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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16:32
조회: 2,265
추천: 1
와우는 어떻게 MMORPG를 왜곡해 버렸나.인벤의 게이머존 화제집중 코너에 "레전드 오브 블러드"라는 게임이 메인으로 올라와 있네요. 인벤의 편집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벤이 아니었으면 레오블이 클베를 하고 있다는 걸 몰랐을 지도 모르니까요. 다음번 2차 클베엔 꼭 참여해보고 싶네요. 현재 와우류가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왜곡될 대로 왜곡돼 버린 MMORPG 세상을 레오블이 얼마나 바로 잡을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이글은 와우라는 게임으로 인하여 처참하게 왜곡돼 버린 우리네 MMORPG 게임 세상이 못내 아쉬워 내뱉는 개인적 상념입니다. 긴~글이 될 것 같은데, 긴 글을 싫어 하시는 분은 그냥 지나쳐 주세요. 읽어 보지도 않고 헛소리 하기 없깁니다. 먼저 게이머존 화제집중 코너에 메인으로 올라 있는 ukuk222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ukuk222님이 올리신 <레전드 오브 블러드> 후기입니다.
**** 리니지1 , r2 종류의 게임과 비슷하다고 해서 해보았습니다. 어제가 1차 클베 첫날이었습니다. 전 위자드11렙,레인져9을 플레이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몰입도와 게임의 재미를 보자면 솔직히 기대 이하 였습니다. 센몹을 잡을시 한마리잡고 엠탐 피탐을 해야했고 약한 몹을 잡을 시엔 사람이 많아서 몹부족 현상이 일어 났습니다. 사냥시간 1/4 엠탐시간 3/4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자드 사냥시엔 센몹을 잡고 엠탐하는 식이었습니다. 레인저를 플레이 했을 경우는 낮은 몹을 많이 잡으면서 위자드와 반대로 키웠습니다. 센몹은 약값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픽은 요즘 게임에 비해 많이 떨어졌습니다. 1차 클베 이긴했지만 2010년 말에 나온만큼 어느정도 기대는 나와야되는대 솔직히 r2만큼도 안되었던거 같습니다. 특히 점프 모션은 막대기 하나가 위로 왔다갓다하는 정도였습니다.
사운드, 사운드는 제가 별로 신경을 안썻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던 거 같습니다. 타격감, 타격감은 그정도면 맘에 들구요. 인터페이스의 경우엔 단축키로 바꿀 수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인첸, 무한pk,란 타이틀로 나온 레전드 오브 블러드... 리니지1 ,r2의 맛을 보고 싶은 분께는 많은 실망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많은 개발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클베부터 게임의 노가다를 너무 심하게 해놔서 경험을 제대로 못해봤네요 아직 비추! *****
ukuk222님의 글을 조각내 봅시다.
"전체적으로 몰입도와 게임의 재미는 솔직히 기대 이하 였습니다."
ukuk222님께서 원하셨다는 몰입도는 과연 무엇이었을 까요? 또 원하시는 재미는 무엇이었을 까요? 기대 이하였다는 말씀으로 보아 무언가를 기대했다는 것일 겁니다. 무얼 기대했다는 걸까요? 한번 봅시다.
"센몹을 잡을시, 한마리잡고 엠탐 피탐을 해야했고 약한 몹을 잡을 시엔 사람이 많아서 몹부족 현상이 일어 났습니다. 사냥시간 1/4 엠탐시간 3/4 라고 생각하시면됩니다. 위자드 사냥시 센몹을 잡고 엠탐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엠탐 피탐을 하지 않는 게임을 기대했으며, 사람이 많아도 몹이 부족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게임을 기대했다는 것. 결국 ukuk222님께서 원하는 몰입도와 재미를 주는 게임은 엠탐 피탐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몹이 부족하지 않는 게임인 거라는 것이지요? 아, 사족을 하나 더 다셨군요. 그래픽이 요즘의 게임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
정리하면
ukuk222님이 원하시는 몰입도 있고 재미있는 게임은 엠탐 피탐이 없으면서 몹이 부족하지 않고, 그래픽도 아주 좋은 게임인데, 그러나 <레전드 오브 블러드>라는 게임은 엠탐 피탐을 해야하고, 사람이 많으면 몹이 부족하며, 그래픽도 아주 별로인 게임이라는 주장이십니다.
