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 국제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인질극이 발생했다. 보안 검색대에서 직원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그에 불응한 60대 남성이 갑자기 15㎝ 길이의 흉기를 꺼내 들고 난동을 부렸다.

난동범은 공항에 있던 한 20대 여성 직원을 인질로 삼아 그의 머리채를 잡으며 목에 흉기를 겨눴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며 공항을 폭발시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때 한 남성이 난동범에게 다가가더니 "여성 대신 날 인질로 삼으라"고 제안했다. 난동범은 순순히 여성을 풀어주었고 대신 남성을 인질로 잡았다.

남성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척 하다가 난동범이 방심한 틈을 타 흉기를 맨손으로 빼앗아 바닥으로 던졌다. 그 순간 주변의 경비원들도 달려들어 난동범을 함께 제압했다.



제압한 남성은 전직 복싱 챔피언인 무사 압드라임(52세)로 알려졌다.

압드라임은 "비명을 듣고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보니 범인이 칼을 겨누고 어린 여성을 위협하고 있었다"며 "나는 두 딸의 아빠인데, '만약 저 소녀가 내 딸이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압드라임은 흉기를 맨손으로 잡았지만,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래전 일이지만 과거 복싱, 무술, 태권도, 킥복싱 등 여러 무술 기술을 익혔다"고 얘기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극단적인 상황에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압드라임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