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는 금일(9일) 새벽, 자사의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와 현재 개발 중인 '배틀필드 204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FPS의 미래' 스포트라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스포트라이트에는 리스폰의 창립자 빈스 잠펠라를 비롯해 '에이펙스 레전드'의 게임 디렉터 채드 그레니어, DICE LA의 총괄 매니저 크리스찬 그라스, 그리고 DICE의 총괄 매니저 오스카 가브리엘슨이 참여해 현재 개발 중인 '배틀필드 2042'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생각하는 FPS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지난달에 마침내 '배틀필드 2042'를 공개했다. 기분이 어땠나.

오스카 : 개발자로서 정말 고대한 순간이기에 기쁘고 흥분되면서, 어딘지 긴장할 거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좀 다르다. 정말 고통스러웠다(웃음). 수년 동안 수백 명이 개발에 매진한 게임이지만, 게이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굉장히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Q. 게임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오스카 : 차세대 콘솔 작업을 하면서 배틀필드의 코어 빌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결과 이제까지 없었던 스케일의 게임을 보여주자는 결론이 나왔다. 전에 없던 크기의 맵, 플레이어의 수 전부 다 말이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게 아니다. 그래플링 훅, 윙슈트, 그리고 실시간 토네이도를 추가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 그래플링 훅을 통해 이동의 제약이 사라졌으며

▲ 토네이도를 이용해 이동하는 창발적인 플레이 역시 가능하다

토네이도를 이용하면 윙슈트로 맵의 반대편 끝까지 갈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이용하지 않아도 극단적인 상황에 예기치 않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이 완전히 망한 상황에서 갑자기 토네이도가 나타나 눈앞의 적을 쓸어버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런 것들은 '배틀필드 2042'의 혁신의 순간으로서 앞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대자연은 뭘 가져올지 모르는 만큼,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된다.

▲ "고마워요, 토네이도씨! 하이파이브"


Q. 토네이도를 관통해서 사격할 수도 있나.

오스카 : 당연히 가능하다. 한편, 토네이도가 다가오는 건 나무 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가지가 휘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도망가길 바란다. 안 그러면 토네이도에 휩쓸릴 수 있다.


Q. '배틀필드 2042' 개발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오스카 : 3년 정도 걸렸다. 기술적으로 큰 도약을 했는데 먼저 새로운 버전의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 충실도와 핵심 게임 플레이를 향상시켰다. 여기에 더해 콘셉트에도 더 집중했는데, 많은 시간과 애정, 열정을 들여서 게임의 스토리, 월드 등을 다듬었다.


Q. 다이스와 다이스 LA의 역사는 배틀필드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는데, 최근 다이스 LA가 이름을 바꿨다. 이유가 뭔가.

크리스찬 : 게임의 품질을 비롯해 모든 걸 스튜디오 측면에서 더 발전시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리플 이펙트 스튜디오다. 위대한 것도 시작은 미약하다고 하지 않나.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이름으로, 우리를 대변하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 DICE LA의 총괄 매니저 크리스찬 그라스


Q. 오스카와 크리스찬은 '배틀필드 2042'에서 어떤 작업을 맡고 있나. 약간만 알려달라.

크리스찬 :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그중 하나를 얘기하자면 배틀필드 시리즈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던 맵을 '배틀필드 2042'에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


Q. 얼마 전 하자드 존을 공개했는데, 거의 정보가 없더라. 어떤 모드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오스카 : '배틀필드 2042'는 세 가지의 멀티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전면전과 크리스찬의 팀이 준비 중인 아주 특별한 모드, 그리고 하자드 존이다. 하자드 존은 고위험 분대 기반 게임 모드로 기존의 모드에선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을 선사한다. 팀이 수년 간 고심한 모드로, 다른 배틀로얄과는 달리 다소 가벼운 모드라고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는 가을, 출시 전에 공개할 예정으로 우리도 빨리 공개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Q. 빈스는 메달 오브 아너, 콜 오브 듀티, 타이탄 폴, 그리고 에이펙스 레전드까지. 가장 유명한 FPS 게임들과 지금껏 함께했는데 뛰어난 FPS를 만드는 비법이 뭔가.

빈스 : 좋은 팀이다.