그런데 왜이지요? 저는 ukuk222님과는 정 반대이니 말입니다. 나는 그래픽이 별로라 하더라도 또, 엠탐 피탐을 하느라 몹 한마리 잡고 한참을 쉬어야 하더라도, 몹이 부족해 아웅다웅 수많은 유저들과 부대끼며 몹 한마리 잡으려 발버둥을 쳐야 하는 그런 게임이라 하더라도 몰입도와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ukuk222님께서 원하시는 그런 게임, 아이온이나 와우류 게임들은 그간 지겹게도 나왔고 지금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룸 방식의 인던 뺑뺑이 게임들, MMORPG라는 허울로 유저를 기만하는 게임들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아이온이나 와우를 즐겁게 플레이하는 여러분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아이온 와우류 게임들은 제발이지 MMORPG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MMO라는 이름을 사용하려면 MMO적이어야 합니다.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똑같은 사냥터 수백개를 만들어 유저들을 그곳에 가두어 두고, 나누고, 차단시켜 버리는 인던 뺑뺑이 게임을 과연 MMO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콘솔 패키지게임의 멀티 플레이, 혹은 콘솔 패키지게임의 온라인화 게임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서론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 갑시다.
1) 그래픽 쩔고, 친절한 게임?
요즈음 인구에 회자되는 테라, 블소, 아키에이지를 봅시다. 수백억이 투입된 게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겠죠? 그래픽이 기가 막히게 좋다고 하네요. 하기사 그 정도 돈을 투자하고도 그래픽이 개판이라면 말이 안될 터입니다. 그러나 말이지요. 그 십분지 일, 혹은 몇분지 일이 투입된 게임이라면 어떨까요? 이런 저예산 게임이라면 설령 그래픽이 다소 그렇더라도 그걸 걸고 넘어져선 안되지 않을까요? 그래픽 따지려 거든, 아예 중소 게임사의 게임은 하지를 말아야지요. 그냥 수백억 이상이 투입됐노라고 선전하는 게임만을 기웃 거려야 합니다. 중소 게임사의 게임을 기웃 거리고선 그래픽이 후지네 뭐네 불평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답답합니다. 뭐라고요? 중소 게임사의 게임인 줄 모르고 기웃거렸던 거라고요? 뭥미?
그래픽 문제는 그렇고 친절한 게임에 대해서도 알아 봅시다. 맵을 켜고, 맵상의 특정 지점을 클릭하면 저절로 달려가는 게임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었죠. 요즘은 퀘스트도 친절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자동으로 알려 준다고 합니다. 맵을 켜면 퀘스트를 주는 엔피시나, 퀘스트 수행 위치(특정 지점)까지 다 나오죠. 해당 위치를 클릭하면 저절로 달려 가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이온은 한술 더 뜹니다. 유저들의 랩이나 장비도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몹도 그렇죠. 선공인지 비선공인지, 몹의 래벨이 어떤지, 정예몹인지 일반 몹인지 네임드인지 보스인지도 다 보여줍니다. 와우의 경우엔 애드온이라는 더 황당한 시스템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몰입도 좋으시나요? 재미있으시나요? 네, 몰입도 좋고 재미있으니 많은 분들이 즐기시고 계시겠죠. 그렇습니다. 유저들이 원해서 친철한 것이지 게임사에서 원래 친절해서 그런 친절한 게임이 나온 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부탁하건데, 아이온이나 와우 등 이런 친절한 게임들은 제발이지 MMORPG게임이라고 광고하지 말았으면 하는 거에요. MMORPG 게임은 불친절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유저들의 이야기가 싹트는 거죠.
친절한 게임은 MMORPG를 역행하는 게임이며, 유저들이 만들어 가는 유저들의 이야기, 유저들이 만들어 가는 MMO에서 퇴보하는 게임인 것입니다.
결론 1,
그래픽이나 친절함은 MMORPG의 본질이 아니다. 그래픽이 별로라 하더라도 불친절하더라도 MMORPG의 본질을 충분히 추구할 수 있다. 리니지 게임이나 울티마 온라인이 그런 게임이었다.
2) 그래픽 쩌는데다가 친절하기까지한 인던 뺑뺑이 게임들...
아이온 와우류식 인던 뺑뺑이 게임은 이미 MMORPG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더이상 MMORPG의 본질을 보여줄 수가 없어요. 물론 아이온이나 와우도 초반엔 리니지식 MMO의 본질을 추구하기도 했었죠? 인던 뺑뺑이로 돌변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퀘스트 형식을 도입해 자칫 지겨울 수 있는 사냥의 단조로움을 일소하는 동시에 드 넓은 필드, 탁 트인 필드를 모험하는 재미도 일부 보여 주었었습니다. 초반엔 말이지요.
한번 길이 엇갈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아이온이나 와우의 경우, 현재 달려가고 있는 그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걸 인정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이미 너무 멀리 가버렸으므로 다시 리니지식 MMO의 본질을 추구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는 거에요. 아마도 그냥 지금 이대로 인던 뺑뺑이 게임으로 밀고 나갈 것입니다. 유저들을 인던에 끝까지 가둬 두기 위해서 더 알록 달록 화려하게, 복잡하게 인던을 치장하는 방향으로 내 달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 복잡한 컨트롤, 더 화려한 스킬들, 더 힘든 인던 공략 시스템으로 치달을 겁니다. MMO의 본질에서 더 멀어져 갈 거라는 거에요.
