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전차편입니다. 영국 정리하던 기억 때문에 이걸로 마무리가 될 것 같다는 착각이 생기네요...


3. 중전차

4티어 B1 -> 비원, 지하 1층
=미국의 M3 Lee, 그러니까 망리와 같은 방식의 무장을 가졌습니다. 사실은 이 녀석이 원조지요. 차체에는 고정식 주포, 선회 포탑에는 부포. 망리는 차체 주포만 사용하기에 부포가 쓸데 없는 짐덩어리라며 혹평을 듣는데, 이 녀석은 반대로 차체 주포가 장식이고 부포를 주포처럼 써야하기에 지뢰 취급을 받습니다. 하다못해 망리는 구축전차의 교리로 운용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전과를 내는데 비해서, 이 녀석은 4탑방에서만 우수한 장갑과 느린 기동성, 그리고 빈약한 화력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속도만 중전차인 꼴이라서... 실제 비원은 월탱에 존재하는 비요트 훈장의 유래가 된 전차로, 피에르 비요트 대위가 지휘한 단 한 대의 B1 전차가 단일 전투에서 2대의 4호 전차와 11대의 3호 전차, 2문의 야포를 격파했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5티어 중형전차 2대와 4티어 중형전차 11대, 자주포 2대를 혼자 격파했으니 라세이니 훈장감인데 말이죠... 결국 저조한 인기 때문에 애칭다운 애칭 없이 그냥 불립니다. 그런데 프랑스 저티어 고난은 아직 끝난게 아니라서... 애칭은 이름 그 자체와 이름에서 따온 '지하 1층'이 있습니다. [간잽이님 제보 감사합니다!]

5티어 BDR G1B -> 봉다리, 고구마
=본격적으로 전투의 핵심이 되는 5티어 중전차인데, 장갑이 너무 부실합니다. 하위 전차에게도 펑펑 뚫리는 정면 60mm 장갑은 이 전차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지요... 최종포 90mm의 화력은 그나마 만족스러운 보상이지만, 급격히 내려가는 장전 속도와 빈약한 장갑 때문에 그 화력을 발휘하기가 까다롭습니다. 누가 중전차 아니랄까봐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다 포착당하면 반항하다가 격파당하기 일쑤죠. 특이하게도 정지 위장력은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축전차처럼 몸을 사리며 기회를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애칭으로는 명칭에서 유래한 봉다리(Bong Da Ri), 형태에서 유래한 고구마가 있습니다. [이르하니아님 제보 감사합니다!]

6티어 ARL 44 -> 아리랑
=이제 그동안의 고난에 대한 보상을 받기 시작합니다. 향상된 기동성과 더불어 8티어에 상당하는 믿음직한 주포까지. 그전까지 짙은 청록색 전차들을 사격 연습 표적으로 생각하고 덤벼오던 상대들을 불타는 과녁판으로 삼아버릴 수 있지요! 대신 프랑스 상위 전차답게 장갑이 약한데, 아군과의 협조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애칭은 명칭에서 유래한 아리랑(A Ri Lang).

7티어 AMX M4(1945) -> 아맥스앰포, 빵티거, 빵터
=붙어있는 숫자 1945에서 알 수 있듯이, 2차대전 후 독일의 기술진과 협력하여 만든 전차입니다. 그러다보니 엔진도 독일제 메이바흐, 주포 스펙은 티거의 88/71를 Ctrl+C, V. 포탑 정면장갑은 상당한 돌머리이므로 이를 살리는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측면이 매우 부실하기에 정면을 어떻게 ‘잘’ 보여줘야 하는가? 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그냥 티거죠. 그래서 애칭도 빵티거, 그리고 차체 형태가 유사하기에 빵터.(빵+판터) [이르하니아님 제보 감사합니다!]

8티어 AMX 50 100 -> 오공백
=중전차 트리는 여기서부터 클립식 주포입니다. 한번 탄창을 비워버리면 장전이 매우 오래걸리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고티어 프랑스식 교리를 익혀야하는 전차입니다. 별 다른 특징보다는 그냥 ‘프랑스 중전차’같지요. 애칭은 50과 100에서 온 오공백.

8티어 FCM 50 t -> 50티
=프리미엄 중전차입니다. 8티어 프리미엄 전차들은 간단하게 크레딧을 벌어들이는 것을 주 임무로 삼는데, 이 녀석의 가장 큰 문제는 장갑은 좋지도 않은 게 덩치는 크고, 관통력은 좋지만 데미지는 그저 그렇다는 겁니다. 까다로운 운용이 필요하다는 건 프리미엄 중전차에게 걸맞는 특성이 아닌데다가, 프랑스 중전차 트리의 인기도 시들하기에 ‘골탱 추천해 주세요!’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에선 생략되기 일쑤죠. 그래서 애칭다운 애칭도 없습니다.

9티어 AMX 50 120 -> 오공백이십, 오공이십
=화력이 좋아진 대신에 덩치가 커졌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 전차들은 그 순간 화력과 얇은 장갑 때문에 공격 순위가 높고, 따라서 집중 공격을 ‘받는’ 경향이 있는데 이 녀석은 덩치가 커지는 바람에 그걸 다 두들겨 맞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여전히 기동성은 우수하므로 이를 살리는 플레이가 더욱 중요하지요. 1선보다는 기동방어에 치중하기 시작하는 위치이기도 합니다. 애칭은 오공백과 유래가 같습니다.

10티어 AMX 50B -> 오공비
=프랑스 중전차 트리의 최종 전차입니다. 기동방어의 상징으로, 어지간한 중형전차들은 죄다 제쳐버리는 기동성, 4발들이 탄창을 이용해 10초 만에 1600 데미지를 뿜어내는 폭발적인 순간 화력. 여러모로 프랑스식 전차의 로망을 보여주기에 컬트적인 인기를 끕니다. 대신 포착당하면 순식간에 여기저기 포탄이 뚫고 들어와 차고로 사출당하기도 하지만, 여기까지 온 프랑스 전차장들은 이미 그런 거엔 무덤덤해지는 것 같지요... 애칭 오공비의 유래는 오공백과 같습니다.


이렇게 중전차도 쓱 끝냈습니다. 영국에는 큰 헤비와 작은 헤비 라인이 있다고 한다면, 프랑스에는 작은 미디움과 큰 미디움 라인이 있다고 한다지요. 여러모로 빵맛을 진하게 보여주는 트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