채드 : 앞서 크리스찬이 한 얘기지만, 팀원들 사이에서 금덩이를 찾고 이걸 게임 안에 넣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뛰어난 팀을 만들어서 진취성을 갖고 게임 개발에 열정적이 되게 하여야 한다. 아이디어는 모두에게 나오는 만큼, 적절한 인원을 적절히 배치하면 이런 아이디어들은 그냥 나온다.


Q. 리플 이펙트 스튜디오도 이 생각에 동의하나.

크리스찬 : 물론이다. 배틀필드 시리즈가 이걸 잘 해왔는데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간혹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낼 때가 있지 않나. 예를 들어 내가 실시간 토네이도를 만들자고 해도 그냥 기각하는 게 아니라 "괜찮을 수 있겠는데? 한번 해보자" 이렇게 말한다.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드컴퍼니1'에 넣은 지형지물 파괴가 대표적이다. 사실 꼭 필요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는데 그냥 멋진 아이디어여서 넣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물론,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밸런싱이다. 작동하지 않는 건 그냥 대담하게 쳐내야 할 때가 있다. 이게 사실 생각보다 꽤 힘든데, 밸런싱을 고려해서 오랫동안 작업한 걸 없애는 선택도 필요하다.

▲ '배드컴퍼니1'의 지형지물 파괴는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Q. 오스카는 그런 적 없나. 기껏 만들었는데 빠진 그런 경험 말이다.

오스카 : 아직도 매일 아쉽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배틀필드 시리즈에 언젠가는 다시 넣었으면 하는 게 있는데, 바로 '배틀필드4' 있었던 태블릿 조작 시스템이다. 태블릿으로 접속해 지원 요청같은 걸 하는 건데, 나에게는 이거랑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있다. 첫 애가 태어났을 때였는데 아이를 안고 있다보니 PC나 콘솔 앞에 앉아서 게임을 할 수 없었다. 결국 한 손에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 아이패드를 조작해 분대 명령을 한 추억이 있어서 향후 이걸 꼭 넣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출시할 게임에 이 기능을 안 넣는다면 난 불만을 가질 거다.

▲ 지휘관 모드가 부활할 수 있을까?


Q.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가능할까?

크리스찬 : 나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오스카 : 까짓거 그냥 옛날처럼 시도해보죠.

크리스찬 : 그럴까? 이번주에 만나서 한번 코딩해보자.

오스카 : 좋아요. 뭐, 얼마나 어렵겠어요.


Q. 현재 EA는 '배틀필드 2042'에 올인한 상태다. 총 3개의 스튜디오와 EA 에테보리가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인데, 개발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오스카 : 일반적인 해였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많은 스튜디오가 하나의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로 인해 팀을 스케일링하기 더 쉬워진 면이 있다. 덕분에 사상 최대의 배틀필드 팀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세 가지의 멀티플레이 경험을 '배틀필드 2042'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정말 큰 모험이었는데 이제 출시까지 몇 달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이 자리를 빌려서 '배틀필드 2042' 개발에 도움을 준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Q. '배틀필드 2042'의 맵 하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

오스카 : 6~12개월 정도 걸린다. 맵의 사이즈나 복잡도에 따라 다르고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가 하나의 맵에서 전투를 벌이는 만큼, 모든 걸 밸런싱하기가 쉽지 않다.



Q. 끝으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FPS의 미래는 어떤 형태인가.

빈스 : 에이펙스 레전드 VS 배틀필드 2042다. 물론, 이건 농담이고 사실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모른다는 게 가장 흥미로운 점인데, 우리가 아직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채드 : 앞서 다양한 게임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가 얘기한 게임을 모르는 게이머도 분명 있을 거다. 난 그런 게이머들이 FPS에 변화를 줄 거라고 생각한다.

크리스찬 :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 해야 했던 것과 관련해 '소셜'과 연관된 게 많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데 요즘은 스포츠 그 자체보다는 그걸 즐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소셜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태다.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금 우리는 그 시작점에 위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이런 소셜과 관련한 요소를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오스카 :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러 산업을 바꾸고 있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점점 하드웨어의 성능이 강력해지고 있으며, 차세대 콘솔 역시 강력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의 로직을 밖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하이스케일 컴퓨팅이 가능해져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하고 파괴적인 연출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아마 몇 년내로 가능할 거라고 전망하는데, 그때가 되면 정말 굉장한 게임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Q. '배틀필드 2042'도 그 중에 하나가 될까?

오스카 : 노 코멘트 하겠다(웃음).