한편, 와우가 대격변을 조만간 선보인다는데 과연 처음부터 다시 리니지식 MMO본질을 추구하는 대격변을 보여줄까요? 인던 뺑뺑이, 레이드 뺑뺑이에서 탈피한 대격변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다행이겠습니다만...
결론 2,
룸방식 인던 뺑뺑이는 MMORPG에 대한 모독이다.
3) 와우는 어떻게 MMORPG를 왜곡시켜 버렸나...
세상엔 수많은 소설이 있고 영화가 있고 드라마가 있습니다. 우리네들 저마다는 나름대로 가슴 아프거나 아름다운 사연을 가지고 있고, 추억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삶이란, 자신이 주인공인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다.'라는 말이 있는 거죠. 그렇게 우리들의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 거대한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세계가 우리네 삶이고, 인류가 써 내려가는 역사입니다. 어떤 절대자, 조물주가 미리 섭리해 놓은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자유의지로 만들어 가는 세상.
게임도 마찬가지일 터입니다. 특히 콘솔 패키지게임이라면 모르겠지만, 수많은 유저가 동시에 접속해서 살아가는 MMO게임 속 세상은 유저들 스스로가 써내려갈 여백을 남겨 둡니다. 그러나 와우라는 게임은 유저들이 채워갈 빈 공간, 써내려 갈 빈 여백을 남겨두지 않은 게임이었죠.
RPG게임은 몹이라는 <악>을 응징하는 게임입니다. 유저는 선한 역할, 몹은 악의 역할이 전부인 게임입니다. 반면에 MMORPG는 몹이라는 악을 응징하는 게임이면서 동시에 유저들 사이의 분쟁을 통해 유저들 간에도 선과 악이 추가로 생겨나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유저들 스스로가 분쟁하고, 유저들 스스로가 선과 악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저들 스스로 결정하는 선과 악, 분쟁과 다툼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유저들 스스로가 써내려가는 역사가 바로 MMORPG의 본질인 것입니다.
아이온이나 와우류는 게임사에서 미리 섭리해 둔, 진영간의 분쟁이나 종족간의 분쟁 게임입니다. 그런 이유로 MMORPG의 본질에서 한참을 벗어난 게임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것 마저도 와우의 경우엔 <전장이니 투기장이니 등, 인던 뺑뺑이식>으로 만들어 버렸죠. 여기에 무슨 유저들이 채워야 갈 여백이 있고, 만들어갈 사연이 있으며 전설처럼 남겨질 역사가 존재하겠습니까?
결론 3,
몹과의 전투를 룸방식, 인던 뺑뺑이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유저들 사이의 전투 전쟁 마저도 인던 뺑뺑이로 만드는 것으로 와우는 MMORPG를 처참하게 왜곡시켜 버렸다.(그렇다고 와우가 재미 없다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다만, 와우류 게임이 대세를 차지함으로 인해 MMORPG의 본질이 왜곡돼 버렸다는 것입니다.)
글 마무리 합니다.
아이온이나 와우가 MMORPG의 본질을 왜곡한 이유는 다른 거 없습니다. 그래야 천문학적인 자본을 사용한 표시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고도...
1, 불친절한 게임으로 만들어져 나오거나, 2, 몹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거나, 3, 퀘스트가 얼마 없거나 부실하거나, 4, 유저간의 전투 전쟁의 자유도를 높히는 어려운 방향으로 나가거나,
했다가는 저예산 게임과의 차별화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래서
1, 별의별 친절한 시스템을 미친듯 쏟아내고,
2, 몹 부족을 해결 하려고 룸방식 똑같은 사냥터 인던을 한 서버에 수백개를 미친듯 만들어 제끼는 것이며,
3, 퀘스트를 미친듯 깔아두면서,
4, 종족 간의 전투 전쟁이라는 쉽고도 편한 길을 갔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MM0RPG의 본질을 추구하는 게임은 <수백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된 게임에선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테라? 블소? 아키에이지? 글쎄요...
콜오브카오스에게 격려를, 카보드온라인에 격려를, 블러드 오브 레전드에 격려를 보냅니다. 비록 저들 <테, 블, 아키>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예산으로 만들었을 터이지만, 당신들은 충분히 자랑스럽습니다. 대기업 게임사에 비해 어려운 환경, 저임금에 중노동일 터이지만, 당신들이 오늘 걷고 있는 한걸음 한걸음이 MMORPG의 밝은 미래로 향한 진보임을 잊지 마세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돼야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도록 MMORPG를 왜곡시켜 버린 와우라는 게임의 저주는 대체 언제쯤에나 풀릴 수 있을까요? 저예산으로도 감동을 주는 MMORPG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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