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조운이 하후은을 베고 얻은 검이 청홍검(靑紅劍)인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을 봐도 조조의 명검 청홍(靑紅)이나 조운의 청홍이라고 하는 책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다보니 전설의 칼하면 청홍검이라는게 널리 퍼진 이야기인데

진짜 청홍검일까?







답은 아니다.






삼국지연의 원문을 보면 청강(靑釭)이라 되있다! 중국어 발음을 봐도 칭강(Qinggang)으로

청홍이란 발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럼 왜 청홍(靑紅)으로 널리 퍼진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이 퇴마록(退魔錄 이우혁 저)에 있다고 본다.



이 퇴마록은 대한민국 서브컬처계에 정말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옛날 하이텔 시절부터 무지막지한 인기를 끈 소설이다.

그 인기는 정말 커서 2013년 부로 누적판매량 1,000만부를 기록하고



당대 일류배우들인 신현준, 안성기, 추상미 등을 동원해 영화로까지 나온 소설이다.

지금처럼 서브컬처가 대중적인 분위기인 때와 달리 당시는 정말 아는 사람들만 아는 시대였는데

일류배우들까지 끌어와 영화로 만들어 질 정도의 파워가 있었다.



그럼 왜 퇴마록이 청홍검 전파에 큰 영향을 줬나 하면 책에 등장하는 명검으로 청홍검(靑紅劍)이 나오기 때문이다.

"청홍검! 청홍검! 아 이자가 바로 조조의 수신배검장(隨身背劍將) 하후은이었구나! 이 검은 하늘이 주신 것이다!"

라는 구절이 나오며 중간중간 계속 청홍(靑紅)이란 말이 나온다.

당시 학생들은 책 뒤편에 해설등이 있는 것을 보고 이 책에 등장하는 것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처럼 큰 영향을 준 책에서 청홍이라 하였으니, 후대에 나온 책에서도 똑같이 따라가는 것이라 본다.

그럼 작가는 왜 그랬을까? 예상을 해보면


1. 청홍(靑紅)과 청강(靑釭)은 얼핏보면 구분하기 힘들다.

:홍(紅)과 강(釭) 모두 장인 공(工)자를 사용하고 부수에 차이가 날 뿐인데 컴퓨터 화면으로 보면 차이를 알기 힘들다.

2. 청강(靑釭)에 들어가는 강(釭)은 "등잔 강"이라는 뜻이면서 "살촉 공"이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살촉 공이라 생각하는 경우에는 청"공"검이 되기 때문에 얼핏들어 "홍"으로 착각을 했을거라 본다.

3. 청홍(靑紅)이 멋있으니까.

:청강은 무협지에서 흔하디 흔한 검으로 많이 나온다 청강장검이란 식으로 나오고 뚝 부러지는게 부지기수다
그에 비해 청홍은 푸르고 붉다는 뜻이 있어 멋있다. 붉고 푸른 검할래 막 나오는 청강검할래의 차이랄까?






아직도 전설의 명검으로 청홍검(靑紅劍)이라 부르는 책들은 계속 나온다.

조금만 생각해서 아무런 뿌리나 근원이 없는 청홍(靑紅)을 계속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추가)

이문열의 삼국지에서 청강검이라 나오는 줄 알았는데 청홍(靑紅)이라 나온다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문열의 삼국지 이상의 영향을 준 책은 없으니 결론은 이문열의 삼국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문열이면 정말 한국 소설계의 큰손인데 ㅋㅋㅋㅋㅋ

한자를 못 읽다니 ㅋㅋㅋㅋ

재밌는 사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