땐 자연스럽게 채널이 늘어나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게 되고 반대의 경우엔 과도하게 맵이 넓거나 솔플이 불가능한데 솔플을 할 수 밖에 없어서 결국엔 퀘를 포기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죠.



과도하게 넓은 맵은 또한 이동시간을 너무 길게 만드는 단점도 있습니다. 블소같은 경우는 축지라는 걸 이용해서 한 번 갔던 곳이면 월드맵 중 어느곳이든 로딩시간 한 번만에 도착이 가능하죠. 근데 테라는 그게 안 되서 이동주문서가 없으면 그냥 엄청 뛰어다녀야합니다.

처음에야 재밌어요. 페가수스도 그렇고 멋지게 꾸며진 맵을 날라다니고 뛰어다니고 나름 여행하는 느낌도 나고 하는데 이건 갓 게임을 시작했거나 시간이 충분할 때 얘기지 나중가면 귀찮아서 그냥 주문서 사고 다니죠.

문제는 주문서로도 커버가 안 되는 곳이 있어요. 맵이 워낙 넓으니 처음 가는곳 가려면 말 타고 진짜 한참을 뛰어야 도착하고.. 퀘스트 동선마저 지금까지 달려온 그 곳에 퀘몹이 있어서 다시 또 엄청나게 뛰어가야 하는 등 너무 시간을 오래 씁니다.

그러니 차기작 제작때는 맵의 크기를 늘리기보다는 적당한 수준에서 내용물을 어떻게 채울까 더 고민해보는걸 추천합니다. 넓은 맵을 만드느라 제작비도 쓰고 노동력도 쓰고 시간도 썼을텐데.. 결국 그 안에 든 내용물은 재탕몹과 그걸 잡아오라는 진부한 퀘스트뿐이니까요.

갠적으로는 인던식으로 만드는것도 좋아보입니다. 지금 테라는 인던비중이 상당히 적은데 필드를 줄이고 인던을 늘리는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다음으로는 퀘스트 동선과 스토리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